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졌어요>, 조용하지만 강하다

<달라졌어요>, 조용하지만 강하다 EBS 월-목 저녁 7시 35분
쉽게 다가가기도, 그렇다고 모른 체 물러서기도 어려운 관계들이 있다. 부모, 부부, 고부, 상사는 단연 여기에 속한다. 는 중요하면서도 만만찮은 이 네 가지 관계들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생활 밀착형 참고서다. 이것이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가 설득력을 얻는 지점이기도 하다. 소개되는 사연들 대부분은 세상에 이런 일도 있을까 싶은 기이하고 특수한 것들이 아니라 누구나 겪을 법한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갈등들이다. 아이 양육부터 생활방식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서로 자신이 참고 산다며 답답해하고, 남편이자 아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정이 붕괴될까 두려워 이 사태를 관망할 뿐이다. 일면 뻔하고 익숙해 보이는 사연의 주인공들이지만 에서는 끈기 있게 이들을 지켜본다.

그리고 는 문제의 해결로 달려가기에 앞서 갈등의 원인을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을 들인다. 당사자들이 서로를 비난하며 잘못을 누구의 탓으로 돌리기 바쁠 때 분야별 전문가들은 갈등의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꼼꼼히 짚어준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울 때 “왜 우냐”며 다그치듯 묻고,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육아법은 틀렸다고만 말한다. 그 때 전문가들은 “네가 그때 그런 마음이었구나”, “어머니도 힘든 부분이 있었네요”처럼 표현법을 달리해 공감과 위로부터 시작하길 권한다. 또 상황극을 통해 어머니에게 의존적인 아들의 역할을 문제 삼으며 고부 문제를 가족 전체로 확장한다. 그제야 아들 내외는 현재 할 수 있는 가사분담과 생활비 조율을 시작한다. 섣부른 제안이나 특단의 조치는 없다. 대신 상대의 감정과 상황을 읽는 대화와 해 볼 만한 현실적 조치를 시작한다. 이것이야말로 의 조용하지만 분명한 힘이다.

글. 정지혜(TV평론가) 외부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