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공백기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1

인피니트│“공백기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1
인피니트는 분명, 현 가요계에서 가장 입지전적인 그룹이다. 화려한 마케팅, 연기와 예능을 병행하며 익숙해지는 캐릭터의 도움 없이 이들은 오직 무대로 자신들의 인지도를 구축해 왔다. 멤버들의 이름과 개인기가 최전방에서 활용되는 시절에, 인피니트는 드물게 음악으로 먼저 기억되는 팀이다. 게다가 기타리프가 두드러지는 노래와 군무로 꾸며진 이들의 무대는 지금의 트렌드와도 동떨어진 온도를 보여준다. 말하자면 인피니트의 지난 2년은 요령과 행운으로 획득한 비단길이 아니라 묵묵하게 자신들의 생각을 설득해 온 노력의 역사인 것이다. 그리고 인피니트는 대중의 신뢰와 팬덤의 애정을 발판삼아 ‘추격자’로 성공적인 컴백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여전히 이 소년들은 자신들의 트로피가 신기하고 놀랍다고 말한다. 아직도 중요한 것은 연습과 노력이며 그보다도 소중한 것은 팀의 성공을 위해 힘써주는 주변 사람들이라고 이야기 한다. 지나친 겸손과 인사치례라고 오해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보다는 다른 멤버들의 칭찬에 더 열을 올리는 리더 성규부터, 형들의 답변마다 옆에서 “진짜 그래요”, “형 정말 멋졌어요”를 연발하며 고개를 끄덕거리는 막내 성종까지 소년의 유쾌함과 청년의 열정을 양 손에 쥔 일곱 명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순수함이야말로 이들이 가진 가장 빛나는 무기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 여전히 이들이 무대에서 흘리는 눈물과 연습실에서 쏟아내는 땀방울에는 거짓이 없다. 그리고 이들과 나눈 이야기에는 지루함이라고는 없었다. 바로 지금, 도약의 발구름 판을 밟고 있는 인피니트의 오늘을 짐작할 수 있는 일곱 개의 대화를 공개한다.

인피니트│“공백기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1
원래 호흡을 많이 쓰는 섬세한 보이스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목소리가 많이 단단해 진 것 같다.
성규: ‘추격자’에서 후렴구를 맡았는데, 아무래도 좀 더 시원하게 내지르면서 청량감을 줄 수 있는 목소리를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던 노래다.

사장님이 늘 전체적인 프로듀싱에도 깊게 관여를 하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콘셉트를 제시하던가.
성규: 데뷔 초에는 영화를 같이 본다던가, 뮤직비디오 찍을 때 이런 눈빛이 나아야 한다면서 직접 표정 시범도 보여주시고 그랬는데, 이제는 직접적인 말씀은 잘 안하신다.
엘: 지금은 우리를 믿고 맡기시는 편이고, 오히려 장난을 더 많이 치신다. 이번에 너희 한복 입고 나와야 한다고 그러시고. (웃음)
성열: 진짜 컴백 하루 전날까지 우리 상투 틀어야 하는 줄 알았다.
성규: 그런 방향에 대한 말씀만 해 주셨다. 이번에는 한국적인 것을 보여줘야 한다, 동양의 아름다움을 담아야 한다는 것.

메인 보컬로서 KBS ‘불후의 명곡’ 출연은 일종의 승부수일 텐데,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나.
우현: 나도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고 이모님, 어머님 팬들이 많이 생겼는데 성규 형도 이제 어머님 팬들이 생길 것 같다.
성규: 사실 승부수 같은 건 없다. 그냥 누구든 내가 최선을 다하면 그 모습을 예뻐해 줄 거라고 믿기 때문에 긴장을 이겨내고 열심히 할 뿐이다. 그리고 나에게 승부수란 인피니트다. 팀이 잘되는 게 언제나 최우선이기 때문에.

개인 활동에 해외 활동까지 하면서 일정이 빡빡했을 텐데, 리더이자 형으로서 동생들을 관리하기 점점 어려워 질 것 같다.
성규: 오히려 지금이 더 쉬운 것 같다. 말을 안 해도 내 마음을 다들 알고 있으니까.
엘: 그렇다. 무섭다는 걸 아니까. (웃음)

숙소가 좋아져서 잔소리 할 부분이 줄어들기도 했겠다.
성규: 다들 바빠서 숙소 생활에 대해서는 이야기 할 틈이 없기도 하고, 청소는 내가 안 하기 때문에 다른 멤버들에게 뭐라고 할 입장이 아니다.
엘: 어, 나는 열심히 청소한다!
성종: 엘 형이 정말 깔끔한 스타일이다. 어질러진 것 다 청소하고.
성규: 이런 남자랑 결혼하면 피곤하지, 진짜. 섬세한 게 너무 많아도 안 좋다니까.
엘: 아니다. 청소도 설거지도 내가 직접 다 할 건데? 그래야 내가 마음이 편하다.

