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진상규명은 이제 시작”…‘그날, 바다’의 의미(종합)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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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날, 바다’의 김지영 감독, 김어준 제작자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전 정부가 (세월호 침몰은) 단순 교통사고라며 제시한 AIS(선박자동식별장치)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걸 밝혔습니다. 세월호 진상규명의 새로운 시작에 조그만 보탬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그날, 바다’의 연출을 맡은 김지영 감독이 “이 영화가 제시하는 가설은 진상규명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며 이렇게 말했다. 17일 오후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열린 ‘그날, 바다’ 상영보고회에서다.

‘그날, 바다’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의 항로를 기록한 AIS 항적도를 추적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침몰 원인에 접근하는 추적 다큐멘터리 영화다. 인천항 출항부터 침몰에 이르기까지 세월호에 어떤 일들이 발생했는지 파악하고 재현해 침몰 원인을 추적한다. 정부가 세월호 침몰을 ‘단순 사고’라고 발표할 당시 핵심 물증으로 제시한 AIS 분석에 집중하고 각종 기록 자료와 각계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사고 시뮬레이션 장면을 재현했다.

영화 제작에 참여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국가가 해야 할 일이지만 거대한 공백이 있다고 생각해 영화라는 형식으로 담아냈다”고 일침했다. 그는 “영화 제작을 하는데 정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방해하기도 했다. 이걸 빨리 만들지 않으면 새로운 정부가 제대로 조사하려고 해도 기록이 남아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제대로 조사할 수 있는 시점이 오면 이 영화가 타임캡슐처럼 꺼내져 의문의 출발점이 되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단순히 의혹을 제기하는 음모론이 아니라 과학적인 분석과 증거로 접근한다. 제작 전부터 이를 위한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과학적으로 검증이 가능한 부분을 다루고, 데이터를 생존자의 체험과 교차 검증하며,  검증을 거쳐 가설을 제시하고, 그 가설이 관객들로 하여금 ‘우리가 세월호 침몰 원인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한다는 것. 김 총수는 “영화는 가설을 제시하지만 이후의 답을 얻진 못했다. 수사권이 없는 민간인이 해결할 수 없는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날, 바다’는 정부가 처음에 제시한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정부가 발표한 원인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으며 섣부른 단정이었다는 것.

영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그날, 바다’는 세월호 사고 4주기이자 개봉 5일째인 지난 16일 오후 5시 기준 관객 20만 210명을 기록했다. 19만 3000명을 동원한 ‘무현, 두 도시 이야기’를 넘어 역대 정치시사 다큐멘터리 순위 2위로 올라섰다. 며칠 안에 1위인 ‘공범자들’(26만 명)의 기록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얼떨떨하다”고 했다. 그는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처음엔 고통스러운 기억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며 영화 보기가 겁난다고 하더라. 하지만 의무감이나 권유 등으로 봤는데 예상과 달랐다고 했다. 영화는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게 아니라 이성적으로 궁금했던 것들을 풀어준다”고 자평했다.

또 영화에는 배우 정우성이 내레이션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정우성은 앞뒤 설명 없이 ‘세월호 다큐멘터리에 내레이션을 해달라’는 김 총수의 요청에 2초 만에 수락했다고 한다. 노개런티로 참여했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