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7년의 밤’ 빈틈 채운 류승룡X장동건의 열연

[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영화 '7년의 밤' 포스터/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7년의 밤’ 포스터/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7년의 밤’은 소설가 정유정이 쓴 같은 제목의 소설이 원작이다. 워낙 인기를 끌었던 베스트셀러여서 추창민 감독은 영화로 옮기는 데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원작에 있던 많은 인물들과 세밀한 감정들을 모두 담지는 못했지만 작품의 큰 골격과 중심이 되는 내용을 영화에 잘 담아냈다. 원작과 비교했을 때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은 배우 류승룡과 장동건의 열연으로 채웠다.

‘7년의 밤’은 한 순간의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최현수(류승룡)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오영제(장동건)의 이야기다. 치열한 두 남자의 격투와 지독한 부성애에 집중한 이 영화는 처절하다 못해 힘겹다.

소설에서 ‘세령마을’은 세령호라는 댐이 있는 가상의 마을이다. 영화는 이 상상의 마을을 소설에서 그려낸 이미지와 꽤 비슷하게 표현했다. 특히 추 감독은 영화 속 안개에 집중해 달라고 했는데, 안개들은 대부분 CG가 아니라 실제라고 한다. 영화의 스산한 분위기와 공포감이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영화는 ‘세령호 사건’이 발생한 2004년과 7년 후인 2011년의 모습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사건의 발단은 최현수다. 그는 아내의 성화를 못 이기고 ‘세령 마을’에 있는 이사 갈 집을 둘러보기 위해 나선다. 하지만 도착 직전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갑자기 도로 위에 나타난 여자아이 세령을 차로 친 것. 음주운전이었던 최현수는 세령을 보고 절망에 빠진다. 다행히 숨은 붙어 있었지만 그는 우발적으로 세령호 댐에 아이를 던진다.

한편 오영제는 자신의 학대를 이기지 못하고 도망 간 딸 세령을 찾기 위해 나선다. 하지만 딸의 행방을 알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결국 세령호를 수색하고 거기서 딸의 시신을 발견한다. 오영제는 최현수가 딸을 살해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서서히 그의 목을 죄어간다.

/사진=영화 '7년의 밤' 스틸컷

/사진=영화 ‘7년의 밤’ 스틸컷

오영제와 최현수의 쫓고 쫓기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최현수는 씻을 수 없는 죄책감과 두려움에 점점 미쳐간다. 오영제는 또 다른 광기를 분출한다. 복수심에 불타올라 최현수의 목을 죄는 데 집중한다. 그리고 자신의 딸을 잃게 만든 최현수에게 똑같은 방법으로 복수하고자 한다. 그의 아들 서원을 위기에 빠트리는 것이다.

두 사람의 광기는 모두 지독한 부성애에서 비롯됐다. 이 모습은 너무나 처절해 보는 사람까지 힘들게 만든다. 류승룡, 장동건의 열연에 관객은 점점 더 빠져 들어간다.

장동건은 존재만으로 ‘공포감’을 준다. 그는 살기어린 눈빛,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은 목소리로 이 캐릭터의 살벌함을 잘 표현했다. 기대 이상이다. 류승룡은 이 작품을 찍고 “6개월 이상 후유증에 시달렸다”고 했다.  그럴 만 했다. 죄책감과 불안감, 아들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은 처절하다. 그렇다보니 이 캐릭터에 안쓰러운 마음까지 들게 만든다. 배우 송새벽과 고경표도 영화의 주요한 인물로 등장한다. 류승룡과 장동건의 공백이 있을 때면 두 사람이 세밀하게 채웠다.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이미지 캐스팅은 아니다. 소설 속에 표현돼있는 캐릭터와 배우들의 이미지가 달라 원작 팬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배우들은 평소에 갖고 있던 이미지의 벽을 깨고 작품 속 캐릭터에 완성도 높게 녹아들었다.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123분. 3월28일 개봉.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