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지독해서 더 사랑스럽다

[텐아시아=박슬기 기자] 거대한 제작비 투입,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모으는 톱스타들의 출연만이 영화의 전부는 아니다. [별영화]는 작지만 다양한 별의별 영화를 소개한다. 마음 속 별이 될 작품을 지금 여기에서 만날지도 모른다. [편집자주]

/사진=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포스터

/사진=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포스터

아이들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이름 부르는 것만으로도 재밌다는 듯 깔깔 거린다. 그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미소가 절로 난다. 하지만 이면은 곧 드러난다. 아이들은 주차돼있는 차에 침을 뱉고 거침 없이 욕을 내뱉는다. 하루라도 사고를 안 치면 좀이 쑤신다는 듯 매일같이 말썽을 피운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모텔 ‘매직 캐슬’에 사는 여섯 살 꼬마 무니(브루클린 프린스)와 친구 스쿠티(크리스토퍼 리베라), 젠시(발레리아 코토)의 이야기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디즈니랜드 맞은 편 모텔에 사는 빈민가 아이들의 일상을 담았다.

션 베이커 감독은 빈민가에 사는 사람들의 민낯을 신랄하게 보여주면서도 사랑스럽게 그렸다. 궁핍한 일상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어떤 것에 행복을 느끼고 어떤 일상을 살아가는지를 조화롭게 그렸다. 그래서 영화는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영화의 주인공인 여섯 살 무니는 뚜렷한 직업도 남편도 없는, 소녀에 가까운 20대 엄마 핼리(브리아 비나이트) 밑에서 자란 아이다. 불안정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엄마와 있어서 마냥 행복하다.

엄마 핼리는 온 몸이 문신으로 도배돼 있다. 헐벗은 옷차림, 딸 앞에서 욕을 하고 진상 짓을 하는 건 기본이다.  딸이 누워있는 침대에서 담배도 피고 마약도 한다. 그런가 하면 일주일치 방세를 벌기 위해 짧은 바지와 민소매 티셔츠만 입고 딸과 함께 향수를 판다. 무니는 그런 엄마를 돕기 위해 어른들에게 거리낌 없이 다가가 너스레를 떤다.

우리나라 엄마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환장할 노릇’일 테다. 그런 면에서 핼리는 분명 보편적인 엄마의 모습과는 다르다. 하지만 딸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그 누구보다 크다. 핼리가 하는 모든 행동에는 딸에 대한 애정이 짙게 깔려 있다. 영화는 여러 작품에서 보여줬던 잘 포장된 ‘모성애’와는 결이 다른 ‘모성애’를 표현한다. 하지만 핼리의 이런 행동이 ‘모성’으로 극복할 수 없다는 것도 분명히 한다.

션 베이커 감독은 이 말썽꾸러기 모녀의 순수함도 놓치지 않았다. 선풍기 하나에 깔깔 거리고, 지나가는 헬기에 미소 짓고 춤을 추는 모녀의 모습을 비춘다. 소소한 것에 행복해 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부럽기까지 하다.

영화는 신선함의 연속이다. 특히 배우 윌렘 대포를 제외하고 출연하는 이들은 대부분 연기가 처음이라 신선함은 배가된다. 션 베이커 감독은 플로리다 현지 오디션을 개최하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새로운 인물들을 찾았다고 한다. 또 실제 모텔에 살고 있는 아이를 캐스팅하기도 했다. 감독은 극 중 핼리와 무니 모녀만큼 무모하게 도전했지만 이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었다.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111분. 3월7일 개봉.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