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이상한 나라의 모든 며느리들을 위해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방송 화면 캡처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방송 화면 캡처

“사는 게 좋아졌다고 하지만 어떤 시대에도 며느리들은 힘들다고 합니다. 세상의 모든 며느리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가수 이현우가 지난 12일 처음 방송된 MBC 교양 파일럿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서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결혼 이후 여성에게 많은 책임과 희생을 요구하는 사회의 불합리한 관행을 과감하게 꼬집는 신개념 리얼 관찰 프로그램이다. 결혼 3개월 차 민지영, 6년 차 박세미, 4년 차 김단빈의 모습이 공개돼 시청자들의 공감과 공분을 샀다.

민지영은 신혼여행 후 처음으로 시댁에 방문하게 돼 긴장했다. 전날부터 입고 갈 옷을 고민했다. 당일엔 착해 보이기 위한 메이크업을 받으며 “속눈썹을 하나씩 붙이며 (눈이) 무거워질수록 시댁에서 자고 와야 하는 부담도 늘어난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민지영은 시댁에 가는 길에도 계속 긴장한 모습을 보였지만 남편은 “스트레스 받지 말고 해”라며 편안하게 말했다. 시댁에 도착해서도 민지영은 부엌 밖으로 벗어나지 못했다. 남편과 가족들은 저녁 식사가 준비되는 동안 거실에 앉아 술을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부부의 VCR(비디오 카세트 녹화기)을 보면서 이현우는 “이게 평범한 장면이다. 평소엔 큰 그림을 못 본다. 이렇게 보니 굉장히 배울 점이 많다”며 반성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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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재욱의 아내 박세미의 명절나기도 공개됐다. 박세미는 바쁜 김재욱을 대신해 5살 아들과 만삭의 몸을 이끌고 홀로 시댁으로 향했다. 시어머니는 만삭에도 열심히 전을 부치는 박세미에게 “그래도 딸이 필요하다”며 셋째를 낳으라고 은근히 강요했다. 박세미는 “셋째 얘기는 하지 말라”고 했지만 시어머니는 “일 다니면 너도 마음이 편치 않을 거다. 친정아버지 정년퇴직하면 아이 봐달라고 해라”라고 했다. 박세미는 계속 들이닥치는 시댁 식구들 사이에서 홀로 분투했다.

다음날 5시간도 못 잔 박세미는 곧바로 부엌에서 차례를 준비했다. 시아버지를 포함한 남자들은 거실에 모여 TV를 봤다. 박세미는 “차례 지내고 바로 친정에 가는 게 맞지”라고 했지만 김재욱과 시댁 식구들은 “윷놀이 하고 점심 먹고 가라”고 했다. 김재욱 역시 윷놀이에 동참하며 즐거워했다. 이후 박세미는 서운함에 눈물을 흘렸다.

‘슈퍼 워킹맘’ 김단빈의 하루도 공개됐다. 김단빈은 두 아이를 키우면서 시부모님과 함께 식당을 운영 중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시어머니의 재촉 전화를 받으면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두 아이들을 돌봤다. 남편은 평온하게 TV를 봤다. 식당에 출근하자 시어머니의 폭풍 잔소리가 시작됐다. 이후 홀로 눈물을 쏟는 김단빈의 모습이 공개되며 다음 주 방송을 기대하게 했다.

세 며느리의 모습을 담은 VCR을 7개월 차 가수 이지혜와 ‘좋은연애연구소’의 김지윤 소장이 보며 공감했다. 결혼 10년 차 가수 이현우와 결혼 23년 차 배우 권오중도 출연해 남편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김 소장은 “여자는 과대기능, 남자는 과소기능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현우는 “악마의 편집이 아닐까 싶을 정도”라며 며느리들의 고단한 삶에 놀랐다. 권오중은 VCR 속 남편들의 철없는 행동을 보며 “남자들이 철이 없다”고 인정하며 민망한 듯 웃었다.

패널들은 며느리들의 일상을 보며 ‘해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며느리들의 일상을 보며 공감했다. 그 자체로도 시청자들에게 충분한 위로가 됐다는 반응이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시어머니들과 며느리들의 은근한 기싸움과 갈등을 다루는 듯 보였지만 시어머니 역시 집안의 며느리라는 사실을 각인시키며 시선을 확대했다. 집안에서 남자와 여자의 일이 극명하게 대조되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샀다. 제작진에 따르면 다음 회차에서는 며느리의 일상을 통해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편견과 문제를 짚을 전망이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오는 19일에 2회, 26일에 3회가 방송된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