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종영]일선 경찰의 절규 “누가 내 사명감을 가져갔습니까”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지난 6일 방영된 tvN '라이브' 방송화면 캡처.

지난 6일 방영된 tvN ‘라이브’ 방송화면 캡처.

tvN 토일드라마 ‘라이브’의 세계는 현실적인 동시에 환상적이었다. 철저한 사전 조사로 그려낸 지구대 경찰들의 삶은 리얼했고 그런 현실을 버텨내는 동료애는 환상적일 정도로 뜨거웠다. ‘라이브’는 그렇게 일선 경찰들의 일과 고충을 시종일관 따뜻하고 아름다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지난 6일 방영된 ‘라이브’ 최종회에서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염상수(이광수)를 위해 동료들이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했다. 염상수는 출동한 현장에서 사수인 오양촌(배성우)을 흉기로 수 차례 찔러 중태에 빠뜨린 범인이 투항 의사를 밝혔는데도 총을 쐈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병상의 오양촌은 다행히 의식은 되찾았지만 다친 다리의 완전한 재활 가능성이 불확실한 채 목소리도 잘 내지 못하는 상태였다.

‘라이브’ 마지막회는 여느 지구대의 일상과 다름없을 법한 장면들로 시작했다. 현장의 경찰들은 시비를 거는 취객들과 이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보는 사람들의 욕받이였다.

염상수는 그런 가운데 매일 오양촌을 보러 갔다. 생각보다 일찍 징계위원회가 열렸고 상황이 염상수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안 홍일지구대의 동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힘을 모아 그를 돕고자 했다. 한정오(정유미)는 “염상수는 출근 시간 전에 미리 와 화장실 청소를 하느라 조례 시간에 번번이 늦은 것”이라고 변론했다. 지구대장 기한솔(성동일)과 은경모(장현성)는 경찰복을 벗을 각오로 선배를 찾아가 염상수를 도와달라고 간청했다. 그 결과 징계위에 중립 성향의 위원들을 포함시키는 데 성공했다.

염상수는 징계위원회에서 불문(징계를 내리지 않음)에 부치는 것으로 처리됐다. 앵무새처럼 매뉴얼을 들이대는 현직 경찰간부의 매몰찬 추궁에 징계위에 참여한 경찰 출신 인권변호사는 매뉴얼을 지킬 수 없는 실제 상황을 들어 조목조목 반박했다. 어떤 경우에도 시민의 생명이 우선이라고 강조해온 배성우는 그런 자신의 언행에 대해 후회한다며 “이제는 경찰이 위험한 현장에서 시민을, 국민을  구하지 말고 자신과 가족을 위해 도망치라고 말하겠다”며 절규했다.

재활에 성공한 오양촌은 교통경찰로 변신해 번화한 교차로에서 교통정리를 하느라 땀과 매연, 미세먼지와 사투를 벌였다. 그런 현장으로 염상수가 찾아갔다. 지구대로 돌아오라는 염상수에게  오양촌은 “기왕 하는 경찰, 우리 화끈하게 강력반 할까”라고 제안했고 염상수는 “사수와 함께라면 그 어디든지 접수”라며 거수경례로 찰떡 케미를 과시했다.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 ‘라이브’는 그런 경찰의 최전선이라 할 수 있는 지구대에서 날마다 마주하는 상황을 그 어떤 드라마나 영화보다 실감 나게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이야기의 흐름이 경찰의 애환에 지나치게 치우친 감이 없지 않지만 현실에서의 고충은 훨씬 더할지도 모른다. 공권력을 우습게 여기는 풍조, 권력과 돈의 유혹에 비굴해지는 일부 경찰의 양심불량 때문이다. ‘라이브’는 이러한 상황에서 사각지대에 놓인 현장 경찰들을 비춤으로서 ‘민중의 지팡이’가 감내해야 하는 현실의 무게를 돌이켜보게 했다.

누구 하나 부족함이 없었던 배우들의 명품 연기는 이를 더욱 값지게 만들었다. 특히 배성우와 이광수가 징계위에서 펼친 연기는 최종회의 백미였다. 이광수는 ‘일개 시보’로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거대했던 두려움을 꺼내놓으며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배성우는 국민을 지킬 의무만 강조하고 경찰 자신은 지켜주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며 “대체 누가 내 사명감을 가져갔습니까”라고 외쳤다. 나지막한 이광수의 신음과 배성우의 절규, 그 모두가 진하고 깊게 마음 속을 파고들었다.

‘라이브’ 후속으로는 ‘무법 변호사’가 오는 12일부터 방송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