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니아’ 첫방] 설정과 리얼, 그 어딘가의 예능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MBC 두니아 방송 화면

MBC 새 예능 ‘두니아’ 방송 화면 캡처.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받은 듯한 자막이 갑자기 방송 화면 하단에 나타났다. “엠비씨 6월 개편을 맞이하여 전 사원이 야심차게 준비했습니다^^;;” 온 가족이 모여서 재미있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새로움을 탐험하는 엠.비.씨 www.imbc.com” 느닷없는 자막에 방송 사고가 난 것인가 싶을 정도로 시청자를 당황케 했다. MBC 새 예능 프로그램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이하 ‘두니아’)는 이렇게 시작됐다.

지난 3일 처음 방송된 ‘두니아’는 10명의 출연자(유노윤호, 정혜성, 루다, 권현빈, 샘 오취리, 돈 스파이크, 구자성, 한슬, 오스틴강, 딘딘)가 시공간을 이동해 가상 세계인 ‘두니아’에서 펼치는 생존기다. 넥슨의 모바일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를 기반으로 한 국내 최초의 게임 예능이다. ‘두니아’라는 ‘가상’의 요소와 출연자들의 원래 성격을 반영해 ‘현실적’ 캐릭터를 만들었다. ‘리얼’과 ‘언리얼’ 사이의 경계를 오가는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방송 내내 볼 수 있었던 엉뚱한 자막도 이러한 경계를 오가는 데 재미를 더한다.

‘두니아’는 시청자 참여를 이끌며 큰 호응을 얻었던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박진경 PD와 이재석 PD가 연출을 맡았다. 제작발표회에서 박 PD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흐름을 거꾸로 뒤집은 ‘언리얼 버라이어티(Unreal variety)’를 내세웠다”며 “가상현실 안에서 출연자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현실과 가상의 조합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가 관건이라는 얘기였다.

사진=MBC 두니아 방송 화면

MBC ‘두니아’ 방송 화면 캡처.

이날 첫 방송에서는 유노윤호, 정혜성, 루다, 권현빈, 샘 오취리가 두니아로 시공간을 이동했다.

다섯 사람은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유노윤호는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지나가던 아이와 부딪힌 그의 주위로 의문의 불빛이 피어났다. 그러더니 갑자기 커다란 빛줄기와 함께 사라졌다. 정신을 차린 유노윤호가 도착한 곳은 밀림이 우거진 두니아. 방황하며 길을 헤매던 유노윤호는 거대한 폭포의 절벽 끝에 서서 “거기 아무도 없어요?”를 연신 외쳤다.

정혜성은 한 카페에 들러 티라미수 케이크를 샀다. 광장으로 나온 그의 주위로도 의문의 불빛이 피어나며 주위가 흐릿해지더니 한 순간 두니아로 시공간을 이동했다.

음악 방송에서 녹화 중이던 우주소녀 멤버 루다. 무대에서 공연하던 도중 갑자기 두니아의 바닷가에 떨어져 버렸다. 루다는 의문 가득한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나 죽은 건가”라며 겁을 먹은 듯 발만 동동 굴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무대에서 추던 춤을 다시 춰 보지만 그대로다.

권현빈은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중 두니아의 컴컴한 종유석 동굴 속으로 오게 됐다. 손에는PC방에서 마침 먹으려면 컵라면이 들려 있다. 주머니 속의 휴대폰을 꺼내 플래쉬로 주위를 확인하곤 동굴을 나가기 위해 걸음을 뗐다. 샘 오취리 역시 한강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두니아로 떨어졌다.

사진=MBC 두니아 방송 화면

MBC ‘두니아’ 방송 화면 캡처.

여기까지는 멤버들이 두니아로 오게 된 ‘설정’이다. 이제부터 멤버들은 각자의 캐릭터대로 자율적으로 행동했다.

유노윤호는 열정과 성실함이 몸에 밴 ‘리더’답게 낯선 환경인 두니아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숲 속에서 나가는 길을 찾기 위해 나무에 표식을 하고 긍정적인 자세로 광활한 자연의 두니아를 즐기기도 했다. “나 다시 돌아갈래”라며 영화의 대사를 따라하기도 하고 “저는 동방신기의 유노윤호입니다”를 영어, 중국어로 말하며 사람을 찾아다녔다.

호기심 가득한 루다는 놀란 마음에 눈물을 훔친 것도 잠시, 주변을 둘러보며 식량을 채집하기 시작했다. 바닷가를 돌아다니며 소라게를 잡은 것. 그는 도구를 활용할 줄도 알았다. 신고 있던 양말을 벗어 잡은 소라게를 담았다. 소라게와 대화하는 듯 혼잣말을 하는 엉뚱한 모습도 보였다. 루다가 소라게를 양말에 넣자 방송 화면에는 마치 게임 장면을 연상시키는 듯한 그래픽이 나타났다.

바위가 가득한 모래사장에 떨어진 정혜성은 숲 속에서 길을 찾아 나온 샘 오취리와 마주쳤다. 둘은 처음에는 서로를 경계했다. 그러나 정혜성이 열매를 따다 손에 가시가 박힌 샘에게 챙겨주며 서로 가까워졌다. 숲 속을 헤매던 유노윤호와 권현빈도 만났다. 두 사람은 아이돌 가수 선후배로 인사를 나누며 함께 숲 속을 빠져나왔다. 바닷가에서 자전거를 타며 브로맨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사진=MBC 두니아 방송 화면

사진=MBC ‘두니아’ 방송 화면 캡처.

이재석 PD는 첫 방송에 앞서 제작발표회를 통해 “종영한 ‘마이 리틀 텔레비전’처럼 시청자들이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앞서 홈페이지를 통해 출연자들의 옷이나 아이템을 시청자 투표로 결정했다. 방송 도중에도 시청자 참여의 기회가 주어졌다.

정혜성의 티라미수 케이크, 샘 오취리의 나침반, 권현빈의 컵라면 등 이들이 갖고 있던 아이템은 사전에 시청자 투표로 결정된 것이다. 이들은 주어진 아이템으로 두니아에서 생존해 나가야 한다.

방송 말미에는 두니아를 헤매던 다섯 사람이 만났다. 서로 인사를 나누던 중 의문의 진동을 느끼고 나무 사이로 몸을 숨겼다. 이때 샘과 정혜성의 의견이 충돌했다. 샘은 밖으로 나가 진동의 정체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고, 정혜성은 모두의 안전을 위해 숨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방송 중 ‘문자투표’가 시작된다는 안내글이 나오더니 ‘1 밖으로 뛰쳐나가 당당히 맞선다’ ‘2 가만히 숨죽여 상황을 지켜본다’는 화면이 나타났다. 시청자의 투표에 따라 이들의 행동이 결정되는 것. 결과는 ‘가만히 숨죽여 상황을 지켜본다’로 정해졌다. 나무 사이에서 밖의 상황을 주시하던 중 코끼리 만한 아주 커다란 발이 그들을 지나갔다. 커다란 발의 정체는 공룡.

사진=MBC 두니아 방송 화면

사진=MBC ‘두니아’ 방송 화면 캡처.

다음 화에는 나머지 다섯 명의 멤버인 돈 스파이크, 구자성, 한슬, 오스틴 강, 딘딘도 두니아에 도착한다. 예고편에서는 먼저 도착한 다섯 명과 나머지 다섯 명이 바닷가에서 대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태초의 자연 환경을 간직한 두니아에서 10명의 출연자들은 앞으로 어떻게 생존해 나갈 것인지, 이들은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두니아’는 매주 일요일 오후 6시 45분에 방송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