[TEN 인터뷰] 김명수 “배우와 가수 엘, 모두 인정받고 싶어요”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배우 김명수. /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에서 임바른 역을 맡은 배우 김명수. /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2010년 그룹 인피니트로 가요계에 데뷔한 엘은 국내외를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했다. 동시에 드라마 ‘공부의 신’으로 연기도 시작했다. 2012년부터는 연기할 때 본명인 김명수를 썼다. 가수와 배우 활동을 분리해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였다. 2013년 드라마 ‘주군의 태양’에서 소지섭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차츰 연기자로 눈도장을 찍었고, 2014년 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에서는 주인공을 맡아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에 이어 지난 16일 종영한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로 배우의 입지를 굳혔다. 연기를 하면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꼼꼼하게 살피고 시청자들의 반응도 허투루 흘리지 않는 그는 엘과 김명수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10. ‘미스 함무라비’를 끝낸 소감은 어때요?
김명수 : 극중 임바른 판사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 성장된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니까 기대해주세요!

10. 현직 판사가 쓴 작품이어서 다른 점이 있었습니까?
김명수 : 지금까지 작업한 작가님들은 촬영장에 거의 오지 않았어요. 이번에는 달랐죠. 문유석 작가님은 소통하는 걸 좋아해요. 촬영에 들어갔을 때도 ‘힘들진 않느냐?’며 우리의 생각을 자주 물었어요. 5개월의 촬영 기간 동안 10번 정도 촬영장에 찾아왔고요. 연천이든, 법원 앞이든 와서 “내가 쓴 캐릭터들이 살아 숨 쉬고 있어”라면서 좋아하셨죠.(웃음) 다른 작가들과는 여러 면에서 많이 달랐는데, 저와는 굉장히 잘 맞았다. 실제 법원에 찾아가서 작가님이 재판하는 모습을 보면서 공부했습니다.

10. 최근에도 문유석 작가를 만났어요?
김명수 :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5시간 넘게 대화를 했습니다. 서로 성격이 비슷해서 좋아요. 맛있는 것도 먹고, 건전한 취미 생활을 즐겼죠.(웃음)

10. 반 사전제작 드라마는 처음인데, 어땠어요?
김명수 : 드라마 방영 중에 촬영을 하면 시청자들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오는데, 이번에는 반응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연기할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피드백 없이 촬영을 해서 촬영장 분위기도 밝고 유쾌했고요. 촬영 내내 누구 하나 예민하거나 무거운 적이 없었습니다. 그게 사전제작의 장점인 것 같아요. 연연하지 않으면서 최선을 다해 연기할 수 있죠. 저 역시 정신 상태가 편안했어요.

10. 성동일, 고아라, 류덕환과의 연기 호흡은요?
김명수 : 고아라는 아역 출신으로 오랫동안 연기를 해서 표현하는 게 굉장히 능숙해요. ‘미스 함무라비’에서는 제가 가장 막내였고 연기 경력도 짧기 때문에 성동일 선배님부터 고아라, 류덕환까지 모두에게 배울 점이 많았어요.

10. 발성이나 발음이 좋아졌다는 평이 쏟아졌습니다.
김명수 : 댓글 반응을 다 보는 편인데, 그동안 지적한 부분도 모두 알고 있습니다. 발성 역시 나아지려고 했어요. 특별히 뭔가를 한 게 아니라 플랭크 자세를 한 상태에서 소리를 지르면서 단련했죠.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면서 변화된 부분도 있어요. 무엇보다 이번엔 임바른이 갖고 있는 것들을 마지막 회까지 지키면서 끌고 나가자고 생각했어요.

김명수는 "댓글을 모두 읽어본다"고 말했다. /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김명수는 “댓글을 모두 읽어본다”고 말했다. /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10. 이번 작품엔 좋은 댓글이 더 많았죠?
김명수 : 좋은 반응을 주셔서 감사했어요. 하지만 아직은 저의 장점보다 단점을 적은 글이 더 잘 보여요. 비판적인 평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요. 물론 처음에 안 좋은 글을 읽었을 때는 힘들었지만, 차차 적응했습니다. 분명 도움이 되는 글이 있거든요. 저 역시 별로라고 생각한 점을 지적해주고, 짚어주면 도움도 되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원동력이 돼요. 현실에 안주하면 안 되니까 발전을 위해서는 무척 감사하죠. 저의 성장을 응원해주고 좋아해 주는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서 여러 도전을 해요. 부족함을 수용하면서도 새로운 걸 시도하는 거죠.

