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식당2’ 영업 끝]동화 속 사람들을 만났던 시간

[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윤식당2' 포스터/사진제공=tvN

‘윤식당2’ 포스터/사진제공=tvN

스페인 남쪽의 작은 섬. 화산암 사이로 푸른 바닷물이 넘실대고 색색의 건물이 삐뚤빼뚤 들어선 곳에 독특한 한식당이 들어섰다. 머리가 희끗한 사장 겸 주방장의 지휘에 맞춰 세 명의 직원들이 바삐 움직인다. 음식을 만들거나 내오는 솜씨가 때로 서툴지만 얼굴 붉히는 사람은 없다. tvN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2’의 모습이다. 새해 벽두에 문을 연 ‘윤식당2’가 지난 16일 막을 내렸다.

시즌1에서 인도네시아 발리에 가게를 냈던 윤식당은 올해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스페인 테네리페 섬 가라치코 마을에서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윤여정은 주방장 겸 사장, 이서진은 전무, 주방보조인 배우 정유미는 과장으로 승진했고 새로 합류한 배우 박서준이 막내가 됐다. ‘윤식당2’는 성황을 이뤘다. 가게는 손님으로 가득 찼고 방송은 5회 만에 16%에 달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tvN에서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윤식당’ 시리즈는 판타지에 충실했다. 직원들은 장사가 잘 되는 것은 좋아하지만 돈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사장 윤여정도 마찬가지다. 생업을 위해 운영하는 식당이 아니니 바쁘게 일하는 것마저 재밌는 소꿉놀이처럼 보인다. 밀려드는 주문에 윤여정이 “나는 (머리가) 돈다”고 말하는 것이나 정유미가 머리를 쥐어뜯는 모습이 심리적인 압박으로 전해지지 않는 이유다. 한 주의 피로가 누적된 금요일 밤, 편안하게 누워 시청하기에 제격이다.

사진=tvN '윤식당2' 방송화면

사진=tvN ‘윤식당2’ 방송화면

이번 시즌은 특히 ‘일상’과 ‘이웃’에 초점을 맞췄다. 시즌1의 주된 손님이 발리 관광객이었던 것과 다르게 시즌2에서는 마을 주민이 주로 식당을 찾았다. 친구나 연인은 물론 어린 아이를 데려온 손님도 자주 눈에 띄었다. 9회에 두 살짜리 아이와 등장한 부부 손님은 발리에서라면 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인근 레스토랑 직원들이 회식하며 행복을 논하는 장면(8회) 역시 마을 주민이 손님이었기에 가능했다. 사소한 순간을 아기자기하게 담아내는 ‘윤식당’은 이들의 일상을 놓치지 않고 카메라 안에 붙들었다.

지난 16일 방송된 10회 마지막 장면은 특히 상징적이다. 시즌1에서 영업을 마치고 바닷가를 찾아 휴양했던 윤식당 직원들은 시즌2에서는 지역 주민과 작별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박서준은 피자 가게 직원과 서로의 음식 맛을 칭찬했고, 윤여정은 단골손님과 볼키스를 나눴다. 윤여정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단골이 생긴다는 게 좋았다. 관광객보다 이 동네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가라치코 마을의 한 주민은 이들을 향해 “(이별이) 아쉽다. 여러분은 이미 가라치코 가족의 일원인 것 같다”는 메시지 남겼다.

‘윤식당2’의 진짜 감동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만들어졌다. 프로그램을 공동 연출한 나영석PD는 윤스키친을 “꿈의 공간 같은 곳”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꿈의 공간을 완성한 것은 아름다운 풍경이나 여유로운 가게가 아니라 사람 그 자체였다. 가라치코 마을 사람들에게 한식을 선물했던 지난 11주, 동화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난 시간이었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