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마틴스미스, ‘미쳤나봐’에 담은 큰 그림 “빌보드·틴트·정체성”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데뷔 후 첫 EP 'SLATE'를 발매한 팝 듀오 마틴스미스의 정혁(왼쪽)과 전태원. / 사진제공=브이엔터테인먼트

데뷔 후 첫 EP ‘SLATE’를 발매한 팝 듀오 마틴 스미스의 정혁(왼쪽)과 전태원. / 사진제공=브이엔터테인먼트

팝 듀오 마틴 스미스(보컬·기타·랩 전태원, 메인 보컬 정혁)가 ‘미쳤나봐’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22일 데뷔 후 처음으로 발매한 EP ‘SLATE(슬레이트)’다. 기획부터 짜임새, 곡의 수준까지 나무랄 데 없는 이 앨범은 Mnet ‘슈퍼스타K7’에서 TOP5에 들었던 마틴 스미스의 역량과 발전을 입증했다.

마틴 스미스는 앨범을 한 편의 청춘 영화처럼, 각 수록곡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구성했다. 주제는 스무 살 소년의 첫사랑과 이별이다. 전태원은 “‘듣는 영화’가 콘셉트인 앨범이라 앨범명 후보에 봉준호, 스티븐 스필버그도 있었다”며 “‘컷’ 소리와 함께 영화의 각 신(scene)이 시작되는 것처럼, 곡을 재생하면 일시 정지를 누른 듯 첫사랑의 면면이 천천히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마틴스미스 EP 'SLATE' 커버 / 사진제공=브이엔터테인먼트

마틴스미스 EP ‘SLATE’ 커버 / 사진제공=브이엔터테인먼트

“스무 살 때는 잠도 못 자고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기도 하고, 마음껏 내어주는 자세로 연애를 하잖아요. 스무 살만의 순수한 감정들이 너무 소중해서 앨범에 쏟아내고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전태원)

‘미쳤나봐’는 기타리스트 정성하가 피처링 해 화제를 모았다. 정혁은 “‘슈퍼스타K7’에 출연한 후 정성하가 먼저 페이스북으로 친구 추가를 해서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사칭인 줄 알았다”며 “나이도 같아 성하의 집에도 놀러가고 한강에 가서 기타 치면서 놀기도 했다”고 밝혔다.

“‘미쳤나봐’에서 전자기타 부분을 특별하면서도 세련되게 표현해 줄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성하가 떠올랐어요. 곡을 들려줬는데 성하가 바로 수락했고, 집에서 한 번에 녹음이 끝났어요. 외국 뮤지션의 사운드를 듣는 것 같았죠.”(전태원)

앨범에는 정성하와 예서(YESEO), 두 명의 아티스트만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예서가 참여한 4번 트랙 ‘Need A Love’는 전 트랙 중 유일하게 여자의 답장이 들어간 곡으로 더 의미 있다. 정혁은 “‘Need A Love’는 오래 작업한 곡”이라며 “연애를 하며 느끼는 혼란스러움, 실수를 할 때 찾아오는 많은 복합적인 감정이 앨범에서 처음 나타나는 트랙이다. 내면을 표현하는 곡이자 팬송이기도 한 노래”라고 설명했다.

“예서는 싱어송라이터들 사이에서 잘한다고 입소문이 난 친구입니다. 물론 저도 예전에 공연을 같이 하면서 느꼈고요. 앨범에 여성 피처링으로 예서의 목소리를 꼭 쓰고 싶었는데 노래를 들려주니 너무 좋다고 해서 작업을 같이 하게 됐습니다.”(전태원)

‘미쳤나봐’의 뮤직비디오는 8분 2초가량의 단편영화처럼 촬영됐다. 자이언티가 속한 아티스트 집단 홀로코인의 김호빈 영상감독이 연출한 이 뮤직비디오는 독립영화처럼 시작됐다가 SF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연상시키는 장면들로 마무리 돼 호기심을 자극한다. 전태원은 여자주인공의 남자친구로, 정혁은 외계인으로 출연했다. 남자주인공은 배우 이주승으로,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것은 처음이다.

