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없인 못 살아>, 무난한 가족극의 출발

<그대 없인 못 살아>, 무난한 가족극의 출발 4회 MBC 월-금 오후 8시 15분
전통적인 대가족이 중심인 가족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은 식사 신이다. 한국의 전통적인 가족문화가 압축된 장면인 동시에 가족극의 일상성을 대표하는 신이기 때문이다.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숟가락질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가족들의 모습에는 한 가족 간의 서열과 갈등 구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4회의 첫 장면인 김풍기(주현) 일가의 아침 식사 신 역시 그러한 특징을 잘 보여준다. 밥상의 한 가운데에는 “모든 집안 대소사의 중심”인 할머니 강월아(김지영) 여사가 있고, 그 좌우로 순종적인 아들 김풍기와 큰 며느리 인자(김해숙)가 그녀를 보좌한다. 겉보기엔 일상적인 밥상 풍경이지만 오고 가는 대화 속에는 가족 내 잠재된 갈등이 언뜻언뜻 드러난다.

그 핵심은 월아가 바로 옆에 앉히고 각별히 챙기는 치도(도지한)와 식사 자리에 유일하게 빠져있으나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 민도(박유환)의 갈등 구도다. 월아가 떠받드는 막내 손자 치도는 풍기가 밖에서 낳아온 자식이나 판사로 반듯하게 자라 집안의 자랑이 되지만, 뭐 하나 내놓을 구석이 없는 민도는 치도와 늘 비교당하며 집안의 문제아로 취급받는다. 그리고 이 둘은, 어제 민도와 헤어진 지수(박선영)가 치도를 맞선 상대로 만나게 되면서 러브 라인에서도 갈등 구도에 놓이게 된다. 는 그렇게 4회 만에 테이블 세팅을 완료하고 길고 긴 일일극 만찬의 첫 술을 떴다. 인자와 사돈 관계로 맺어질 지수 모친 미자(윤미라)와의 앙숙 같은 동창 관계나 두 집안의 대조적인 문화 등 김수현 가족극이 완성한 전형적 설정을 벗어나지 못하는 건 흠이지만, 이만하면 무난한 오첩 반상차림이라 할 수 있겠다.

글. 김선영(TV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