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공연 ‘봄이 온다’, 희망과 감동의 물결…김정은 관람(종합+영상)

[평양공연공동취재단·텐아시아=김수경 기자]
1일 오후 평양 대동강지구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 '남북 평화 협력 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서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는 남측예술단. / 사진=남측예술단 공연 영상 캡처

1일 오후 평양 대동강지구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 ‘남북 평화협력 기원 평양공연’에서 남측예술단이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다. / 사진=남측예술단 평양공연 영상 캡처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예술단 평양 공연-봄이 온다'(이하 ‘봄이 온다’)가 북녘땅에 희망과 감동의 물결을 이뤄냈다.

평양 공연은 1일 갑자기 결정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으로 예정보다 1시간여 늦은 오후 6시50분(평양시간 오후 6시20분)부터 평양 대동강지구 동평양대극장에서 시작됐다.

공연에는 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김영남 위원장, 최휘 위원장, 리선권 위원장, 김창선 실장 등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2층 객석 중앙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나란히 앉아 공연을 관람하며 때때로 박수를 쳤다.

조용필, 최진희, 강산에, 이선희, 윤도현, 백지영, 정인, 알리, 서현, 김광민, 걸그룹 레드벨벳까지 총 11팀(명)의 가수들로 이뤄진 남측예술단은 1500석의 공연장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에게 26곡의 노래를 선사했다.

공연은 ‘봄이 온다’를 형상화한 홀로그램 퍼포먼스와 재즈 피아니스트 김광민의 피아노 연주로 시작됐다. 이어 정인과 알리가 각각 ‘오르막길’과 ‘펑펑’을 부른 뒤 듀엣으로 ‘얼굴’을 선보였다.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서 서현이 사회를 보고 있다.

서현은 1일 오후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예술단 평양 공연’에서 사회를 본 후 ‘다시 만납시다’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했다. / 사진=남측예술단 공연 영상 캡처

사회를 맡은 서현은 “봄에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며 “남북 관계에도 희망이라는 꽃이 피어나고 있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서현은 지난 2월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서울 공연 때 북측 가수들과 ‘다시 만납시다’를 함께 불렀다.

백지영은 북한에서도 인기곡으로 꼽히는 ‘총 맞은 것처럼’에 이어 ‘잊지 말아요’를, 강산에는 실향민 가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라구요’와 ‘명태’를 들려줬다.

뒤이어 2002년 평양공연 후 16년 만에 다시 평양 무대 위에 선 윤도현과 YB밴드가 록버전으로 편곡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자신의 히트곡 ‘나는 나비’, 통일을 염원하는 ‘1178’을 차례로 불렀다.

레드벨벳은 ‘빨간 맛’, ‘배드 보이’로 분위기를 달궜다. 레드벨벳의 멤버 예리는 공연 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관객들이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게 박수를 쳐주고 따라 불러주기도 했다”며 “그것 때문에 긴장이 많이 풀렸다”고 말했다.

네 번째 방북 공연을 펼친 최진희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이기도 한 ‘사랑의 미로’와 ‘뒤늦은 후회’를 불렀다. 최진희는 평양만 세 번을 방문한 가수로 현지에서 지명도가 매우 높다. 최진희가 평양 공항에 도착하자 안내원들이 극진히 대접했다.

이선희는 ‘J에게”알고싶어요”아름다운 강산’을 연이어 불렀다. 서현은 “(우리는) 같은 언어를 쓰는 민족”이라며 “그것이 우리 감정을 하나로 이어준다”고 말하며 사회를 이어나갔다.

조용필은 김 전 위원장의 또다른 애창곡이라는 ‘그 겨울의 찻집’에 이어 ‘꿈”단발머리’여행을 떠나요’를 메들리로 불렀다. 조용필이 북한에서 공연을 한 것은 2005년 류경정주영체육관 단독 콘서트 이후 13년 만이다. 조용필은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서현은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지침을 내려 만든 노래이자 북한 가수 김광숙의 대표곡인 ‘푸른 버드나무’를 불렀다. 첫 소절부터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마지막으로 조용필이 ‘친구여’를 선창하자 무대의 양쪽에서 가수들이 한 두명씩 나와 삼지연 관현악단 서울 공연 당시 서현과 함께 불렀던 ‘다시 만납시다’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했다.

노래가 끝난 후에는 남측 가수, 북측 관객들 모두 두 팔을 머리 위로 들고 양쪽으로 흔들며 감동의 물결을 자아냈다. 이에 레드벨벳의 멤버 슬기는 눈시울을 붉혔고 최희선은 “눈이 먹먹해져 악보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연이 모두 끝난 후 로이킴의 ‘봄봄봄’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북측 관계자들이 남측예술단에게 꽃다발을 건네줬고 관객들은 남측예술단이 사라지는 동안에도 한동안 기립박수를 보냈다.

김 위원장은 출연진을 불러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하고 기념 사진도 찍었다. 출연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문화예술 공연을 자주 해야 한다. 이번에 ‘봄이 온다’고 했으니까 이 여세를 몰아서 가을엔 ‘가을이 왔다’고 하자”고 하자며 “이런 자리가 얼마나 좋은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전해 달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내가 레드벨벳 보러 올지 관심들이 많았는데 원래 모레(3일) 오려고 했는데 일정 조정해서 오늘 왔다”며 “평양 시민들에게 이런 선물 고맙다.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의 사전 행사임과 동시에 지난 2월 삼지연 관현악단의 방남 공연에 대한 답방 행사로 마련됐다.

우리 예술단은 오는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북측 예술단과 합동 공연을 한 뒤 그날 밤 여객기 1대와 화물기 1대를 통해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돌아온다. 인천공항 도착 시각은 4일 오전 1~2시께로 예상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