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소공녀’, 눈물나게 사랑스러운 청춘 이야기

[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영화 '소공녀' 포스터/사진제공=광화문시네마,

영화 ‘소공녀’ 포스터/사진제공=광화문시네마,

“집은 없어도, 생각과 취향은 있어”

영화 ‘소공녀'(감독 전고운)의 주인공 미소(이솜)는 자신의 인생에 오지랖을 부리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비록 집 없이 떠돌아다니고 있지만 담배와 위스키 등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포기하지 않고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끝까지 추구한다.

미소는 가사도우미 3년 차로 일당 4만 5000원을 받아 집세, 약값, 생활비로 쪼개가며 생활한다. 빠듯한 삶에도 미소는 하루 한 잔의 위스키와 한 모금의 담배, 사랑하는 남자친구 한솔(안재홍)만 있다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

그런데 새해가 되자마자 상황이 바뀐다. 일당은 그대로인데 집세와 담배 가격까지 오르고 미소는 무언가를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담배와 위스키를 끊을 것 같지만, 미소는 다르다. 좋아하는 것들이 비싸지는 세상에서 과감히 집을 포기하기로 결정한다.

하루아침에 홈리스가 된 미소는 대학 시절 밴드 ‘더 크루즈’로 활동했던 멤버들을 한 명씩 찾아간다. 남들 눈에는 민폐로 보일 수도 있는 떠돌이 생활이지만 미소가 다녀간 자리에는 잔잔한 위로와 따뜻함이 남는다.

영화 '소공녀'/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영화 ‘소공녀’/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소공녀’는 연애, 결혼, 출산을 넘어 집, 인간관계 등 어려운 사회적 상황으로 인해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만 하는 N포 세대의 씁쓸한 단면을 반영한다. 하지만 사회가 규정하는 보통의 삶과는 정반대로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는 미소를 통해 작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담배와 위스키를 위해 집을 포기하는 미소의 모습이 누군가에겐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겐 대리만족과 판타지를 선사한다.

미소 역을 맡은 이솜의 변신도 눈에 띈다. 그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개성 있는 스타일로 주목받아온 그는 미소 캐릭터를 통해 수수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한다. 또 남자친구 역의 안재홍과도 현실 커플 못지않은 케미를 발산해 극에 몰입도를 높인다.

‘소공녀’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15세 관람가.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