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김다미 “박스오피스 1위? 실감 안 나요…부담 대신 이순간을 즐기고 싶죠”

[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영화 '마녀'에서 여주인공 '자윤' 역을 맡은 배우 김다미가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났다/ 사진=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마녀’에서 여주인공 ‘자윤’ 역을 맡은 배우 김다미. /조준원 기자 wizard333@

 평범한 여고생의 모습부터 선과 악을 오가는 감정 연기, 고난이도 액션까지···. 상업영화로는 데뷔작이나 다름없는데도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극을 이끈다. 영화 ‘마녀’에서 여주인공 ‘자윤’ 역을 맡은 배우 김다미다. 지난해 영화 ‘동명이인 프로젝트’로 데뷔한 그는 올해 초 개봉한 ‘나를 기억해’에서 이유영의 아역을 맡아 얼굴을 알린 데 이어 세 작품 만에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충무로가 그를 주목하는 이유다.

세 차례에 걸친 오디션 끝에 15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박훈정 감독의 마음을 훔친 김다미는 과연 관객들의 마음까지 흔들기 시작했다. ‘마녀’는 개봉 이틀 만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오랫동안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던 영화계에 단비가 된 김다미는 “오래오래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담담했다. “부담감은 미뤄두려고요. ‘마녀’가 개봉했다는 것에 온전히 집중하면서 이 순간을 즐기고 싶어요.”

10. ‘마녀’ 개봉 이후 반응은 좀 살펴봤나요? 같은 날 여러 작품이 개봉했는데 그중 1위를 기록 중인데요. 예매율도 1위이고요. 
김다미: 실감이 잘 안나요. 가족들, 친구들 연락을 받고 ‘개봉했구나’라고 느끼고 있어요. 관객들이 얼마나 찾아 주셨는지도 체감이 안 되고요.

10. 흥행할 것 같은가요? 관객은 얼마나 동원할 것 같아요?
김다미: 경험이 없다 보니 많고 적은 걸 가늠하지 못하겠어요. 200만?

10. 평단과 관객들이 연기력은 물론 존재감 자체를 칭찬하고 있는데, 자신에게 점수를 준다면?
김다미: 60점? 연기는 잘 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쉬운 부분이 많거든요. 다만 ‘지난 1년 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에서 50점 보다 10점을 더 주고 싶어요.

10. 어떤 부분이 아쉬운데요?
김다미: 촬영하는 동안 여러 방면에서 아쉬움이 남았어요. ‘이 장면에서는 다른 식으로 연기 할 수 있었을 텐데’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렸어야 했는데’  ‘과감하게 도전하면 좋았을 걸’ 등 이런저런 생각들을 했던 거 같아요.

10. 액션 연기는 어땠어요?
김다미: 마찬가지예요. 초반에 카메라에 따라 다르게 움직여야 하는 기술적인 부분들도 쉽지 않더라고요. 조금만 더 알고 했더라면 잘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죠. 또 극 중 자윤이가 귀공자(최우식)와 액션을 할 때 여유있게 웃어야 했는데 몸을 써야 하니 힘이 들어가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얼굴이 변해서 표정을 유지하는 게 힘들었어요. 액션을 배우고 연기를 하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일도 많았지만 아쉬움은 남아요.

10. ‘자윤’은 결코 쉽지 않은 캐릭터인데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김다미: ‘어렵겠다’는 생각보다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또 감독님이 독특한 세계관을 가지고 계시구나 라고 생각했고요. 무엇보다 모호한 ‘자윤’의 캐릭터가 매력적이었죠.

영화 '마녀'의 김다미가 "60점을 주고 싶어요...연기는 잘 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라고 했다/ 사진=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마녀’의 김다미는 “맨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어렵겠다는 생각보다는 신선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박훈정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어요?
김다미: ‘신세계’를 보고 감독님을 알게 됐고, 오디션에 합격한 이후 작품을 거의 다 찾아 봤어요. 영화 속 인물들처럼 남자답고 냉랭하실 줄만 알았는데 의외로 부드러운 분이에요. 일할 때에는 맞다, 아니다가 정확하지만 도움을 줄 때는 굉장히 부드럽게 대하세요.

10. 박 감독은 서운해할 지 모르겠지만, 꼭 함께 해보고 싶은 감독이 있나요?
김다미: 봉준호 감독님이요. ‘마더’ ‘옥자’ 등 감독님 작품을 좋아해요. 진심으로 팬입니다.

