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심은경, ‘염력’으로 찾은 연기의 재미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영화 '염력'에서 청년 사업가 루미 역을 맡은 배우 심은경 / 사진제공=매니지먼트AND

영화 ‘염력’에서 청년사업가 루미 역을 맡은 배우 심은경 / 사진제공=매니지먼트AND

배우 심은경이 영화 ‘염력’으로 돌아왔다. 집을 나간 아빠를 대신해 엄마와 둘이 살며 청년사업가로 성장하지만 동네가 재개발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를 맞는 루미를 연기했다. 초능력이라는 비현실적 소재를 다루는 영화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며 극의 무게를 잡는다.

2004년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통해 아역배우로 데뷔한 심은경. ‘써니’(2011)에서 강렬한 연기를 보여줘 눈길을 끌었고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수상한 그녀’(2014) ‘널 기다리며’(2015) ‘부산행’(2016) ‘특별시민’(2016) 등 폭넓은 장르에서 능란한 연기력을 뽐내며 20대 대표 여배우로 자리 잡았다.

그런 그에게도 ‘연기란 무엇일까’라는 고민과 함께 슬럼프에 빠진 시간이 있었다. 다시 연기에 재미를 갖게 한 작품이 ‘염력’이다. 어느 때보다 소통이 자유로운 현장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내며 장면을 만들어나갔다. 조급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연기를 즐길 수 있게 됐다.

10. ‘염력에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부산행’ 촬영 당시 연상호 감독님에게 다음 작품도 같이 하고 싶다고 얘길 했다. 그랬더니 감독님이 ‘심 배우 주연의 작품이 있다. 조만간 시나리오 보내겠다’고 하더라. 시나리오만 손꼽아 기다렸다. 시나리오를 봤는데 이야기가 너무 좋아서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초능력이라는 소재가 영화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하기도 했다.

10. 루미는 극단적인 감정을 가진 인물이다. 어떻게 접근했나?
초반부터 어두운 캐릭터는 아니었다. 아픈 과거가 있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사는 인물이다. 도시개발과 함께 꿈이 무너질 위기에 놓였지만 그럼에도 계속 싸운다. 항상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이 좋았다. 그게 캐릭터의 강점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모습을 극대화해 보여주고 싶었다.

10. 많이 맞고 굴렀다. 체력적으로 고된 현장이었을 것 같은데.
물론 위험한 촬영도 있었고 예상 외로 힘든 신들도 많았다. 하지만 ‘염력’ 현장엔 계획이 철저하게 짜여있었다. 무리하게 촬영하지 않아도 되는 현장이라 마음 편히 연기를 했다. 재밌는 장면을 위해 아이디어를 내면 감독님이 적극적으로 반영해주며 호흡을 맞췄다. ‘이런 현장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행복했다.

10. 어떤 애드리브가 기억에 남나?
장례식장과 파출소에서 연기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시나리오에는 굵직한 뼈대만 나와 있었고 절반은 애드리브였다. 배우로서 새로운 경험이었다. 연기의 쾌감을 느끼기도 했다.

심은경 / 사진제공=매니지먼트AND

배우 심은경은 ‘연상호 감독의 페르소나’라는 수식어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 사진제공=매니지먼트AND

10. ‘부산행’ ‘서울역’ ‘염력까지 출연하며 연상호 감독의 페르소나라는 수식어가 생겼다. 이에 대한 생각은?
에이, (정)유미 언니도 ‘부산행’과 ‘염력’에 출연했다. (웃음) 언니와 나, 모두 현장에서 연 감독님을 많이 좋아했다. ‘우린 끝까지 연 감독님만 쫓아다니자’라고 농담도 했다. 연 감독님은 현장의 모든 사람들에게 공감해주고 배려해준다. 그런 감독님의 페르소나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면 난 너무 좋다.

10. 앞서 여러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적 있는 류승룡과 부녀로 만났다. 현장에서 어땠나?
너무 편했다. ‘불신지옥’부터 여러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기 때문에 석헌(류승룡)과 루미(심은경)의 질긴 감정을 잘 만들어낼 수 있었다. 류승룡 선배는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배울 점이 많다. 좋은 얘기도 많이 해줘서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선배 덕분에 조금은 편안하게 연기를 대하게 된 것 같다.

10. 이전에는 연기할  때 조급한 마음이 있었나?
작품마다 부담을 많이 갖는 편이었다. 치열하게 임하다 보니 불안함도 컸다. 그런 마음을 내려놓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염력’을 만났다. 좋은 사람들과 호흡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며 연기를 조금은 즐길 수 있게 됐다.

10. 요즘 갖는 고민은?
역시 일에 대한 고민이다. 연기는 뭘까?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걸까? 내 재능을 의심하기도 한다. 예전엔 이런 고민들로 끙끙 앓았는데 이젠 그런 것들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고 한다. 여전히 고민은 하지만 욕심 부리지 않고 천천히 나아가고 싶다.

10. 곧 새 영화 궁합도 개봉한다.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바쁜 게 좋다. 날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즐기려고 한다. 그 힘으로 내가 존재하니까.(웃음)

심은경 / 사진제공=매니지먼트AND

배우 심은경이 “고민은 많지만 얽매이지 않고 차근차근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 사진제공=매니지먼트AND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