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어른들에게 던지는 홍자매의 돌직구

<빅>, 어른들에게 던지는 홍자매의 돌직구 5회 KBS2 밤 9시 55분
은 18세로 대변되는 아이들의 세계와 30세로 대변되는 어른들의 세계로 나뉘어져 있다. 극 속에서 둘을 가르는 기준은 일단 법적 근거인 것처럼 보인다. 윤재와 몸이 바뀐 경준(공유)은 차를 사서 운전을 하거나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집을 계약하기도 한다. 겉보기에 “Big enough”한 그에게는 어떠한 제재도 가해지지 않는다. 그러나 에서 어른과 아이의 경계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결혼에 대한 태도다. “윤재는 착하니까 (사랑하지 않아도) 다란 씨 옆에 있어줄 것”이라고 말하는 세영(장희진)에게 결혼과 사랑은 별개의 문제로 인식된다. 반면 세영과 윤재가 각별한 사이임을 확인한 후 결혼을 포기하려 하는 다란이나, 경준과 마리(수지)처럼 아직 채 자라지 못한 아이들에게 결혼이란 사랑의 동의어나 다름없다. 다만 다란은 경준을 부양한다는 이유로 결혼을 제안할 만큼 어른의 세계에 한 발짝 다가섰고, 그 때문에 경준은 상처받는다.

그래서 의 아이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당당하게 결혼하기 위해 어른을 닮아가려 애쓴다. 커서 경준과 반드시 결혼할 거라고 선언했던 마리는 경준이 좋아하는 다란을 부분적으로나마 흉내 내기 위해 그가 자주 입는 메이커의 옷을 구입하려고 한다. “열여덟 살 학생도, 서른 살 의사도 될 수 없”었던 경준은 “머리를 채우”기 위해 윤재의 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떠난다. 윤재와 동등한 지식수준을 갖춤으로써 진짜 어른이 되어, 자신을 핏덩이라 무시하는 다란과 진정한 사랑으로 맺어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처럼 드라마가 그려내는 덜 자란 이들의 사랑 방식은 종종 단순하나, 그 투박한 순수야말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지금까지의 은 순수한 사랑이란 걸 더 이상 믿지 않게 된 TV 밖 어른들에게 던지는 홍자매의 ‘돌직구’였던 셈이다. 묵직하진 않지만, 이상하게도 꽤 강력한.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