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김현숙, “‘막영애16’, 인생의 한 단락을 마무리했죠”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의 시즌 1부터 시즌 16까지 영애를 맡아 연기한 배우 김현숙 / 사진제공=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16에서 영애를 맡아 연기한 배우 김현숙. / 사진제공=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6(이하 ‘막영애16’)’이 영애(김현숙)의 결혼과 함께 끝났다. 결혼이 영애 인생의 종착역은 아니겠지만 지난 10년 간 이어져왔던 영애의 연애와 이를 둘러싼 분투는 일단락됐다. 배우 김현숙에게도 그랬다. 김현숙은 “‘막영애16’은 인생의 한 단락을 마무리하는 시즌과 같았다”며 “이번 종영은 다른 시즌보다 더 뿌듯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에 사람들이 욕을 많이 했어요.(웃음) 삼각관계 지긋지긋하다고, 드라마 아니면 누가 영애에게 그런 꽃미남들이 달려들겠냐면서요. 이번 시즌에 드디어 결혼을 해서 시원섭섭합니다. 오랫동안 못 봤던 원년 멤버들도 많이 나와서 뿌듯하더라고요.”

김현숙은 영애가 결혼을 하면서 새로운 시즌을 시작한 터라 육체적으로도 촬영이 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번 시즌에는 작가들이 저를 마음대로 못 건드렸어요.(웃음) 예전에는 물에도 빠지고, 몸으로 부딪히는 장면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극 중에서 임신을 하니 저를 덜 굴렸던 것 같아요. 대신 실내 세트장에서 하는 감정 신들이 많았죠.”

‘막영애16’에서 팬들도, 김현숙도 잊지 못할 장면은 영애의 결혼식이다. 드라마가 16회로 달려가면서 김현숙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이 영애의 결혼식을 그린 대본이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막상 받아 본 대본에는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그림이 펼쳐져 있었다. 버진로드를 걷는 영애와 승준(이승준)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축의금 도둑을 때려 잡는 영애를 비추는 데 집중했다.

“처음에는 섭섭했어요. 10년을 기다렸는데 식장도 못 들어가고 끝나나 싶었죠.(웃음) 그렇지만 ‘영애스러운’ 결혼식이었던 것 같아요. 16회 대본이 다른 회보다 늦게 나와서 알아보니까 작가들이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누구도 아닌 영애의 결혼식이었기 때문에 수정을 여러 차례 거쳤다고 합니다. 공감을 주면서도 차별화를 해야 되니까요. 전 50% 이상 만족합니다.”

영애를 '영애답게' 표현하는 것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는 배우 김현숙 / 사진제공=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영애를 ‘영애답게’ 표현하는 것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는 배우 김현숙 / 사진제공=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열여섯 번째 시즌까지 달려오면서 결국 승준이 마지막 남자가 된 데 대해 김현숙은 “아쉽긴 하다. 캐릭터가 너무 철딱서니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배우로서의 호흡은 만족스러웠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철이 없어야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나오니까 좋아요. 승준 오빠는 ‘난 오죽하겠냐. 넌 다 만나보기라도 했지. 난 오자마자 첫 여자가 너고 끝 여자가 너다’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서로 만족해야지 어쩌겠어요, 이제. 당장 이혼할 것도 아니고요.(웃음) 그래도 상대 배우로서는 너무 좋습니다.”

김현숙은 자신도 실제로 임신했던 경험이 있던 터라 영애의 임신을 연기하기가 좀 더 수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애를 ‘영애답게’ 표현하기 위해 그도, 제작진도 많은 고민을 했다.

“사실 3회 때 작가들과 처음으로 목소리를 높여 싸웠어요. 저는 아무리 영애가 혼전 임신이라 해도 임신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마냥 싫거나 당황스럽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10주 차 됐네요. 축하드립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살짝 웃었는데, 작가들이 모니터하고 나서 펄쩍 뛰더라고요. ‘왜 그렇게 좋아하느냐면서, 그거 아니라’고요.(웃음) 일반적인 임산부인 김현숙이 겪었던 감정과 영애로서의 감정은 달라야 했던 거죠.”

이 같은 제작진의 고민은 ‘막영애16’에서 드러났던 캐릭터들의 변화에도 묻어났다. 영애는 좀 더 유해졌고, 이수민(이수민)과 라미란(라미란)은 마치 그 빈자리를 채우는 듯했다.

“이번 시즌에서 영애 특유의 ’막돼먹은’ 장면들을 이수민과 라미란이 대신했다는 평도 있지만 그게 순리라고 생각해요. 영애가 임신이라는 전환점을 맞이 했잖아요. 저도 출산 이후의 삶이 많이 바뀌었는데, 영애도 마냥 예전 같은 모습일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영애가 임신을 했는데 매번 소매치기나 변태를 때려 잡을 순 없는 것이니까요.(웃음)”

‘막영애16’ 종영과 함께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한 것 중 하나는 시즌 17의 가능성이다. 김현숙은 “배우들도 잘 모르겠지만 ‘막돼먹은 영애씨’의 안상휘 CP는 ‘가야지’라고 했다”고 밝혔다.

“배우들도, 제작진도 시즌 1부터 함께해 온 사람들이라 저처럼 ‘막영애’를 인생의 한 부분이라고 느낄 거에요. 끝을 상상해 본 적이 없어요. 라미란 언니도 ‘여기서만 내치지 않는다면 끝까지 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또 이렇게 작은 것 하나로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드라마는 ‘막영애’ 시리즈밖에 없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막영애’는 비오는 날 술 한잔 하고 싶은데 수백 명의 전화번호가 있어도 연락할 사람이 없어 혼술을 하는 것과 같은 소소한 에피소드를 극적이지 않게 담아내요. 그래서 그럴까요? 시즌이 끝나도 어디에선가 낙원사의 일상이 흘러가고 있을 것 같아요.”

김현숙은 현재 KBS2 새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 시즌2(이하 ‘추리의 여왕2’)’를 촬영하고 있다. 그는 “영애는 인생의 한 부분이 됐다. 이제 좀 익숙할 법도 한데 끝나고 나면 영애의 인생을 살다가 김현숙의 인생으로 오기가 좀 힘들다”며 “ ‘추리의 여왕2’ 촬영에 들어갈 때도 그랬다”며 웃었다. 캐릭터에 대해 말할 때 김현숙이 보여준 애정 어린 눈빛은 다음 작품에서 보여줄 연기에도 기대감을 높였다. 김현숙이 출연하는 ‘추리의 여왕 시즌2’는 오는 28일 오후 10시 KBS2에서 처음 방영될 예정이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