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군가] 손진영 이병, 고된 군생활에 힘이 되는 군가 ‘넷’

[올댓군가] 손진영

설마 했는데 진짜 있었다.

MBC <일밤>의 ‘진짜 사나이’ 구멍병사 손진영이 그토록 열창하던 군가, ‘진짜 사나이’ 음원 말이다. 현재 MBC 공식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비상업적 용도에 한해서만!

‘나는 나는 진짜 사나이/ 군대 갔다 온 진짜 사나이/ 군대 안 가면 그냥 사나이/ 그래서 우리는 진짜 사나이’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이제 제법 익숙하다.

군대생활 중 느낀 애환을 노래로 승화시킨 손진영 이병의 자작 군가인데, 스스로도 자신이 군가를 작곡한 것이 신기하다며 뿌듯해했다. “제 본업이 가수이니까요. ‘진짜 사나이’를 통해 군 생활을 하면서도 본연의 나인 가수로서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발현된 것이 바로 군가 작곡이었죠. 평소 일상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곡을 떠올리고 녹음을 해요. 언제 어디서나 떠올릴 수 있는 게 바로 음악이니까요. 그것이 제가 저 자신을 위로하는 방식이며, 또 제 마음 그대로를 표현하는 방식이에요.”

실은 손진영 이병은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이하 위탄) 출신이다. <위탄>으로 데뷔한 뒤, MBC <빛과 그림자>와 <7급 공무원> 2편의 드라마에서 배우로도 활약했고, ‘진짜 사나이’를 통해서는 주목받는 예능인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잘 들여다보면 군복입고 각 잡은 손진영 이병의 손에는 기타가 들려있다. 음악은, 그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한 달에 3주를 일반인으로, 또 1주를 군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손진영에게 ‘그가 애정하는 군가’를 꼽아달라고 했다. “저 아직도 10대 군가를 다 외우고 있어요!” 봇물 터지듯 그의 입에서 군가와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줄줄 나온다.

군가를 배우는 <진짜 사나이> 멤버들

휘성 조교로부터 군가를 배우는 <진짜 사나이> 멤버들

1. 멸공의 횃불 (작사 서정모/ 작곡 라화랑)

아름다운 이 강산을 지키는 우리/ 사나이 기백으로 오늘을 산다/ 포탄의 불바다를 무릎쓰면서/ 고향땅 부모형제 평화를 위해/전우여 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 멸공의 횃불아래 목숨을 건다.

10대 군가에 속한다는 군가다. 이 노래를 첫 번째로 꼽으며 손진영은 그 자리에서 1절을 주욱 열창했다. 당장 전쟁이라도 터질 듯 가사가 전달하는 내용은 사뭇 무거웠는데, 손진영의 표정은 신명으로 가득했다.

“내 나라는 내가 지켜내겠다는 군인의 의지를 담은 곡이죠. 이 노래는 제가 군대에 있을 때, 8시간 동안 외우게 시킨 곡이기도 해요. 당시에는 몹시 고되고 힘들었지만 지금은 이해해요. 가사를 곱씹으면서 군인이란 나라에 어떤 존재인가를 깊이 되새기게 됐으니까요.”

군가를 배우는 <진짜 사나이> 멤버들

훈련병 시절의 <진짜 사나이> 멤버들, 군가를 배울 때도 각 잡혀있다

2. 푸른 소나무 (작사 김용범/작곡 송종근)

이 강산은 내가 지키노라/ 당신의 그 충정/ 하늘 보며 힘껏 흔들었던/ 평화의 깃발아/ 아 아 다시 선 이 땅에/ 당신 닮은 푸른 소나무/ 이 목숨 바쳐 큰 나라위해/ 끝까지 싸우리라

역시 10대 군가에 속하는 유명한 군가로, 가수 박효신이 지난 해 천안함 피격사건 2주기를 맞아, 전사한 순직 장병을 추모하기 위해 리메이크 버전을 불러 화제가 된 곡이다. ‘멸공의 횃불’보다는 덜 딱딱하지만, 가사 내용은 역시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키기 위해 힘껏 싸우겠다는 의지를 담은 곡이다.

“군인에게 군가란 무엇일까요? 사실 아주 사소한 일탈에도 크게 반응하는 단체가 군대인데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일반 사회에서의 개인 한 명은 잠깐 자리를 비워도 큰 일이 나지 않지만, 군대에서는 군인 한 명 한 명이 자기 위치를 지키지 않으면 국가안보에 위기가 오죠. 아무튼 그런 힘든 하루하루 속에서 군가는 큰 도움이 됐어요.”

<진짜 사나이> 군가를 전우들과 불러보았다

<진짜 사나이> 군가를 전우들과 불러보았다

3. 전우 (작사 박목월/작곡 나운영)

겨레의 늠름한 아들로 태어나/ 조국을 지키는 보람찬 길에서/ 우리는 젊음을 함께 사르며/ 깨끗이 피고 질 무궁화 꽃이다/ 한가치 담배도 나눠 피우고/기쁜 일 고된 일 다함께 겪는/우리는 전우애로 굳게 뭉쳐진/책임을 다하는 방패들이다

앞선 두 군가와는 달리 나라를 수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와는 또 다른 뜨거운 전우애를 담은 곡이다.

“군대에서는 늘 군가를 불러요. 밥 먹으러 가는 길에 걸으면서도 다 함께 부르죠. 사실 군대에 있을 때는 다른 가요를 불러도 군가식이 돼버려요(웃음). 이 노래를 통해 동료, 선임, 후임 간에 뜨거운 전우애가 생기죠. 그런 것을 보면 역시 음악은 치유의 기능을 하나 봐요. 번드러진 음악이 아니더라도 함께 어우러져 부른다는 사실 하나로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죠.”

자신이 만든 ‘진짜 사나이’를 첫 공개하는 손진영

자신이 만든 ‘진짜 사나이’를 공개하는 손진영

4. 진짜 사나이 (작사 손진영/작곡 손진영)

나는 나는 진짜 사나이/ 군대 갔다 온 진짜 사나이/ 군대 안 가면 그냥 사나이/ 그래서 우리는 진짜 사나이/ 엄마한테 군대 간다고/ 사진 찍고 편지 쓰고 짐을 쌌지만/ 그래도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을 수 없네

마지막은 역시 본인의 자작곡이었다. 손진영이 직접 만든 ‘진짜 사나이’는 다른 군가들과 달리 가사에 대의적 목적보다는 개인의 진솔한 감정이 담겨있다. 어쩌다보니(?) 한 번도 가기 싫다는 군대를 두 번이나 경험하게 된, 두 번째로 간 군대에서 ‘구멍병사’에 등극하고 만 애처로운 자신의 신세를 담은 곡이기도 하다.

“2005년에도 군 생활을 했지만, 군가를 작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애정을 담아, 의미를 담아 만들었어요. 다른 멤버들도 좋아해주세요. 샘 형은 제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어, 가수 맞네’라고 인정해줬어요. (류)수영 형도 소울이 있다며 칭찬해줬고요. 아참, 그거 아세요? (김)수로 형은 <위탄> 시절 제게 문자 투표를 해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는 은근히 MBC 공식 홈페이지에 음원 다운로드 수치가 높았다는 자랑을 곁들이기도 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사진. 부활엔터테인먼트 제공·MBC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