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함도 예능 소재? ‘숲속의 작은 집’서 나영석 매직 또 통할까 (종합)

[텐아시아=이은호 기자]
배우 소지섭과 박신혜가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tvN '숲속의 작은 집'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배우 소지섭과 박신혜가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tvN ‘숲속의 작은 집’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하루 3리터의 물, 태양광 전기와 모닥불. 제주도 외딴 숲의 작은 집에서 배우 소지섭과 박신혜가 각각 고립 생활을 시작한다. 2~3일 동안의 촬영에서 두 사람은 ‘아침 햇살을 받으며 일어나기’ ‘세 시간 동안 밥 먹기’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기’ 등의 미션을 수행하며 행복을 찾는다. 오는 6일부터 방송하는 tvN 새 예능 프로그램 ‘숲속의 작은 집’에서 펼쳐질 장면이다.

‘숲속의 작은 집’ 제작발표회가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렸다.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양정우PD와 나영석PD, 출연자 소지섭과 박신혜가 참석했다. 이 프로그램은 공공전기·수도·가스가 없는 곳에서 미니멀라이프를 실행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담는다.

새 프로그램을 소개할 때마다 “재미없을 것 같다”고 엄살을 피웠던 나 PD는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도 “심심할 수 있다”며 엄살을 피웠다. ‘숲속의 작은 집’이 기존 예능 프로그램들이 보여준 재미 요소를 빼고 출연자를 관찰하는 데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나 PD는 “회사(CJ E&M)에서 ‘너희 하고 싶은 것 해봐라’라는 마음으로 제작을 허락한 것 같다. 재밌으려고 만든 건 아니지만 금요일 밤에 틀어놓고 보다가 잠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연출 나영석이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tvN '숲속의 작은 집'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나영석 PD가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tvN ‘숲속의 작은 집’ 제작발표회에서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제작진은 출연자를 ‘피실험자’라고 불렀다. 제작진이 제시한 미션을 수행하며 이를 통해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실험한다는 의미에서다. 나 PD는 미션의 성패에 큰 의미는 없다고 했다. 일례로 박신혜는 ‘아침 해와 함께 눈을 떠보세요’라는 미션을 받았지만 늦잠을 잤다. 나 PD는 “자연의 시간에 맞춰 살면 행복해질 것 같아서 실험을 했는데, 박신혜를 통해 ‘내가 자고 싶은 만큼 자는 게 행복’이라는 결과를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재미를 유발하기 위한 갈등 요소나 프로그램을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없다. 출연자들이 고군분투하는 상황을 과장하거나 행복을 깨닫는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주지도 않는다. 나 PD는 “숲속의 작은 집에서 사는 모습이 괴로움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보이길 바랐다”며 “주어진 상황 안에서 자기만의 재미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나왔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숲속의 작은 집’은 박신혜와 소지섭을 통해 다양한 삶의 형태를 제시하고자 한다. 박신혜는 “촬영하면서 더욱 깊숙이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소지섭은 “촬영이 끝나봐야 이것이 좋은 추억이 될지 힘든 기억으로 남을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니멀라이프에 적응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전시’하겠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두 사람의 태도에서도 드러난 셈이다.

기존 관찰 예능이 토크쇼와 버라이어티의 요소를 흡수하고 있는 것과 달리 ‘숲속의 작은 집’은 관찰 그 자체에 집중한다. 편성 시간이 시청률 격전지로 불리는 금요일 밤임을 고려하면 다소 위험한 전략일 수 있다. 그래도 믿음이 가는 건 ‘윤식당’ ‘신서유기’ ‘삼시세끼’ 등을 연달아 흥행시킨 나 PD의 역량이다. 제작진마저 “재미를 보장하는 프로그램은 아니다”고 말한 ‘숲속의 작은 집’이 예능계에 새로운 한 획을 그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