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우리에게 필요한 건 따뜻한 위로

[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사진=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메인포스터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메인포스터

히가시노 게이고의 베스트셀러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스크린으로 옮겨졌다. 일본에서 먼저 개봉한 이 영화는 일본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미술상 등 6개 부문에 오르며 국내 팬들의 기대감을 키운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비밀을 간직한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든 3인조 도둑이 32년 전 과거로부터 온 편지에 답장을 보내면서 벌어지는 기적 같은 일을 그렸다. 히로키 류이치 감독은 상상 속에만 있던 그림들을 완성도 높게 표현하기 위해 규슈의 오이타현에 직접 세트를 짓고 한 달 간 촬영했다.

영화는 잡화점을 통해 과거와 현재 인물들이 주고받는 편지에 집중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사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또 편지를 통해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연결고리가 드러나면서 몰입도를 더한다.

2012년의 감성과 1980년대 감성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 세대는 다르지만 각자가 갖고 있는 고민과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은 소소한 웃음을 준다. 특히 2012년 젊은 청년들의 현실적이면서도 엉뚱한 조언은 1980년의 사람들에겐 인생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되는데 이 점 또한 눈여겨 볼만하다.

나미야 잡화점의 주인 나미야 유지는 아이들의 장난스러운 질문부터 인생의 기로에 놓인 어른들의 고민까지 진심을 다해 답장을 해준다. 나미야 유지의 절묘한 해답은 관객들에게도 묘한 위로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나미야 유지는 시한부 삶을 선고 받고 자신이 보낸 편지가 그들의 인생에 도움이 됐을 지에 대해 고민한다. 마냥 조언이라고 생각한 자신의 말 한마디가 타인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끼쳤을지 갑자기 두려움에 휩싸인 것이다.

하지만 나미야 유지에게서 조언을 얻은 이들은 대부분 행복한 삶을 살았다. 그에게 원했던 것은 고민에 대한 해결책이 아니라 그저 따뜻한 위로 한마디였던 것이다. 이를 알게 된 나미야 유지는 그들의 평안한 소식을 듣고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히로키 류이치 감독은 리얼리즘과 판타지의 조화에 가장 중점을 뒀다. 또한 시·공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완성된 영화를 본 원작자 히가시노 게이고 역시 만족했다고 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관전 포인트다. 나미야 유지를 연기한 니시다 토시유키는 굵직한 존재감으로 극에 무게감을 더한다. 또 3인조 도둑의 리더 아츠야 역을 맡은 야마다 료스케, 3인조 도둑과 편지를 주고 받는 ‘생선가게 뮤지션’ 역의 하야시 켄토, ‘길 잃은 강아지’ 역의 오노 마치코 등이 극에 풍성함을 더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28일 개봉했다. 상영시간 130분, 전체관람가.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