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영화] ‘맨 오브 마스크’, 우리는 어떤 가면을 쓰고 있을까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거대한 제작비 투입,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모으는 톱스타들의 출연만이 영화의 전부는 아니다. [별영화]는 작지만 다양한 별의별 영화를 소개한다. 마음 속 별이 될 작품을 지금 여기에서 만날지도 모른다. [편집자주]

영화 '맨 오브 마스크' 스틸컷

영화 ‘맨 오브 마스크’ 스틸컷

인생을 두고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 보면 비극이라고 말한다. ‘마스크’라는 물건은 이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에 제격이다. 겉보기엔 웃고 있지만 그 안에 숨겨진 진짜 표정은 예측할 수 없으니까.

영화 ‘맨 오브 마스크’는 마스크를 쓴 천재 화가가 아름답지 못한 세상을 향해 발칙한 사기극을 펼치는 이야기다.

이야기의 시작은 전쟁이다. 전쟁을 즐기는 프라델(로랑 라피트)은 휴전이 될 상황이 오자 자신의 병사를 죽이면서까지 전쟁을 이어가려고 한다. 수많은 병사가 죽지만 프라델은 책임감이나 미안함 없이 자신의 부를 축적하고 명성을 쌓는 데 급급하다.

전쟁에서 에두아르(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는 턱을 잃는 부상을 당한다. 얼굴의 반과 목소리를 잃은 그는 생존자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지우고 마스크를 쓴 채 살아간다.

1919년.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된다. 세상에서 죽은 자가 돼버린 에두아르는 국가의 예산이 투입된 기념비 조성 사업에서 사기를 칠 계획을 세운다. 그림에 천부적 재능을 가진 그가 기념비를 제작하겠다며 카탈로그를 만들어 홍보하고 돈만 거둬들인 뒤 떠나겠다는 계산이다. 카탈로그 제작에 필요한 자금은 동지 알베르(알베르 뒤퐁텔)가 구하러 다닌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피해를 입히는 자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전쟁에서 팔다리를 잃고 장애를 얻은 된 병사들이다.

결함으로 인한 트라우마나 죽음, 부패 등 어두운 테마가 가득하지만 초현실적 유머가 더해지니 신선하다. 재능을 살려 점점 더 독특하고 화려한 가면을 만들어 쓰는 에두아르와 그를 한심하게 생각하면서도 누구보다 걱정하는 마음을 가진 알베르의 티격태격 케미가 관객들을 웃긴다. 이들의 사기극이 성과를 낳을 때마다 묘한 통쾌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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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아르의 사기극이 절정에 달할수록 그의 아버지 마르셀(닐스 아르스트럽)의 이야기가 함께 전개되며 긴장감을 유발한다. 과거 마르셀은 에두아르가 가진 예술적 천재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에두아르는 그런 아버지와 갈등했다. 전쟁 후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날이 서있는 듯 보였던 아버지가 에두아르의 가면 속 진짜 얼굴을 들여다보는 모습이나, 에두아르가 자신의 아픔을 들킨 뒤 행하는 극단적 선택은 충격적이다.

에두아르는 화려한 가면으로 아픔을 가리기도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주는 우울한 표정의 가면을 쓰기도 한다. 남들이 박수를 쳐주는 삶을 기대하고 즐기지만 모든 것이 끝난 뒤에 밀려오는 공허함까지 쿨하게 넘겨버리기엔 버겁다. 감추고 싶으면서 동시에 드러내고 위로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현대인들의 공감을 산다. 동시에 에두아르는 마스크를 쓰지는 않았지만 위선이라는 가면을 쓴 사람들을 냉정하게 바라보기도 하며 관객들에게 화두를 던진다.

에두아르를 연기한 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의 연기는 깊은 여운을 남길 정도로 인상적이다.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대사도 없이 오로지 눈빛으로 설명한다.

‘맨 오브 마스크’는 오는 12일 개봉한다. 12세 관람가.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