10. 판사 역을 하면서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됐나요?
김명수 : 그동안은 포털사이트 정치 뉴스를 보는 정도였지, 유심히 사회 문제에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니었어요.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실제 있었던 일, 혹은 있을 법한 사건들을 접하면서 공감했고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10.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에피소드)은요?
김명수 : 3회 고깃집 불판 사건이에요. 어느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었죠. 두 사람 모두 이기적인 사람들처럼 보였지만 남모를 아픔을 갖고 있었고요. 바깥 모습만 보고 판단했는데, 알고 보니 사연이 있어서 안타까웠던 내용이었어요. 그러면서 그동안 내가 외적으로 선입견을 갖고 행동한 적은 없었나, 돌아보게 됐죠. ‘미스 함무라비’의 장점은 어떤 에피소드든 자신에게 남는 것이 있다는 거예요. 공감할 수 있는 있을 법한 사건을 다루기 때문이죠.

10. 남녀 로맨스가 없어서 아쉽진 않았습니까?
김명수 : 정말로 임바른은 로맨스가 거의 없었죠.(웃음) 대부분의 드라마에 나오는 입맞춤 장면도 15회에 딱 한 번이고요. 6회에 박차오름(고아라)과 미묘하고 희미한 러브라인이 있긴 했지만…하하. 아무래도 법정 드라마라고 하면 사람들이 ‘법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니까 작가님도 신경 써서 대본을 집필한 것 같습니다. 멜로가 없어서 아쉬운 점도 있지만 없어서 좋은 부분도 있어요.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임바른과 박차오름의 로맨스가 더 애틋했으니까요.

가수 겸 배우 김명수. /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가수 겸 배우 김명수. /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10. 배우로서 터닝 포인트는 MBC 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인가요?
김명수 : 어느 하나를 딱 꼽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데뷔한지 9년 차가 됐는데,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어요. 올해 목표가 휴식일 정도죠.(웃음) 일정이 없는 상황에서도 머릿속은 계속 다음 계획을 세우면서 일을 하고 있어요. 쉼 없이 달려오면서 자연스럽게 발전하고 성장한 것 같습니다.

10. 그렇게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김명수 : 스스로 늘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모니터를 하면서도 잘한 것보다 아쉬운 점이 먼저 보이죠. 노래든, 연기든 저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기대가 분명 있을 텐데, 실망을 안겨드리고 싶지 않아요. 그 마음이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10. 올 하반기 계획은요?
김명수 : 저는 노래를 하면서 연기도 하는 사람이니까, 다음 계획은 솔로 음반을 발표하는 거예요. 차기작도 검토 중이고요. 지금도 달려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어떤 작품이 들어와도 도전해보고 싶다면 선택할 겁니다.

10. 9년 전과 지금, 가장 달라진 점은요?
김명수 : 또래 친구들보다 어른들도 많이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계속 성장하는 것 같아요. 19살에 데뷔해서 어느덧 27살이죠. 데뷔 초에 가진 생각이 이어지는 것도 있고 달라지기도 해요. 접하는 게 많아지면서 발성 등 외형적으로도 달라지고, 성격도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10. 연기의 어떤 점이 가장 재미있습니까?
김명수 : 극중 인물이 돼 연기한다는 거예요. 판사가 될 수 없고 과거 인물인 이선도 될 수 없는데, 극에서는 저와 다른 성격의 인물이 될 수 있죠. 그 자체가 가장 좋은 점이에요.

10. 최종 목표는요?
김명수 : 배우 김명수와 가수 엘, 두 가지 영역에서 모두 인정받고 싶습니다. 연기를 할 때는 김명수라는 본명을 쓰는데, 아직은 엘을 더 가깝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김명수가 엘을 이기는 것도 목표예요.(웃음)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