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서른 전에 세계여행을 다녀오는 게 꿈이죠”

[텐아시아=김명상 기자]

투어텐이 만난 사람 – 2016 미스코리아 미 홍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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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고 깨끗한 피부, 시원스러운 이목구비, 갸름한 턱선이 인상적인 2016년 미스코리아 미(美) 홍나실. 미스코리아 선발 이후 화장품 모델을 비롯해 패션쇼 모델, 부동산 프로그램 MC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최근에는 외국인에게 서울의 매력을 알리는 서울관광재단의 홍보 영상을 촬영하며 숨은 끼를 드러내기도 했다. 여행을 워낙 좋아해서 ‘서른 이전에 세계여행을 다녀오고 싶다’는 소망을 가진 그녀.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뛰어넘고 싶다는 홍나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스코리아에 도전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원래 꿈은 아나운서였어요. 눈에 띄는 나만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했어요. 그런데 주변에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입상한 후 방송국 기상캐스터로 활동한 친구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조언을 받아 2016년 대회에 지원하게 됐죠. 사실 출전에 의미를 뒀어요. 그때까지 외모를 꾸민 적이 별로 없거든요. 중·고등학교 때부터 무용을 했고, 대학도 무용과를 나왔어요. 언제나 춤을 춰야 하니까 예쁜 옷보다는 헐렁한 운동복, 질끈 묶은 머리에 스낵백을 쓰고 다녔죠. 땀을 많이 흘리다 보니 화장에도 별 관심이 없었고요. 그러니 저를 아는 친구들은 ‘네가 무슨 미스코리아 대회냐’며 무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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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스코리아 대회사진 / (주)미스코리아 제공

-당시 미스코리아 미로 뽑혔는데 그 후론 어땠나요?
절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어요. 의외의 결과였으니까요. 그리고 꿈에 부풀었죠. 원하는 꿈을 향해 승승장구할 것으로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생각처럼 쉽진 않았어요. 일단 미스코리아로 선발되면 겸업을 못 해요. 미스코리아를 관리하는 회사에 들어간다는 개념이거든요. 타이틀을 포기하지 않는 한 취업 활동이 불가하죠. 고민이 깊어졌고 부모님은 절 보며 ‘빛 좋은 개살구’라는 생각도 하셨죠. 지난해 왕관을 2017년도 선발자에게 물려준 이후에는 마음이 더 공허해졌어요. 당선된 해에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서 다양한 일을 하지만, 해가 바뀌면 그렇지 않으니까요.

