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작 미리보기] 웃음 ‘게이트’가 열렸다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영화 '게이트' 스틸컷

영화 ‘게이트’ 스틸컷

범죄 코미디라고 하자니 어딘지 어설픈 구성원들의 분투기가 실시간으로 관객들을 웃긴다. 그야말로 웃음 ‘게이트’가 열렸다.

영화 ‘게이트’는 금고를 털려다가 나라를 발칵 뒤집어버린 남다른 도둑들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코미디다. 일련의 사건으로 팀이 된 도둑들이 우연히 부정한 돈을 훔쳐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고,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애쓴다.

일반적인 범죄 영화엔 수준급 실력의 구성원과 최첨단 장비 등이 기본적으로 갖춰진다. 이런 점에서 ‘게이트’는 시작부터 차별화된다. 영화를 연출한 신재호 감독이 ‘변두리 어벤저스’라고 소개할 정도로 다소 허술한 캐릭터들이 뭉치는 것.

소은(정려원)은 가족을 외면하고 산 아빠이자 도둑 장춘(이경영)과 삼촌 철수(이문식)를 비난하지만 결국 이들과 손을 잡고 팀의 브레인으로 나선다. 옆집 사는 바보 규철(임창정)은 자신의 집을 아지트로 빌려주는 것을 계기로 팀에 합류한다. 도둑질을 당한 뒤 도둑질을 하려는 야망가 민욱(정상훈) 역시 팀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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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아니기에 이들이 쳐놓는 덫은 다소 허술하다. 소은은 짜장면 배달부를 포섭하기 위해 바바리걸로 변신하고, 나머지 멤버들이 짜장면에 수면제를 타는 식이다. 하지만 영화 자체에 만화적 요소가 많다 보니 이런 전개가 장점이 된다.

만화적인 요소들은 ‘게이트’를 웃기는 핵심이다. 정부 비리를 수사하던 검사가 사고 이후 기억을 잃고 바보가 되는 설정이나, 그가 별다른 개연성 없이 옆집 여자 소은과 엮이고 싶어 안달이 난 모습, 사채업자 민욱이 소은에게 첫눈에 반해 거액의 몸값을 제시하는 모습 등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자칫 과하게 보일 수 있는 장면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건 연기파 배우들의 몫이다.

정상훈의 등장신은 단연 압권이다. 그의 연기 변신은 놀라울 정도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악역을 맡았는데, 살벌한 언행을 일삼으면서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줄타기를 적절하게 해낸다. 특히 거대 금고에 갇힌 그의 원맨쇼는 영화 상영이 끝난 후에도 잔상이 남아 피식 웃음을 유발한다.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는 한 중년여성의 등장이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을 연상케 한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하지만 감독과 배우들이 입을 모아 얘기한 만큼 ‘게이트’는 “갑에 대항하는 을들의 도둑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정치적 접근보다는 영화적 재미에 집중한다면 더 크게 웃을 수 있다.

‘게이트’는 오늘(28일) 개봉한다. 15세 관람가.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