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리턴’ 봉태규 “김학범, 공백기 10년 동안 준비한 결과죠”

[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지난 22일 종영한 SBS '리턴'에서 김학범 역을 맡은 배우 봉태규./사진제공=iMe KOREA

지난 22일 종영한 SBS ‘리턴’에서 김학범 역을 맡은 배우 봉태규./사진제공=iMe KOREA

“오랫동안 꿈 꿔왔던 순간입니다.”

지난 22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리턴’(극본 최경미, 연출 주동민)에서 ‘악벤저스’의 멤버 김학범 역으로 활약한 봉태규가 이렇게 말했다. 23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2000년 영화 ‘눈물’로 데뷔한 봉태규는 ‘품행제로’ ‘광식이 동생 광태’ ‘방과 후 옥상’ ‘두 얼굴의 여친’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 시트콤 ‘논스톱4’ 등에서 활약했다. 그는 특유의 코믹하면서도 지질한 연기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굳혔지만 2008년 드라마 ‘워킹맘’ 이후 개인적인 사정으로 10년의 공백기를 가졌다. 간간이 특별출연이나 단막극, 또는 예능에 출연했지만 배우로서는 이렇다할 작품을 선보이진 않았다. 그런 그가 ‘리턴’을 통해 파격적인 연기변신을 했다. 막돼먹은 행동과 밑도 끝도 없는 ‘똘끼’의 김학범 역을 찰떡같이 연기하며 ‘리턴’의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막연하게 이 순간만을 기다렸는데 많은 사랑을 받아서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기분이 좋습니다. 저를 캐스팅해 준 주동민 PD, 최경민 작가에게 너무 감사해요. ‘광식이 동생 광태’(2005년) 이후 13년 만에 대표작이 바뀌는 것 같아 정말 좋습니다.”

봉태규는 이 작품을 처음 제안 받았을 때 “거절했다”고 했다. 시나리오에 설정된 김학범은 밑도 끝도 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인데다 분량도 많지 않았다. 일명 ‘악벤저스’라고 불리는 신성록, 박기웅, 윤종훈과 함께 출연하기 때문에 ‘캐릭터 차별화’에 대한 자신감도 없었다. 하지만 매니저와 아내를 비롯한 주변사람들이 그에게 “잘될 것 같다”며 적극추천 했다. 봉태규는 “그 때 선택하지 않았다면 더 긴 공백기를 가졌을 것”이라며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웃었다.

배우 봉태규는 "드라마 '리턴'이 나의 새로운 대표작이 됐다"고 말했다./사진제공=스토리웍스

배우 봉태규는 “드라마 ‘리턴’이 나의 새로운 대표작이 됐다”고 말했다./사진제공=스토리웍스

시청자들은 평소 선한 이미지의 봉태규가 “어떻게 악역을 소화할까”라며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그는 누구보다 리얼하게 김학범에 젖어들었다. “공백기 10년 동안 준비한 결과”라고 했다.

“이런 악역을 너무나 원했어요. 공백 기간 동안 다양한 작품들을 보면서 ‘나라면 이렇게 했을텐데’라고 상상을 했죠. 그런 것들이 잘 모여서 김학범이 탄생한 것 같아요. 툭하면 나올 정도로 준비한 거죠.”

그러면서 봉태규는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가 김학범을 통해 잘 분출 돼서 실감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이처럼 ‘리턴’은 배우로서 ‘인생 작품’을 만들어주기도 했지만 가족에게도 활력을 불어넣어줬다. 그는 “제가 이 작품을 하고 제일 좋았던 건 아내에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어서였다”며 “아내한테 뽐냈을 때 ‘잘했다’라는 칭찬을 받는 게 좋았다”고 했다.

하지만 ‘리턴’을 하면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방영 도중 제작진과 고현정의 불화로 주연배우가 박진희로 교체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봉태규는 “이 작품에 참여한 사람이지만 사건과 관련한 당사자는 아니기 때문에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후사정을 떠나서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다”며 “크게 동요하지 않고 캐릭터 준비에 힘썼다”고 말했다.

봉태규는 ‘리턴’을 통해 배우인생 제 2막을 열었다. 그는 “현재 좋은 에너지가 넘쳐서 이를 쏟아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어떤 캐릭터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굳이 하고 싶은 장르를 꼽자면 로맨틱코미디(이하 로코)나 악역이에요. 지금 로코를 한다면 20대와는 다른 표현 방식으로 재밌게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그런데 악역을 더 하고 싶은 욕심이 커요. 또 해도 부담이 없을 것 같아요. 기회만 닿는다면 하고 싶습니다.”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