-대회를 준비하는 지원자들에게 조언한다면. 또 자신의 활동에 점수를 매긴다면?
본선 준비를 할 때 알았는데, 미스코리아를 삶의 목표로 삼고 도전하는 이들도 있다는 것에 좀 놀랐었어요. 살면서 특별한 경험을 할 좋은 기회의 장이라는 것은 분명해요. 하지만 결코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미스코리아 이후의 삶, 계획을 미리 그려본 뒤 출전했으면 좋겠어요. 막상 미스코리아가 됐는데 자신의 꿈과 맞지 않아 왕관을 반납한 사람도 있었어요.
미스코리아로서 제 활동 점수요? 매긴다면 5점 만점에 4점을 주고 싶어요. 값진 경험이 많았거든요. 무대에 올라 재즈 공연을 해보고, 뉴욕 패션쇼에 서보기도 했고,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유명한 쉐퍼드 페어리의 작품 앞에서 전공을 살려 무용 퍼포먼스도 벌였고요. 미스코리아로 활동하지 않았다면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이죠. 또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관련 분야 촬영을 종종 다녔어요. 케이블채널 여행프로그램을 통해 괌, 사이판을 다녀오거나 중국 상하이, 일본 후쿠오카 등에서도 촬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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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여행을 좋아했나요?
네. 해외를 간다면 관광지가 좋고, 휴식을 원하면 국내여행을 가는 편이에요. 국내 여행은 먹고 마시고 쉬러 가는 데 비해 해외에선 쉬지 않고 돌아다니는 편이에요. 중학교 3학년 때 베이징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온 이후 지금까지 세계 17개국을 가봤어요. 국내는 제주도, 부산, 통영, 전주, 여수, 순천, 속초, 양양 등을 여행했고요. 특히 여수를 자주 갔어요. 버스커버스커의 ‘여수밤바다’를 들으면서 가면 참 좋아요.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꼭대기에 올라 바라보는 바다와 밤 풍경은 압권이죠. 소박한 화려함이라고 할까요? 여행정보는 현지 분들에게 얻는 게 요령이죠. 택시기사님께 추천받아 간 식당이 블로그가 선정한 맛집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기억나는 해외여행지와 그 이유는?
대학 3학년 때 4개월 간 고등학교 친구랑 둘이 다녀온 인도·네팔 여행이 기억에 남아요. 인도에 대한 환상이 있었거든요. 류시화 시인이 쓴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란 책을 본 직후였죠. 학기 중에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으로 아프리카를 가고 싶다는 친구를 설득해서 여자 둘이 훌쩍 떠났어요. 여행하며 깨달은 것은 같이 간 친구가 저랑 완전히 다른 유형의 사람이었다는 거예요. 저는 여기저기 걷는 걸 좋아하는데 친구는 가만히 있는 걸 선호했어요. 여행지에 가면 반드시 뭘 봐야 하고, 몇 시부터 뭘 해야 하는지를 계획하는 게 저라면, 친구는 그냥 발길이 닿는 곳으로 자유롭게 가는 편이었고요. 예를 들어 저는 ‘인도에 가면 타지마할을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친구는 ‘어딜 가지 않아도 내가 지금 보고 느끼는 것이 곧 인도’라는 식이었어요. 여행 스타일이 완전히 달랐던 거죠. 하지만 여행을 통해 ‘한국에서의 홍나실’을 버리고 변할 수 있게 됐어요. 여행을 다녀온 이후 저에 대해 좀 더 알게 됐고, 더 적극적으로 변했어요. 속으로 삭이는 스타일이었는데 필요한 말을 좀 더 분명히 할 수 있게 됐어요. 여행지에선 남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으니까 변화도 더 쉽고요. 물론 같이 다녀온 친구와 더욱 끈끈해져서 베스트프렌드로 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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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현지에서 인도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아유 해피?”였어요. 그냥 인사였는데 계속 듣다 보니 행복에 대해 저절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인도 여행 후에는 네팔로 넘어가서 일주일 간 히말라야 트레킹을 했어요. 여기까지 와서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 시도했는데 일정 내내 힘들었어요. 같이 다니는 팀을 생각해서 참고 참았죠. 마지막 날 일출을 보러 새벽에 출발했는데 고산병이 왔어요. 아무리 걸어도 정상은 안 나오고. 그러다 힘들게 정상에 도착했는데 따뜻한 코코아를 한 잔 마시니 눈물이 나더라고요. 잠시 후 해가 뜨는데 뭐랄까,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우주가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 만큼 장엄한 광경이었어요. 힘든 게 싹 풀렸죠. 이래서 여행을 하는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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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관광재단의 서울 홍보영상을 투어텐과 찍었는데 어땠나요?
촬영지가 신사동 가로수길, 한강공원, 압구정동 케이스타로드 등이었어요. 가로수길은 집에서 버스로 15분이면 닿는 곳이라 자주 찾는 곳이었죠. 하지만 촬영하다 보니 평소에 가던 곳이 예뻐 보이더라고요. ‘일상적인 곳에서도 여행을 하는 방법’을 배운 느낌이랄까요. 휴양지가 아니라 살고 있는 서울을 여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한강에선 반포대교와 세빛섬을 배경으로 촬영했어요. 저는 한강을 너무 좋아해서 차에 항상 돗자리를 넣고 다녀요. 날이 좋으면 언제든 펼치러 가거든요. 한강공원은 특히 외국인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기회가 있다면 외국인 친구와 한국문화 체험 삼아 치맥과 짜장면을 먹고, 밤도깨비 야시장에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한 촬영도 기억에 남아요. 초밥을 좋아하는데 촬영 일정 중에 호텔 초밥을 먹을 기회가 있었어요. 셰프가 직접 설명해주시며 저만을 위한 초밥을 만들어주시는데 너무 맛있었어요. 신기한 건 횟감의 맛을 더 깊게 전하기 위해 밥에 식초와 소금을 넣는다는 것이었어요.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단 것은 더 달게, 고소한 것은 더 고소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아직도 서울 속 명소를 잘 모르니 더 다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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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계획은
일과 여행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싶습니다. 부모님께도 말씀드렸지만 서른 살 이전에 세계여행을 다녀오고 싶고요. 고급스러운 여행이 아니라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고 도보 여행을 즐기면서요. 여행은 나를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남의 눈치를 안 보고, 정말 바라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고, 평소에 경험하지 못한 한계에 부딪혀볼 수도 있으니까요. 또 이번 서울 홍보 영상을 촬영하면서 전국 구석구석을 더 탐방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앞으로 원래 꿈인 아나운서, MC 외에 나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리포터 같은 일을 해보고 싶기도 해요. 계속 꿈을 향해 다가갈 테니 많이 지켜봐 주세요!

김명상 기자 terry@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