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이규한, 낯설지만 반갑다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MBC '부잣집 아들' 방송 화면 캡처

MBC ‘부잣집 아들’ 방송 화면 캡처

“아직도 저에게 맞는 옷일지 의심됩니다. 그렇다고 피하기만 하면 이겨내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배우 이규한은 MBC 주말드라마 ‘부잣집 아들’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이 맡은 배역에 대해 설명하던 중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유쾌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그가 진중한 연기를 선보이는 것에 대한 우려에서였다.

1998년 MBC 드라마 ‘사랑과 성공’으로 데뷔한 이규한은 한동안 유쾌한 캐릭터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왔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예능감을 뽐내며 쾌활한 이미지로 각인됐다. 하지만 배우로서는 고민이었을 법하다. 이규한은 “진중한 역할을 했다가 데인 적이 있다. 그 이후로는 이런 역할을 피해왔다. 밝고 오버하는 연기를 많이 했다”고 토로했다.

180331 - MBC UHD 주말드라마 [부잣집 아들] 이규한, 연애감정분석!

12회까지 방송된 ‘부잣집 아들’을 보면 이규한의 그런 걱정은 기우(杞憂)였다. 이규한은 프랜차이즈 가미의 실무 담당자 남태일 역으로 열연 중이다.

남태일은 빈틈없는 일처리 능력으로 자신의 고모부이자 상사인 이계동(강남길)에게 신뢰받고 있다. 이계동의 아들 이광재(김지훈)와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인물이지만 철없이 굴어도 아버지의 무조건적 사랑을 받는 이광재를 향해 부러움의 눈빛을 보내며 공허함, 외로움 등의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랑 앞에서는 신사로 변신한다. 오래 짝사랑해온 김영하(김주현)를 위해 뭐든지 해주는 키다리 아저씨의 모습이다. 특히 최근 방송에서 남태일은 김영하가 옛 연인인 이광재의 거짓말로 인해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가게에서 나가게 되자 속상한 마음에 이광재에게 분노를 터뜨렸다. 그럼에도 씩씩한 김영하를 보면서는 사랑스럽다는 듯 따라 웃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설레게 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이규한이 맞춤옷을 입었다는 반응이다.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밝은 톤을 유지하는 가운데 이규한은 무게감 있는 연기로 이야기에 힘을 싣는다. 절제된 톤으로 감정을 표현하며 남태일이 가진 묘한 분위기에 개연성을 부여한다.

영화 '데자뷰' 스틸컷

영화 ‘데자뷰’ 스틸컷

이규한은 오는 5월 개봉하는 미스터리 영화 ‘데자뷰’에서도 색다른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는 차로 사람을 죽인 후 환각을 겪게 된 여자가 견디다 못해 경찰에 자진 신고하지만 사고가 실재하지 않았다는 얘기를 듣고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드는 이야기다.

이규한은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믿는 지민(남규리)의 약혼자이자 그를 방관하는 우진 역을 맡았다. 제작사를 통해 공개된 스틸에서 이규한은 차가운 표정을 하고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오랜만에 악역으로 돌아온 그는 강렬한 연기로 데뷔 20년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을 전망이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낯선 얼굴을 보여주게 된 이규한. 더 다양한 스펙트럼을 기대하게 만드는 그의  변신이 반갑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