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라디오] 쿠바,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

뭔가 허전합니다. 쿠바의 3집 앨범 < Curopa >에 수록된 곡 ‘SNS?’의 가사는 인터넷 악플러에 대해 비난하지만 ‘책임지지 못한 너의 부족한 마음이 동요될 때마다 울부짖는 수많은 사람들’ 같은 가사는 속 시원한 카운터펀치로도, 아니면 유려한 시적 언어로도 이어지지 못합니다. 홍대 신의 수많은 밴드들이 쓴 재기 넘치는 가사들에 익숙해진 때문일까요. 잘못에 대해 잘못이라고 말하는 그 단순한 방식이 어딘가 허전하게 느껴집니다. 귀에 쏙 박히는 멜로디보다는 읊조림과 단발적인 외침에 가까운 보컬 라인은 어떤가요. 그렇습니다. 처음 듣는 사람의 귀를 훅 낚아챌 후크가 가사도 멜로디에서도 찾기 어렵습니다.

많은 평론가들이 이번 앨범에 대해 탄탄한 서던록 사운드를 극찬하며 그에 비해 허전한 송라이팅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지만 여기에 한 줄 더 보태려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히 말해 송라이팅의 빈틈을 채우고 쿠바만의 아우라를 만드는 것은 멤버들의 허점 없는 연주가 아닌 보컬이자 뮤지컬 스타인 송용진의 나르시시즘적인 태도입니다. 조금 빤한 가사로도 마치 세상사람 모두가 모르는 걸 가르쳐주는 것 같은 자신감이, 후크는 없지만 노래를 듣는 모든 이가 세이렌에게 홀릴 것처럼 부르는 자기도취가 그의 무대에는 있습니다. 계산된 송라이팅 대신 자기 자신을 토해내는 듯한 그런 태도 말이지요. 오히려 누가 불러도 괜찮을 곡 대신 오직 자신이 불렀을 때만 빛날 수 있는 곡을 만든 게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단언할 수 있습니다. 노래방에서 즐거이 부를 수 있는 곡은 아닙니다. 하지만 쿠바의 무대는 빛납니다. 무엇이 좋은 곡의 기준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요.

글. 위당숙 기자 e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