10. ‘자윤’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참고한 작품이 있어요?
김다미: 뇌 통증과 관련해 다큐멘터리를 찾아 봤어요. 또 염력을 쓰는 장면을 위해 ‘엑스맨’ 같은 히어로물을 많이 봤고요. 손동작 같은 걸 유심히 보고 따라 해보기도 했죠.(웃음)

10. 영화에서 다양한 감정선을 넘나들며 연기했는데, 실제 성격은 어떤가요?
김다미: 자윤과 비슷한 점이 많아요. 내성적이면서 명희(고민시) 앞에서처럼 털털하고, 친구를 잘 챙기기도 하고요. 자윤처럼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도 비슷해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10. 데뷔한 지 2년, 첫 주연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어요. 어떤 계기로 배우가 됐나요?
김다미: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어릴 때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데 배우들의 감정을 저도 똑같이 느낀다는 게 신기했어요. 그때 막연하게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고등학교 때 진로를 결정할 때 좀 더 체계적으로 배워야겠다고 마음 먹고 1년 정도 따로 연기를 배운 뒤 인천대학교 공연예술학부에 들어갔어요.

10. 어릴 때 어떤 작품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요?
김다미: 여러 작품들이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드라마 ‘천국의 계단’입니다.

10. 데뷔 이후 인상 깊게 봤거나 연기에 영향을 끼친 작품이 있나요?
김다미: 최근에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를 봤어요. 주인공 샐리 호킨스의 연기가 인상적이었죠. 수화로만 얘기하고 눈빛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게 매력적이더라고요. ‘저런 연기를 하고 싶다. 아니, 저렇게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영화 '마녀'에서 '자윤' 역을 맡은 배우 김다미/ 사진=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마녀’에서 ‘자윤’ 역을 맡은 배우 김다미는 “연기를 오래오래 하고 싶다”고 했다./ 사진=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연기를 할 때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나요?
김다미: 영화를 많이 봐요. 극 중 인물들의 감정을 깊게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 유심히 관찰하죠. 음악이나 책도 도움이 돼요.

10. 좋아하는 음악은? 특별히 좋아하는 가수가 있어요?
김다미: 검정치마의 ‘Everything’이라는 노래를 즐겨 들어요. 주로 인디 쪽 음악을 듣는데 잔잔한 노래가 좋아요.

10. 책은? 어떤 장르를 좋아하나요?
김다미: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빼 놓지 않고 읽는 편이에요. 특히 ‘태옆 감는 새’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1권-4권(완결)까지 순식간에 봤던 거 같아요. 소설을 많이 보는 데 추리나, 판타지를 좋아해요. 보는 내내 긴장감 넘치는 작품이요.

10. 그런 경험이 ‘마녀’의 ‘다미’를 연기하는 데도 도움이 됐겠네요.
김다미: 그런 것 같아요.(웃음)

10. ‘마녀2’ 시리즈 계약을 했다는 게 사실이에요?
김다미: 감독님께서 2탄을 염두하고는 계시는데 자윤의 이야기가 또 나올 지는 모르겠어요. 만약 나온다면 할 수도 있겠지만 구체적으로 계약을 했다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10. 최근 여배우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등장해요. 출연하고 싶은 예능이 있어요?
김다미: 지금 상태로는 자신이 없어요. 말을 한마디도 못 할 거 같은데요.(웃음) 연기는 제 나름대로 연구도 하고, 준비도 할 수 있는데 예능은 실시간으로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어려울 거 같아요. 만약 기회가 생긴다면 ‘인생술집’에 출연해보고 싶어요.

10. ‘인생술집’에선 술을 마셔야 할 텐데? 술 잘해요?
김다미: 소주 한 병 정도는 마실 수 있어요.(웃음)

10. 만약 배우를 하지 않았다면 뭘 했을 것 같아요?
김다미: 어머니께서 옷수선 일을 하세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옷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아마도 ‘옷’과 관련된 일을 하지 않았을까요?

10. 배우로서 목표는?
김다미: 공연예술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영화와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처음에 배우를 하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부터 ‘이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있을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미래가 불확실하잖아요. 하지만 오래오래 하고 싶어요. 그게 가장 큰 목표예요. 무엇보다 부담감은 일단 미뤄두려고요. 지금은 ‘마녀’가 개봉했다는 것에 온전히 집중하고 이 순간을 즐기고 싶어요.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