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백진희, 생애 첫 로코로 만난 ‘인생 캐릭터’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최근 종영한 KBS2 '저글러스'에서 비서 좌윤이 역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한 배우 백진희 /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최근 종영한 KBS2 ‘저글러스’에서 비서 좌윤이 역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한 배우 백진희. /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쉬지 않고 작품을 해왔지만 매번 아쉬움이 있었어요. ‘저글러스’를 통해선 제 캐릭터가 빛을 보게 하고 싶었는데 그런 목표가 만족할 수준으로 이뤄졌다고 생각합니다. 뿌듯하고 다행이죠.”

배우 백진희(29)가 최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저글러스’에 대한 만족감과 애정을 표시했다. ‘저글러스’는 처세술과 친화력이 탁월한 여자와, 타인의 관심과 관계를 거부한 남자가 비서와 보스로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다. 자체 최고 시청률 9.9%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백진희는 ‘저글러스’에서 남의 일에 관심이 많은 YB그룹의 비서 좌윤이 역을 연기했다. 자칫 과하게 보일 수 있는 만화적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소화해내 호평을 받았다. 직장 여성의 애환을 깊이 있게 그려내 공감도 샀다.

“너무 오버하는 캐릭터로 비치면 허구적인 인물이 돼버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사랑을 하더라도, 직장에서 잘려도 아무도 응원을 해주지 않겠죠. 그래서 캐릭터의 만화적인 성향은 살리되 현실감을 더하려고 고민했습니다. 직장인 친구가 ‘많이 공감했다’고 말해줘서 기분이 좋았죠.”

백진희는 술에 취해 주사를 부리거나 질투심에 머리를 쥐어뜯는 등 망가지는 모습부터 애교 연기까지 다채롭게 보여줬다. 그는 “자칫 오글거릴 수 있는 장면들이어서 대본을 보면서 부담스럽기도 했다”며 “그래서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에서 혼자 술에 취한 연기를 연습해보기도 했다”며 깔깔 웃었다.

백진희 /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배우 백진희는 데뷔 후 처음 도전한 로맨틱 코미디에 대해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백진희는 ‘기황후’(2013) ‘트라이앵글’(2014) ‘오만과 편견’(2014) 등에서 어두운 성향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만난 로맨틱 코미디에서 그는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이른바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다.

“이전부터 로맨틱 코미디를 너무 하고 싶었어요. 먼저 제작사를 찾아간 적도 있는데 잘 안 됐습니다. 그러던 중 ‘저글러스’를 만났죠.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어려운 장르였어요. 감정이 조금이라도 과하거나 덜하면 이야기가 설득력을 잃으니까요. 그렇기에 이를 악 물고 더 열심히 했습니다.”

백진희는 ‘저글러스’ 촬영 2주 전에 급하게 캐스팅된 것으로 알려졌다. 캐릭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촬영을 시작하는 건 배우로서 꽤 부담스러울 법하다. 하지만 백진희는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은 욕심 때문에 작품을 선택할 수 있었다고 했다.

“2주밖에 안 남은 상태라 저에겐 큰 도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죠. 그래서 무턱대고 하겠다고 말했어요. 이전엔 제가 캐릭터에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는데, 이번엔 제 모습을 캐릭터에 녹여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백진희 /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저글러스’를 통해 배우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고 밝힌 배우 백진희. /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백진희는 2008년 데뷔해 올해로 10년차 배우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1)을 통해 비교적 빨리 인지도를 얻었다. 하지만 ‘강렬한 한 방’이 없어서 불안하기도 했다. ‘저글러스’가 백진희에게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이번 작품 전에 마음이 침체됐던 때가 있었어요. 고민이 많을 때 김병욱 감독님은 ‘네가 아직 인생 캐릭터를 못 만난 것뿐이다. 자책하지 말고 계속 연기를 하라’고 응원해 주셨죠. ‘저글러스’는 배우로서의 능력을 좀 더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돼서 의미가 남다릅니다.”

백진희는 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자신과 약속하는 것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자신과 타협하지 않고, 많은 경험으로 자신만의 결을 찾아야 한다는 것. 지난 10년에 얽매이지 않고 앞으로의 10년을 기대하는 그의 눈이 반짝였다.

“아등바등 연기하면 시청자들에게 들켜요. 작품을 할 땐 온전히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하며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보다 중요한 건 성실함이죠. 피곤하고 지치다 보면 놓치는 것이 생길 수밖에 없죠. 그럼에도 항상 성실하게 연기하고 노력할게요.”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