“촬영을 함께하면서 주승이 형이 정말 매력있다고 느꼈어요. 대기할 때는 조신하게 있다가 ‘컷’ 소리만 나면 촬영에 빠져들 듯 몰입해요. 30년 뒤에 또 저희 뮤직비디오 찍어주기로 약속했어요.(웃음)”(정혁)

마틴스미스의 '미쳤나봐' 뮤직비디오 캡처.

마틴스미스의 ‘미쳤나봐’ 뮤직비디오 캡처.

첫 EP를 준비하는 동안 마틴 스미스의 팀워크는 더욱 돈독해졌다. 정혁보다 두 살 위인 전태원은 팀워크의 비결로 장난끼를 들었다. 그는 “혁이가 많이 대들긴 하지만 서로 피드백을 해줄 때도 예쁘게 말하는 편”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태원이 형과는 음악뿐만 아니라 성격에도 교집합이 있어요.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대신 햄버거와 게임을 좋아하고 감성적이에요. 저는 홍대에 살고 형은 안산에 사는데, 만약 가까웠다면 게임을 같이 하자고 계속 형을 불렀을 겁니다.(웃음) 형제 같아요.”(정혁)

“각자 취미를 따로 가지는 것도 팀워크나 곡 작업에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서로의 다른 경험이 영감이 되기도 하거든요. 저는 전동 퀵보드 타기가 취미이고, 혁이는 감정이입 하는 것을 좋아해 전시나 영화, 드라마 보기로 시각적인 영감을 채우는 편이에요.”(전태원)

빌보드 차트 진입을 꿈꾸며 성장하는 밴드 마틴스미스. / 사진제공=브이엔터테인먼트

빌보드 차트 진입을 꿈꾸며 성장하는 밴드 마틴스미스. / 사진제공=브이엔터테인먼트

1년 동안 EP ‘SLATE(슬레이트)’를 준비하며 둘은 ‘마틴 스미스가 잘할 수 있는 것, 마틴 스미스만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 그 결과 듣기에는 좋지만 부르기엔 힘든 곡들이 탄생했다. 정혁은 “‘봄 그리고 너’는 숨 쉴 수 없는 곡” “랩과 노래를 하는데 기타도 쳐야 하는 ‘보내기’는 기인열전 수준”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저희는 곡을 만들 때 항상 음원 버전, 라이브 버전, 어쿠스틱 버전의 세 버전으로 만들고 있어요. 팬들이 우리를 차트에서 볼 때, 공연에서 만날 때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게 말이죠. 또 영어로 곡을 바꿨을 때도 어색하지 않아 빌보드 차트에도 진입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에요.”(전태원)

빌보드 진입은 마틴 스미스가 EP를 준비하면서 그린 세 가지 큰 그림 중 하나다. 나머지 두 목표는 마틴 스미스의 정체성을 알리는 것, 더 성장해 화장품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남성용 틴트를 출시하는 것이다. 정혁은 ”단 하나의 곡으로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SLATE(슬레이트)’로 스무 살 사랑에 대한 메시지와 우리의 음악 정체성을 전달할 수 있어 보람차다”고 밝혔다.

“처음 제 영어 이름을 지을 때 후보 중에 맥(MAC)이 있었어요. 우리가 진짜 ‘슈퍼스타’가 된다면 화장품 브랜드나 노트북 브랜드와도 협업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 브랜드들을 제가 좋아하기도 하고요.(웃음) 제 꿈은 이뤄질 때까지 계속됩니다.”(전태원)

마틴 스미스는 현재 단독 콘서트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혁은 빌보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영어 공부에도 열심이다.

“올해는 마틴 스미스가 새로 시작하는 해에요. 영어 공부를 계속 해서 영어 버전으로도 전 세계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습니다.(웃음)”(정혁)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