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뭐 들으세요?] DJ 스프레이·제임스 베이·1415, 기분 좋은 여름을 위해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한낮의 열기가 좀 가라앉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여름밤이 찾아왔다. 창문을 활짝 열고 좋은 음악을 듣는 것도 이런 밤에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더 풍성한 여름을 위한 DJ, 싱어송라이터, 밴드의 완성도 높은 앨범을 소개한다.

DJ 스프레이 'mindspray' 커버 / 사진제공=스톤쉽

DJ 스프레이 ‘mindspray’ 커버 / 사진제공=스톤쉽

◆ DJ 스프레이(SPRAY), mindspray

‘mindspray’는 DJ 스프레이가 처음으로 발매한 정규 앨범이다. 비보이 출신의 스프레이는 힙합과 턴테이블리즘(턴테이블과 디제이 믹서 등을 이용해 새로운 음악과 소리를 만들어 내는 과정 또는 기술)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련된 음악을 만드는 DJ로 정평이 나 있다. 크루 백앤포스(BACKnFORTH)의 멤버로서 힙합 파티를 7년 이상 해온 그가 비트를 틀 때면 주변의 공기는 더 뜨거워진다.

이 비트 장인의 앨범에는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 여럿 참여했다. DJ Son, DJ Wegun, DJ Pumkin 등 백엔포스의 쟁쟁한 DJ들이 그와 협업해 이 앨범에서만 들을 수 있는 트랙을 완성했다. 염따, 어글리덕, 기린, 칵스의 숀, 수민, 소마 등이 그의 데뷔를 함께했다. DJ를 제외한 이들이 각자의 가사를 썼음은 물론이다. 색이 또렷한 아티스트들은 스프레이의 앨범 안에서 따로 또 같이 녹아들었다. 비보잉이 도시의 다양한 장소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뮤직비디오 또한 특별하다. 힙합 음악의 기본과 트렌디한 요소를 고루 갖춘 ‘mindspray’는 DJ 겸 프로듀서로서 스프레이가 그간 다듬고 쌓아온 음악 역량을 증명하는 매력적인 앨범이다.

제임스 베이 'Electric Light' 커버 / 사진제공=유니버설 뮤직

제임스 베이 ‘Electric Light’ 커버 / 사진제공=유니버설 뮤직

◆ 제임스 베이, Electric Light

싱어송라이터 제임스 베이의 두 번째 정규 앨범 ‘Electric Light’는 ‘전광(電光)’이라는 제목처럼 짜릿하다. 첫 번째 정규 앨범 ‘Chaos And The Calm’이 영국 런던의 작은 클럽에서 발굴된 버스커의 실력을 전 세계에 입증한 앨범이라면 ‘Electric Light’는 사운드 측면에서의 새로운 시도로 변화를 보여준 앨범이다.

앨범은 ‘Intro’부터 흥미롭다. 시끄러운 공연장을 황급히 나서는 듯한 남자를 여자가 붙잡고, 남자가 ‘Us’(우리)에 대한 모호한 고백을 뱉어내자 여자는 다시 남자와 함께 원래의 장소로 돌아간다. 점점 커지는 사운드와 함께 앨범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Wasted On Each Other’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강렬하고 중독적인 기타 리프 및 베이스 라인이 매력적인 ‘Wasted On Each Other’와 ‘Pink Lemonade’는 신선하다.   ‘Us’‘Wanderlust’‘I Found You’와 같은 트랙은 기존의 제임스 베이 음악을 좋아했던 사람들에게 반갑게 다가올 곡이다. 화려한 빛들이 반짝이는 파티와도 같았던 앨범의 마지막 곡 ‘Slide’에서 제임스 베이는 시끌벅적함 이후 찾아오는 고독을 노래한다. 그는 이 곡을 싱어송라이터 데이비드 라이언 해리스가 낭독하는 앨런 긴즈버그의 시 ‘Song’으로 끝맺는다. 결국 세상의 무게를 견디는 건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깊은 여운과 함께 앨범의 막을 내린다.

1415 '이토록 네가 눈부셔' 커버 / 사진제공=온 더 레코드

1415 ‘이토록 네가 눈부셔’ 커버 / 사진제공=유니버설 뮤직(온 더 레코드)

◆ 1415, 이토록 네가 눈부셔

‘선을 그어 주던가’‘Loveable’을 타이틀곡으로 한 EP ‘DEAR: X’로 데뷔할 때부터 두각을 드러낸 1415는 아주 미묘한 감정까지도 음악으로 섬세하게 풀어내는 밴드다. 풍성한 감성과 탄탄한 실력으로 팬들을 사로잡아온 1415가 올해 첫 싱글로는 ‘이토록 네가 눈부셔’를 선보였다.

‘이토록 네가 눈부셔’에서 1415는 빛과 어둠, 사랑과 포기에 대해 노래한다. 어두운 자신과는 달리 눈부시게 빛나는 상대를 바라보는 것을 끝내 멈춰버린 ‘나’의 이야기는 씁쓸하다. 그러면서도 아름답게 들리는 것은 주성근의 서정적인 보컬과 웅장한 사운드가 함께 만들어내는 힘 덕분이다.

아름다움으로 슬픔을 흘려보내는 이 곡은 그렇게 때를 놓쳐버린 사람들, 짝사랑을 그만두려는 사람들을 잔잔하게 다독인다. 깊어진 밤, 상념들이 당신을 놓아주지 않을 때 ‘이토록 네가 눈부셔’를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