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임창정 “제2의 전성기는 옵니다”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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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게이트’에 출연한 배우 임창정이 “제2의 전성기가 온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언젠가 제2의 전성기가 올 거라고 믿어요. 작품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웃는 이유죠. 좌절해서 포기한다면 꿈은 절대 이뤄지지 않으니까요.”

배우 임창정이 영화 흥행에 대한 걱정을 내비치면서도 애써 웃으며 이 같이 말했다. 임창정은 지난 28일 개봉한 영화 ‘게이트’에서 불의의 사고로 바보가 된 검사 규철 역을 맡았다. 특유의 친근감이 묻어나는 코미디 연기가 관객들을 웃긴다. 영화는 금고를 털려다가 나라를 발칵 뒤집어버린 남다른 도둑들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코미디다.

“제작비가 적었기 때문에 시나리오 자체가 풍성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현장에서 재미있는 장면들이 첨가되고 연출이 더해져 완성도 높은 영화가 나왔다고 생각해요. 최선을 다했기에 충분히 만족할 만한 작품입니다.”

영화에는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한 중년 여성이 등장한다. 영화 제작 단계에서 신재호 감독이 “최순실 게이트를 모티브로 한다”고 말하는 바람에 정치색이 짙은 영화라고 생각하는 예비 관객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게이트’엔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요소들이 가득했다.

“처음 시나리오엔 최순실 사건을 연상케 하는 장면들이 삽입돼 있었어요. 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죠.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신 감독님에게 다른 방향을 제안해주다가 영화에 우정 출연을 해주기로 했습니다. 계속 의견을 주고받다가 돈까지 빌려주면서 제작까지 하게 됐고요.”

그 바람에 영화에서 비중이 적은 야망가 민욱 역으로 우정 출연을 하려고 했던 임창정은 주인공 규철 역을 맡게 됐다. 그는 자칫 지나치게 비칠 수 있는 바보 캐릭터를 유쾌하게 소화한다. 옆집 여자 소은(정려원)에게 막무가내로 애정을 표현하다가도 “돈 좀 빌려주세요”라고 말하거나, 도둑질을 모의하는 인물들 가운데 나타나 “나도 합류하겠다”고 선언하는 모습 등은 관객들의 웃음을 터뜨린다.

“너무 바보처럼 그려지면 규철이 도둑들 팀에 합류하는 데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주변에 있을 법한 정신 없는 사람을 연기하려고 했습니다. 물론 멀쩡한 검사 모습을 연기할 때도 크게 멋있지 않아서 자존심이 상하긴 했지만요. 하하.”

영화엔 현실을 떠오르게 하는 요소들도 있지만 만화 같은 설정이 많아서 더 재밌다. 임창정은 이 부분을 특히 강조했다. 관객들이 정치색을 기대하며 영화에 접근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최순실 사태를 떠올리며 영화에서 연관성을 찾으려고 한다면 하나도 웃기지 않을 거예요. 이 영화를 통해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 게 아니니까요.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에 와서 즐겨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기에 의미가 남다르지 않을까 싶었지만 임창정은 고개를 저었다. 부진한 성적을 거뒀던 전작들을 선뜻 언급하며 “흥행에 참패했던 작품들에도 남다른 애정이 있었다. 흥행은 운이다. 난 최선을 다한 것에 만족하다. 흥행작만이 좋은 작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흥행은 투자자들에 대한 예의지만, 그게 맘대로 되나요”라고 덧붙이며 크게 웃었다.

“또 실패하더라도 웃을 준비를 해야죠. 제2의 전성기가 분명히 올 거라고 믿습니다. 좌절해서 일을 그만둔다면 꿈은 이뤄지지 않잖아요. 계속 (연기를) 해야죠.”

가수 활동에 연기, 사업까지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원조 만능엔터테이너’로 불리는 영화 연출에도 도전한다. “아직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지만 계속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많은 사람들이 제 노래나 연기에 ‘임창정의 색이 있다’고 해주잖아요. 저만의 색이 담긴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