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펀치 “음악이 너무 재밌어요”

[텐아시아=이은호 기자]
31일 오후 6시 신곡 '이밤의 끝'을 발표하는 가수 펀치 / 사진제공=냠냠엔터테인먼트

31일 오후 6시 신곡 ‘이밤의 끝’을 발표하는 가수 펀치. / 사진제공=냠냠엔터테인먼트

가수 펀치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연이은 대학축제 일정 때문이다. 5월에만 50여 곳의 대학축제에 초청됐다. 환호해주는 관객들을 보면서 팬이 얼마나 고맙고 대단한 존재인지 깨닫고 있단다. 그가 재학 중인 가천대에서도 초청받아 공연했다. 펀치는 “객석에서 같은 과 후배들도 많이 보였다”며 “학생들이 좋아해줘서 더욱 힘을 내서 공연할 수 있었다”고 했다.

펀치는 어린이 뮤지컬에도 출연했을 만큼 일찍부터 음악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 하지만 실용음악을 전공하지 않아도 음악을 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고 생각해 미대(산업디자인)에 진학했다. 대학 생활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음악 활동을 병행할 수 없을 만큼 바쁜 나날이 이어졌다. 결국 1학년을 마치고 휴학했다. 작곡을 하는 친구들과 공연을 하다가 지금의 소속사 대표 눈에 띄었다. 펀치는 그렇게 가수가 됐다.

“휴학한 상태로 일 년 가까이 음악을 했어요. ‘이만하면 됐다. 한 번 해봤으니 됐다’고 생각해서 내려놓으려고 했는데, 그 때 대표님에게서 제안이 와서 오디션을 보게 됐죠. 얼떨떨할 겨를도 없었어요. 연습생 생활도 아예 안 했기 때문에 가요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몰랐거든요. 오히려 가수가 됐다는 걸 무덤덤하게 받아들였어요. 활동을 거듭하면서 ‘내가 좋은 환경에서 노래하고 있구나’라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펀치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해 어린이 뮤지컬에도 출연한 경력이 있다. / 사진제공=냠냠엔터테인먼트

펀치는 어린이 뮤지컬에 출연한 적이 있을 만큼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다. / 사진제공=냠냠엔터테인먼트

친구들이 동요를 듣던 시절부터 펀치는 가수 장나라의 노래를 좋아했다. 학창시절에는 가수 린이나 그룹 가비앤제이의 노래를 즐겨 들었다. 그가 자신의 진짜 취향을 알게 된 건 20대가 되고나서다. 우연히 듣게 된 싱어송라이터 짙은의 ‘백야’가 그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말도 안 되게 좋더라고요. 전에는 인디 가수의 음악을 잘 몰랐는데, 스무 살이 넘어서는 그 쪽 음악도 찾아듣기 시작했어요.”

노래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 그룹 엑소 찬열·첸, 가수 윤미래, 김보경, 로꼬 등과 협업곡을 내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솔로곡을 내게 된 그는 “혼자 노래를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혹시라도 음원 성적이 좋지 않으면 ‘역시 혼자로는 부족한가’ 자책하게 될까봐 미리 걱정하기도 했다. 기우였다. 지난해 9월 내놓은 ‘밤이 되니까’는 두 달 뒤부터 음원 차트 역주행을 시작해 1위에까지 올랐다. 펀치는 “하고 싶은 일이 직업이 된 것만으로도 좋은데 성적까지 잘 나오고 있으니까 이 흐름을 잃고 싶지 않다”고 했다.

31일 오후 6시 발매되는 ‘이 밤의 끝’은 ‘밤이 되니까’ ‘오늘 밤도’를 잇는 ‘밤’ 3부작의 마지막 노래다. 작곡가 이승주가 멜로디를 만들고 프로듀서 손동운이 프로듀싱했다. 가수 헤이즈는 랩 메이킹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 펀치는 “곡의 분위기나 가사 내용이 앞선 노래들과는 다른 느낌”이라고 귀띔했다.

“헤어진 연인을 마음속에서 떠나보내는 밤에 느낄 법한 감정을 얘기한 노래에요. 처음 들었을 때부터 말도 안 되게 좋다고 느꼈죠. 작곡가님과 저, 모두 욕심을 많이 부렸어요. 가사도 많이 수정했고 녹음과 마스터링, 믹싱도 여러 번 했어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요. 연인을 후련하게 보내는 사람도 있을 테고 끝까지 마음 아파하는 사람도 있겠죠. ‘이별할 때 이런 마음일 거야’라고 제시하는 노래는 아닙니다.”

펀치는 낮보다 밤을 더 좋아한다.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는 “낮에는 해야 할 일을 처리하고 다니는 시간이지만 밤은 나 혼자서만 누릴 수 있는 시간”이라고 했다. 밤에는 잠을 자는 것조차 아깝다. 친구와 커피나 맥주를 마시며 수다를 떨거나 강아지를 산책시키기도 한다. 펀치는 “별 거 안 하는데도 정말 재밌다”며 웃었다.

요즘엔 독서에 재미를 붙였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고 히가시노 게이고에게 푹 빠졌다. 쉬고 싶어지면 펀치는 책을 읽는다. 그 안에서 발견한 신선한 표현이나 독특한 단어에게서 영감을 얻기도 한다. 음악 활등을 계속하려면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작곡도 배워보려고 한단다.

"음악이 너무 재밌다"는 펀치 / 사진제공=냠냠엔터테인먼트

“음악이 너무 재밌다”는 펀치 / 사진제공=냠냠엔터테인먼트

펀치는 시원시원하다. 고민이 생겨도 혼자 앓기보다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회의를 하며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다. 사소한 일에는 스트레스를 받아도 큰일을 눈앞에 뒀을 땐 오히려 의연해진다. 일도 열심히 하지만 노는 것도 열심히 하자는 주의다. 펀치는 “게임도 한 번 빠지면 미친 듯이 한다”며 웃었다.

“중학교를 중국에서 다녔어요. 그 때 경험 덕분에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요. 너무 어렸을 때의 일이라 무엇이 달라졌다고 콕 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제 인생에 영향을 줬다는 건 분명해요. 하고 싶은 건 다 하면서 자랐는데, 중국에서의 경험 때문에 좀 더 자유분방해진 것 같아요.”

펀치는 스스로를 ‘행복 추구자’라고 부른다. ‘대박 곡’을 갖는 것보다는 꾸준히 롱런할 수 있는 가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물론 인기가 많으면 좋긴 하겠죠. 하하하.” 하지만 인기보다 중요한 건 사람들의 ‘공감’이다. 펀치는 “특별한 순간에 떠오르는 노래가 내 노래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가 음악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음악이 재밌기 때문이에요. 제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라야 다른 사람에게도 효과적으로 가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불행한 상태에서 부른 노래가 다른 사람을 위로해줄 수 있을까요? 제가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길, 그리고 제 즐거움이 상대에게 느껴지길 바랍니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