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영화계→가요계로 번진 ‘미투’ 불씨… 참담한 연예계

[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음악인 강태구(왼쪽부터) 남궁연 던말릭 / 사진=텐아시아 DB

음악인 강태구(왼쪽부터) 남궁연 던말릭 / 사진=텐아시아 DB

공연·영화계에서 시작된 ‘미투(Me, too)’ 운동의 불씨가 가요계까지 번졌다. 가수 강태구, 드러머 남궁연, 래퍼 던말릭 등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강태구는 전 연인 A씨에게 데이트 폭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A씨가 지난 2일 온라인에 폭로글을 게재하며 논란이 시작됐다. A씨에 따르면 그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강태구와 교제하는 동안 데이트 폭력에 시달렸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정신적인 고통을 안고 살아야 했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강태구는 6일 SNS로 A씨에게 보내는 글을 게재했다. “너에게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며 “네 이야기 속에 거짓도 있다. 그리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데이트 폭력 피해자를 다시 만나겠다는 그의 태도에 누리꾼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일방적으로 당사자에게 만나자고 한 것은 아니었다. 오해가 있다면 당사자에게 사과드리겠다. 당사자가 원하는 대로 다른 사람을 통해 제 이야기를 전달하고 사과를 하겠다”고 다시 밝혔다.

2013년 포크가수로 데뷔한 강태구는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정규1집 ‘블뢰(Bleu)’로 올해의 음반상, 최우수 포크음반, 최우수 포크 노래 등 3관왕을 차지했다. 한국대중음악상 사무국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강태구에 대한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성추문 폭로가 잇따르고 있는 남궁연은 “사실무근”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한 상태다.

남궁연에 대한 폭로는 지난달 28일 A씨로부터 시작됐다.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남궁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리자 남궁연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남궁연의 아내로부터 회유 전화를 받았다고 추가 폭로했다. 이 외에도 B씨, C씨가 각각 ‘뉴스룸’ ‘SBS 8뉴스’를 통해 남궁연에게서 작업을 빌미로 납득할 수 없는 노출을 요구받거나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혔다.

반면 남궁연 측의 입장은 변함없다. 법률대리인 진한수 변호사는 “세 건의 폭로가 나왔는데, 첫 번째와 세 번째는 폭로자가 특정됐고 사실관계도 확인이 됐다. 민사와 형사로 고소를 동시에 할 예정”이라며 “두 번째 폭로는 폭로자가 특정되지 않고 내용도 불분명하다. 폭로자와 내용이 특정되면 그에 대해 대응한다”고 말했다.

래퍼 던말릭은 지난달 팬과 아티스트의 권력관계를 이용해 추행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던말릭은 자신의 SNS를 통해 잘못을 시인하고 “피해자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뉘우치고 더 나은 사람이 돼 추후에 크고 작은 사건들을 만들지 않고 조심히 스스로 경계하면서 살아가겠다”고 사과했다.

이에 던말릭이 소속됐던 데이즈얼라이브 대표 제리케이는 “변명의 여지없이, 던말릭은 현 시간부로 데이즈얼라이브 멤버에서 제외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소속사 퇴출 후에도 던말릭에 대한 추가 폭로가 나와 충격을 줬다. 제리케이는 “두번째 피해자의 증언 역시 사실임을 인정했다. 데이즈얼라이브는 단체 혹은 구성원 개인 어느 차원에서든 피해자 편에 설 것”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음악인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 ‘미투’ 폭로가 속속들이 나오고 있어 더한 파장이 예상된다. 아울러 이번 ‘미투’ 운동을 계기로 연예계의 비상식적인 관행들이 자정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