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기사’ 종영] 증명한 김래원, 성장한 신세경, 발견한 서지혜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흑기사'에서 열연한 신세경, 김래원, 서지혜 / 사진=텐아시아DB

KBS2 ‘흑기사’에서 열연한 신세경, 김래원, 서지혜 / 사진=텐아시아DB

김래원은 ‘로맨스 장인’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고 신세경은 풍성해진 감정 연기로 스펙트럼을 넓혔다. 눈에 띄는 활약이 없던 서지혜는 ‘인생 캐릭터’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KBS 수목드라마 ‘흑기사’가 지난 8일 종영했다. 이야기 초반엔 슬로베니아를 배경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하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비슷한 이야기가 되풀이되고 두 남녀 주인공보다는 서브 여주인공에 초점이 맞춰 전개되면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특히 최종회에서는 이야기가 급하게 마무리된 탓에 완성도가 떨어지는 느낌을 줬다. 샤론(서지혜)은 불에 타 재가 돼 사라졌다. 수호(김래원)와 해라(신세경)는 꽃길을 걷는 듯했지만 불로불사의 존재가 된 수호 때문에 해라는 홀로 늙어갔다.

노파가 된 해라와 여전히 젊은 수호는 슬로베니아에서 옛날을 회상했다. 해라는 수호의 어깨에 기대 생을 마감했다. 혼자 남은 수호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만나든, 다시 볼 수 없다고 해도 널 끝까지 지켜주고 싶었던 흑기사가 있었다는 걸 기억해달라. 그 사람 인생은 네가 있어서 가능했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르고 외모가 변해도 변함없이 사랑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먹먹함을 자아냈고 아름다운 풍광은 이런 분위기를 배가했다. 하지만 회상 장면이 한 회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거나 이야기의 주된 긴장 유발자인 철민(김병옥)의 죄가 다소 쉽게 세상에 드러나며 개연성이 떨어졌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KBS2 '흑기사' 최종회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흑기사’ 최종회 / 사진=방송 화면 캡처

하지만 배우들의 열연은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장르에서 연기력을 뽐내왔지만 특히 로맨스 장르에서 ‘눈빛 장인’ ‘로맨스 장인’으로 불리며 사랑받았던 김래원은 전생부터 한 여자만 사랑하는 순정파 캐릭터를 맞춤옷처럼 소화했다. 상대방을 뜨겁게 사랑하는 눈빛과 진심을 전해주는 중저음의 목소리는 여성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그가 내뱉는 대사들은 명대사로 꼽혔다.

다시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방법이 해라와 헤어지는 것임을 알면서도 끝까지 사랑을 지켜내는 모습을 섬세한 연기로 표현하며 설득력을 높였다.

신세경은 더욱 깊어진 감정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극 초반엔 되는 일 없어 좌절하는 청춘의 모습을 흔들리는 눈빛으로 보여줘 놀라움을 안겼다. 특히 전생 장면에선 목소리를 잃고도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간 샤론에게 한 서린 눈빛으로 저주를 내뱉는 장면이 오래 회자됐다.

수호와 만난 이후엔 사랑스러운 로맨스 연기로 뭇 남성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고 직장인으로서의 열정과 애환도 연기에 담아내며 공감을 샀다. 최종회엔 노파 분장까지 감행하며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서지혜는 그야말로 재발견됐다. 2003년 ‘올인’으로 데뷔한 뒤 꾸준히 작품 활동을 했음에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그는 전생에 지은 죄로 불로불사의 벌을 받고 있는 샤론 역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고혹적인 자태로 미스터리한 캐릭터에 설득력을 더했고 섬뜩함과 허당 매력을 오가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흑기사’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위험한 운명을 받아들인 순정파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후속작으론 ‘추리의 여왕 시즌2’가 오는 28일부터 방송된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