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같은 듯 다른 ‘풀 뜯어먹는 소리’와 ‘밥블레스유’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사진제공=tvN '풀 뜯어먹는 소리'·올리브 '밥블레스유' 포스터

tvN 예능 ‘풀 뜯어먹는 소리’와 올리브의 예능 ‘밥블레스유’ 포스터

채널을 돌리면 비슷한 분위기의 예능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음식을 먹고 만들며 여행을 떠나고, 홀로 지내는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는 식이다. 유행에 따라 예능의 흐름도 빠르게 변하고,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는다 싶으면 비슷한 부류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진다. 그러면서 금세 사라지기도 하고 또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 오랫동안 인기를 끌기도 한다.

최근에도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이 안방극장이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tvN의 ‘풀 뜯어 먹는 소리’와 올리브의 ‘밥블레스유’이다. 두 프로그램의 핵심 소재는 각각 ‘농촌’과 ‘음식’이다. 시골로 떠나 느리고 고요한 삶을 체험해보는 이른바 ‘농촌 예능’은 tvN ‘삼시세끼’ ‘숲속의 작은집’, KBS2 ‘나물 캐는 아저씨’ 등을 통해 봐온 터라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하다. ‘먹방(먹는 방송)’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예능의 필수 요소가 됐다. 여행지에서 먹고, 혼자 만들어 먹고 농촌에서도 먹는다.

비슷한 형식의 방송이 줄줄이 나오고 있지만 ‘풀 뜯어 먹는 소리’와 ‘밥블레스유’는 첫 회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농촌과 음식이라는 같은 소재를 내세웠지만 그 안에 각각 ‘행복’과 ‘고민’이라는 양념을 더했기 때문이다.

사진제공=tvN '풀 뜯어먹는 소리'

tvN ‘풀 뜯어먹는 소리’

◆ 농촌과 행복이 어우러진다…’풀 뜯어먹는 소리’

지난달 25일 베일을 벗은 ‘풀 뜯어먹는 소리’에는 코미디언 정형돈·김숙·이진호, 배우 송하윤이 출연한다. 하지만 실제 프로그램을 이끄는 주인공은 열여섯 살의 소년 농부 한태웅 군이다. 정형돈·김숙·이진호·송하윤이 태웅 군이 살고 있는 농촌으로 가서 농사를 짓고 생활하는 과정을 다룬다. 한태웅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중딩농부’로 얼굴을 알렸다. 어린 나이에 농사를 짓는 것도 신선하지만 그의 구수한 말투와 노숙한 생각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태웅 군은 방송 전 열린 ‘풀 뜯어먹는 소리’ 제작발표회에서 “이 방송을 통해 많은 이들이 농촌의 좋은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 젊은이들이 농촌에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농촌과 농사의 즐거움을 알리는 것이 그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이유다.

‘풀 뜯어 먹는 소리’ 제작진은 1, 2회를 통해 정형돈·김숙·이진호·송하윤이 시골에 도착한 순간부터 태웅 군의 일상을 들여다봤다.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담아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밀짚모자를 쓰고 장화를 신은 태웅 군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시골에 대한 로망을 안고 시작했지만 우왕좌왕 힘겨워하는 정형돈·김숙·이진호·송하윤의 모습은 흥미로웠다.

태웅 군은 정형돈·김숙·이진호·송하윤과 축사를 둘러보며 자신이 용돈을 모아 구입한 소와 할아버지에게 생일선물로 받은 염소, 닭 등을 소개했다. 여느 중학생에게는 듣기 힘든 이야기여서 재미를 더했다.

기존 ‘농촌 예능’이 오랫동안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어르신의 노련함을 다룬 것과 달리 이 프로그램은 ‘중딩농부’의 시행착오에 주목했다. 처음 사용한 이앙기가 고장 나자 네 명의 출연자들은 물론 태웅 군도 어쩔 줄 몰라 했다. 항상 느긋하던 태웅 군도 당황했지만 이내 동네 어르신의 도움을 받아 고쳤다. 이후 그는 “사람이 살면서 실수를 할 수 있지 않느냐”며 “또 한 번 배웠다”고 털어놨다. 제작진이 태웅 군을 중심으로 ‘농촌 예능’을 기획한 이유가 바로 이 같은 점 때문이다. 단순히 농촌의 풍경과 일상을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태웅 군의 가치관과 행복론을 알리고자 했다.

엄진석 PD는 제작발표회에서 “태웅 군의 행복 가치관, 어린 나이에도 뚜렷한 목표를 갖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삶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때묻지 않고 순수하면서도 철이 든 태웅이를 통해 시청자들도 잠깐 생각을 쉬고, 위로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올리브 '밥블레스유' 방송화면 캡처

사진=올리브 ‘밥블레스유’ 방송화면 캡처

◆ 음식과 고민이 만났다…’밥블레스유’

‘밥블레스유’는 방송 시작 전부터 주목받았다. ‘먹방’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코미디언 이영자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껏 높였다.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으로 다시 전성기를 맞은 이영자가 대놓고 ‘먹방’을 한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밥블레스유’ 예고 영상은 조회수 100만 건을 넘어섰을 정도로 인기다. 여기에 ‘대식가’로 알려진 배우 최화정과 코미디언 송은이·김숙도 뭉쳤다. ‘밥블레스유’ 제작진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데 그치지 않고 ‘고민’을 엮었다.

최화정·이영자·송은이·김숙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시청자들의 다양한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지금은 매콤한 낙지볶음을 먹어” “그럴 땐 소고기뭇국을 만들어 먹으면 좋겠다” “오랫동안 여행을 못 간 사람이라면 이걸 먹으면서 기분을 내는 게 어떨까” 등 ‘음식’으로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게 바로 ‘밥블레스유’의 특별함이다.

시청자들의 고민을 나누면서 감정 이입을 한 최화정·이영자·송은이·김숙은 “정말 이상한 사람이다” “이건 아니지” 등 깊이 공감한다. 고민의 주인공은 물론 시청자들도 친한 언니들과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는 것 같은 기분이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