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로코물은 멋진 남주가 다가 아니라구요

다섯 줄 요약
다란(이민정)의 꼬리뼈 부상으로 엮이게 된 윤재(공유)와 다란은 만난 지 두 달 만에 결혼을 약속한다. 하지만 다란은 늘 “바쁘다”,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의사 윤재 때문에 청첩장부터 혼수, 신혼집까지 모두 혼자 준비해야 하는 우울한 예비신부다. 설상가상으로, 다란은 미국에서 왔다는 핑계로 대뜸 반말을 하는 안하무인 전학생 경준(신원호)의 말장난에 매번 당한다. 드디어 윤재가 다란을 만나러 오겠다는 그 날, 경준과 윤재는 교통사고가 나면서 영혼이 뒤바뀌게 된다.

Best or Worst
Worst: 아무리 예뻐도 지나치게 착하거나 어리바리하면 매력이 반감되는 법이다. 애인 윤재에게는 무조건 헌신하고 제자 경준에게는 큰소리 한 번 내지 못하는 다란은 이후 경준의 영혼이 깃든 윤재의 몸과 로맨스를 만들어가야 할 여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로 전혀 사랑스러움이 느껴지지 않는 인물이다. 갑자기 자신의 우산 속으로 들어 온 남자에게 대뜸 “저 결혼할 여자에요”라 말하는 뻔뻔한 착각, 버릇없는 제자에게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라는 흔한 대사를 남발하는 진부한 리액션, 툭하면 넘어지고 툭하면 출석부를 놓고 다니는 허술함까지 첫 회에서 보여준 다란의 모습은 상대방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연약한 신부감이 아니라 보는 이의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사고뭉치 캐릭터였다. 까칠하고 변덕스러운 말투로 일관하는 경준과 방송분량이 10분 남짓밖에 되지 않았던 윤재에 비해, 다란은 방송 초반에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특유의 유쾌하고 발랄한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는 키를 가진 인물이었음에도 정반대의 지점을 향해 전력 질주했다. 여주인공 캐릭터가 작품의 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작위적이라면, 제아무리 로맨틱한 왕자님이 와도 제대로 된 러브라인을 꾸려나갈 수 없지 않을까.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미국 학교 다니는 내 친구 박민식을 아냐고? 미국이 무슨 고등학교 동아리인줄 알아?
-이불 하나 걸치고 병원 복도를 활보하는 공유, 순간 런웨이인 줄 알았어요.
-수지 찾느라 목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2회부터 수지 분량 아시죠? 으.즈.므.니!

글. 이가온 thirt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