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더유닛’ 이보림, ‘복사꽃 아가씨’의 피·땀·눈물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이보림 인터뷰

KBS 2TV ‘더유닛’에 출연했던 연기자 이보림.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보림에겐 꿈이 많다. 학창 시절에는 그룹 소녀시대의 윤아를 보며 무대 위에서 춤추는 것을 꿈꿨고, 지금은 배우로서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고 싶다. 첫 번째 꿈을 이루기 위해 이보림은 KBS2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더유닛’(이하 ‘더유닛’)에 도전장을 던졌다. 아이돌 그룹이나 연습생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기본기가 없었던 터라 ‘댄스 구멍’‘블랙홀’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이보림은 7개월 동안 잠자는 시간을 쪼개가며 몸이 부서지라고 연습했고, 바라던 무대에 섰다. 데뷔 팀에 들지는 못했어도 이보림은 “더 소중한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어떤 도전이나 시련이 오든 자신을 믿고 전진할 힘과 용기다.

“‘사람이 한 가지에 몰두하고 절실하면 되는구나’라고 느꼈어요. ‘더유닛’ 종영 후에 제 몸이 이렇게 망가진 줄 몰랐어요. 온몸이 다 멍투성이에다 잘 때는 파스가 없으면 안 되거든요.(웃음) 그런데 열정 소녀가 된 것처럼 제 자신이 많이 발전한 것을 느껴요. 그래서 ‘더유닛’은 절을 하고 싶을 정도로 고마운 프로그램입니다.”

이보림이 ‘더유닛’을 통해 얻은 또 다른 소중한 선물은 바로 팬들이다. 이보림은 “팬들이 생긴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행복한데 팬들이 올해 생일 때 선물과 편지들을 보내줘서 기대 이상으로 즐겁고 마음 편하게 보냈다”고 밝혔다.

이보림은 어렸을 때부터 무대 위에 서고 싶어했다. 하지만 충남 조치원읍에 살고 있던 소녀에게 쉽사리 기회가 닿지 않았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사라져가던 2012년, 이보림은 ‘복사꽃 아가씨 선발 충남대회’에 도전했다.

“고등학생 때 수학여행을 포기하고 참여했는데 진(眞)에 뽑혔어요. 불안해하고 있던 가운데 참여한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니 자신감이 생겼어요. 가족들도 그때부터 저를 믿어주기 시작하셨죠.”

 

이보림 인터뷰

KBS 2TV ‘더유닛’에 출연해 꿈을 이룬 연기자 이보림.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보림이 찾은 다음 기회는 ‘더유닛’이었다. 연기는 물론 춤, 노래 등 뭐든 잘 해내는 배우가 되고 싶었던 이보림은 “나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무대 위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저도 다른 아이돌 친구들처럼 절실했어요. 제 자신에게 실망하기도 싫었거든요. 그래서 길을 가다가도 거울에 제 얼굴이 비치면 연습했어요. 혼자 화장실에 가서 아이돌의 상큼한 표정과 손하트를 따라해보기도 했죠. 뻔뻔함도 많이 늘었습니다.(웃음)”

이보림에게는 등수를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순위에 연연해 하지 않고 자신과 팀원들에게 실망만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밤낮없이 연습한 결과 이보림의 등수는 44위에서 17위로 올랐다. 1차 시청자 투표 중간 집계 결과다.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어안이 벙벙했어요. 솔직히 말해서 저는 탈락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제 이름이 불리는 순간 부모님 생각이 나더라고요. 제 절실함이 통한 것 같았어요. 부담감을 저의 강한 면모로 더 이겨내자고 생각하면서 그때부터 더 악착같이 열심히 했습니다.”

‘더유닛’에 출연하면서 이보림은 성장했다. 자신도 몰랐던 승부사 기질을 발견했고 위기를 기회로 바꿀 줄도 알게 됐다.

“처음 무대 위에 올랐을 때 저한테도 승부욕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무대를 내려왔을 때 제가 할 수 있는 것만큼 다 못한 것 같아서 도망가고 싶었거든요. 결국 계단을 내려가면서 다리에 힘이 풀려서 넘어졌어요. 그런데 그 이후로 힘들 때마다 도망가고 싶던 그때를 떠올리게 됐어요. 또 ‘기회를 잡으려면 두 배 더 열심히 해야 한다,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저를 더 강하게 다그쳤어요.”

'더유닛'에서 스스로 성장했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는 이보림.

‘더유닛’에서 스스로 성장했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는 이보림.

이보림은 “‘더유닛’ 연습 기간에는 핸드폰 사용이 금물이었다. 메신저를 통해 하소연할 데도 없어지니까 정말로 혼자가 된 기분이었다”며 “힘들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사치라고 느껴서 그 시간에 연습을 하자고 생각을 바꿨다”고 밝혔다.

“땀을 흘리니까 힘든 것도 잊혀지더라고요.(웃음) 그때 소나무의 의진이 저한테 얘기를 많이 해줬어요. 기본 동작만 1년 동안 연습했다는 의진이의 말에 충격을 받았어요. 왜 아이돌 친구들이 동작을 한 번 보면 바로 외우는지 좀 알 것 같더라고요. 안무 선생님도 저를 놓지 않으시고 기본기부터 하나하나 알려주셔서 힘이 많이 됐어요.”

연습을 통해 발전을 거듭한 결과 이보림은 유닛 순위 발표식에서 18위를 차지하면서 파이널 무대 위에 오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얻게 됐다.

“사실 마음을 다 비운 상태였는데 그 자리에 앉아있으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무대 위에 서는 것이 제 꿈이었으니까 300% 힘을 내서 퍼포먼스를 했어요. 그리고 전광판에 제 얼굴이 18위로 뜨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앉았어요. 지난 7개월 동안의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자신에게도 잊지 못할 마지막 퍼포먼스를 펼친 이보림은 이제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는 몸이 익숙해졌는지 춤 연습을 안 하면 허전하더라고요. 그래서 취미처럼 연습실을 빌려서 춤을 추고 있습니다. 연기 연습도 병행하고 있어요. 가수 역은 물론 액션이 필요한 캐릭터, 호러 영화의 배역 등 모든 역할이 자신있어요. 또 한 번 스스로를 증명해 보일 수 있었으면 합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