그렇다면 최근에 성규가 가장 크게 야단친 일은 무엇이었나.
성규: 진짜 애들한테 뭐라고 그러지 않는다. 요즘 자꾸 나에 대한 오해가 쌓이고 있다. SBS 에서도 말했지만 사람들이 자꾸 내가 제일 먼저 지칠 것 같다고 생각하고 말이다. 사실은 약 선물도 많이 받는데 그걸 꼼꼼하게 챙겨 먹는 스타일도 아니고, 심지어 비타민도 알약으로 먹기보다는 과일로 섭취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할 정도로 몸을 위해서 뭘 하는 스타일이 못된다. 진짜 내가 중요하게 챙기는 건, 밥이다. 그거면 됐다.

인피니트│“공백기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1
요즘 팬들 사이에서 ‘엘코해제’라는 말이 유행이다. 무대에서 내려오면 실제의 김명수가 엘의 콘셉트보다 더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 같은데.
엘: 기분에 따라서 평소보다 좀 더 밝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성열: 우리가 봐도 무대에서는 진짜 다르다.
엘: 어, 어떻길래?
성열: 아, 우리가 알던 명수가 아니구나, 무대에서는 왜 이렇게 멋있어 보이지?
성종: 명수 형은 풋풋한 매력이 있고, 무대 위의 형은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두 가지 매력이 있다.

엘은 평소 ‘비열한 모습’을 담당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하기도 했는데, 이번 무대에서도 그 연장선에 있는 콘셉트인가.
엘: 그게 노래마다 달라지는 거다. ‘내꺼하자’를 할 때 비열한 표정이었고, 지금은 좀 더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콘셉트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인물을 설정하고 거기에 맞게 감정을 가져가려고 한다. 한때 성규 형이 상처받은 섹시 카리스마였던 것처럼. (웃음)

그런 방식으로 무대를 연출하는 게, 연기에도 도움이 되었나. tvN 의 현수는 사실 무대 위의 엘과 비슷한 점도 많은 인물이었다. 과묵하고 진지한 느낌이었으니까.
성규: 그래서 쉬웠을 거다. 평소에 장난기 많은 명수로 살다가 무대에서 엘로 변신하는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에, 촬영할 때도 갑자기 심각한 현수로 변하면 되니까. (웃음)
엘: 물론 그런 점도 있는데 (웃음) 그래서 더 힘든 점도 많았다. 엘과 현수는 닮았지만, 사실 엘은 연예인이고 현수는 실제로 주변이 있을 법한 인물이어야 한다. 그 미묘한 차이를 연구하고 준비해야 하는데, 까딱 잘못 하면 둘 다 엘로 보여질 것 같다는 걱정이 많았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연기라는 레슨을 받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현장에서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성종: 진짜 이 형이 연구를 많이 했다.

콘서트에서는 보컬로서 성장한 부분을 팬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엘: 자랑할 만큼은 아니었고, 토이의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을 부른 건 처음 인피니트 오디션을 볼 때 불렀던 노래였기 때문이다. 나만의 특별한 의미를 담아서 무대를 꾸미고 싶었기 때문에 내가 직접 사장님께 그 노래를 하겠다고 건의를 했다. 그리고 앵콜 콘서트에서 ‘연애시대’를 부른 건, 콘서트에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이벤트를 보여드려야 할 것 같아서 선곡 한 거다. 인스피릿이 내 여자친구라고 생각하고 만든 무대인데, 너무나도 반응이 커서 정말 당황 했었다.

이번 앨범 활동을 하면서 부쩍 팬들에 대한 애정 표현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우현: 정말 1위를 하면 우리가 잘했다는 것보다도 우리 주변에서 응원해주신 분들에 대한 고마움이 더 컸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게 된다.
엘: 사실 공백기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우리를 이렇게 기다려 준 팬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정말 너무 기뻤다. 그래서 첫 번째 1위를 했을 때보다 다시 1위를 할 수 있다는 감격이 컸던 것 같다. 노래를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지만 이번 컴백을 하면서 팬 분들에 대한 사랑과 감사가 정말 커졌다는 것을 느꼈다.

* 더 자세한 이야기와 다양한 사진은 월간지 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글, 인터뷰. 윤희성 nine@
인터뷰. 황효진 기자 seventeen@
사진. 채기원 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