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영화] 빠져나올 수 없는 비극 ‘타클라마칸’

[텐아시아=박슬기 기자] 거대한 제작비 투입,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모으는 톱스타들의 출연만이 영화의 전부는 아니다. [별영화]는 작지만 다양한 별의별 영화를 소개한다. 마음 속 별이 될 작품을 지금 여기에서 만날지도 모른다. [편집자주]

영화 '타클라마칸' 포스터/사진제공=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영화 ‘타클라마칸’ 포스터/사진제공=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재활용 수거 일을 하며 삶을 버텨내려 하지만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태식(조성하). 네일 아티스트를 꿈꾸지만 빚 때문에 노래방 도우미로 살아가는 수은(하윤경). 더 이상의 비극은 없을 것만 같은 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한다. 영화 ‘타클라마칸’ 이야기다.

영화 제목인 ‘타클라마칸’의 뜻은 중국 신장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모래사막이다. 위구르어로 ‘돌아올 수 없다’는 뜻을 가졌다. 고은기 감독은 주연인 태식과 수은의 빠져나올 수 없는 비극을 그리기 위해 두 인물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태식은 잘 다니고 있던 건설회사에서 쫓겨난 뒤 아내에게 이혼을 당했다. 하나뿐인 아들이 유일한 낙이지만 만나기 쉽지 않다. 전 부인은 못난 그를 탓하며 툭하면 전화해서 비난한다. 홀어머니에게는 월세와 생활비를 줘야 한다. 그는 이 팍팍한 삶이 힘겹기만 하다.

수은은 네일 아티스트를 하기 위해 네일가게 개업에 공을 들인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떠안게 된 빚 때문에 기회는 물거품처럼 사라진다. 결국 돈 때문에 노래방 도우미에만 그치지 않고 손님 태식과 하룻밤을 보내기로 결심한다. 사랑하는 연인이 그토록 싫다고 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몸을 팔고 만다. 여기서 수은이 사랑하는 연인은 여자다. 이 영화는 동성애 코드도 담고 있다.

/사진=영화 '타클라마칸' 스틸컷

/사진=영화 ‘타클라마칸’ 스틸컷

고 감독은 “이 사회에서 살기 힘든 직업여성과 동성애자를 동시에 설정해 극한의 힘든 상황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성애 코드에만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영화는 태식과 수은의 순탄치 않은 일상들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마침내 두 사람이 만났을 때 관객은 묘한 희망을 갖게 된다.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는 두 사람이 ‘사랑을 느끼지 않을까’라고 말이다. 하지만 오히려 반대다. 두 사람이 만나자 이들의 비극은 절정에 달한다.

고 감독은 풀리지 않은 인생의 돌파구를 ‘내부순환로’로 표현했다. 서울 시내 중심을 관통하는 내부순환로가  꽉 막힌 인생을 풀어준다는 의미에서다. 하지만 내부순환로는 영화 속 두 인물에게 꿈일 뿐이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속담도 거짓으로 만든다. 그래서 영화는 더 현실적이다.

청소년관람불가. 상영시간 107분. 3월22일 개봉.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