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인 블랙박스’ 치사율 5배, 도로변 구조물 사고 조명

[텐아시아=노규민 기자]
'맨 인 블랙박스'/ 사진제공=SBS

‘맨 인 블랙박스’/ 사진제공=SBS

SBS ‘맨 인 블랙박스’에서 도로변 구조물 사고의 위험성을 조명한다.

전봇대나 가로등 처럼 도로 곳곳에 서 있는 도로변 구조물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그런데 이 도로변 구조물이 운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14일 영동고속도로 CCTV에 담긴 사고의 한 장면이다. 도로를 달리던 화물차 한 대가 교통표지판을 들이받고 그대로 전도됐다. 표지판 기둥과 정면충돌한 화물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진 상태였다. 표지판 기둥이 운전석까지 밀고 들어가 구조도 쉽지 않았고 골든타임까지 놓쳐 운전자는 결국 사망에 이르고 말았다.

일반 교통사고에 비해 치사율이 5배나 높은 도로변 구조물 충돌사고. 실제로 최근 3년간 발생한 도로변 구조물 충돌사고는 1만 1067건에 달한다. 그 중 사망자 수만 무려 1,170명이다. 이처럼 도로변 구조물 사고가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는 “전봇대나 가로등의 경우 기둥이 높이 박혀있으면서도 단단한 구조이기 때문에 차량이 충돌하면 에너지가 집중 되면서 사망확률도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차와 차가 부딪치는 경우 충돌하는 면적이 넓어 충격량이 분산되지만 도로변 구조물과 충돌하는 경우 좁은 면적에 충격량이 집중되기 때문에 차량에 가해지는 충격 또한 상당하다. 그 위험성이 어느 정도인지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50km 속도로 달리던 차량이 지주와 충돌하자 맥없이 구겨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렇게 위험한 도로변 구조물들이 도로와 너무 근접해있다는 것. 이는 운전자가 졸음운전, 전방주시태만 등 잠깐의 실수로 살짝만 도로를 벗어나도 충돌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뜻한다. 일가족을 차에 태우고 달리던 운전자에게 잠깐 조는 사이 비극이 찾아왔다. 도로를 이탈한 차량이 그대로 도로변에 있던 가로수와 충돌한 것이다. 이 사고로 동승자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도시 미관과 조경을 위해 심어놓은 가로수 역시 운전자를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전문가는 10년 이상 된 나무와 차량이 충돌할 경우 콘크리트 구조물 못지않은 충격을 받을 수 있어 구조물에도 안전거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난 4일 대구에서는 택시가 전신주를 들이받아 인근 도로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직접적인 충격을 받은 전신주는 물론 연결되어 있던 다른 전신주들까지 차례로 쓰러지면서 주변 공장을 포함한 191 가구에 전기가 끊기는 2차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 교통사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피해를 불러오기도 하는 도로변 구조물 사고. 하지만 이에 관한 법 규정 또한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반복되는 비극,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오는 29일 오후 8시 45분 방송되는 ‘맨 인 블랙박스’에서는 도로변 구조물 충돌 사고의 실태를 살펴보고 개선 방안을 모색해본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