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CJ E&M의 구체적 대책을 촉구” 성명 발표(전문)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사진=tvN '화유기' 포스터

사진=tvN ‘화유기’ 포스터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이 드라마 제작 환경 개선을 위한 CJ E&M의 구체적 대책을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5일 “CJ E&M이 오늘 입장문에서 ‘제작 환경 개선 조치’를 발표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임이 분명하지만 개선 조치에 알맹이가 빠져있다”며 구체적 대책을 촉구하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언론노조는 “제작사가 조치했다고 하는 작업 환경 개선 사항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당연히 시행해야하는 사항”이라며 “이것이 일회성 대책에 그치지 않고 모든 제작 현장에 일상적으로 적용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특히 안전관리에 대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책임을 분명히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유기’ 제작사 JS픽쳐스와 tvN은 “지난 12월 23일 촬영 현장에서의 안전 사고, 24일 2화차 방영 중의 방송 사고, 약속 드린 편성 계획의 변경 등 ‘화유기’ 제작 및 편성 과정 상 일련의 문제에 대해 이유를 막론하고 머리 숙여 사과 말씀드린다”는 입장을 5일 밝혔다.

‘화유기’는 오는 6일부터 3회가 정상적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 다음은 언론노조의 성명 전문.

오늘 CJ E&M이 드라마 ‘화유기’ 추락 사고에 대한 입장과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tvN과 제작사인 JS픽쳐스가 공식적으로 피해자와 가족에 대한 사죄와 유감을 표명하고 피해 회복을 위한 지원을 약속한 것에 대해서는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피해자가 하루 빨리 건강을 회복해 정든 일터와 가족의 품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언론노조도 전조합원의 힘과 마음을 모아 피해 조합원의 회복과 복귀를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다.

CJ E&M측은 오늘 입장문에서 사과와 피해 지원 약속 외 ‘제작 환경 개선 조치’를 발표했다.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개선 방안을 강구한 것은 방송산업 전체를 놓고 볼 때 의미 있는 진전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CJ E&M측의 개선 조치엔 알맹이가 빠져있다. 이번 추락 사고가 발생한 원인은 위험한 작업 환경과 무리한 작업 관행 때문에 발생했다. 제작사가 조치했다고 하는 작업 환경 개선 사항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당연히 시행해야하는 사항이다. 이것이 일회성 대책에 그치지 않고 모든 제작 현장에 일상적으로 적용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안전관리에 대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책임을 분명히 명시해야 한다.

작업장 환경과 함께 중요한 문제는 바로 ‘무리한 작업 관행’이다. 즉, 장시간 노동과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스태프들의 안전과 노동인권이 제대로 보장될 수 없다. 언론노조는 어제 대책 수립 기자회견을 통해 CJ E&M측에 “적정 노동시간과 휴식 시간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정하고 제한할지 세부적인 계획 수립‘을 촉구한 바 있다. 오늘 CJ E&M은 “전체 방송 스탭의 최소 주 1일 이상 휴식을 보장(최대 주 2일)”하겠다고 밝혔다. 언뜻 보아 상당한 발전 같지만 현장 스태프들에게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첫째, 인력 충원과 제작 일정 조정 없이 휴게일만 늘어난다면 근무하는 날의 노동시간은 늘어나고 노동강도 역시 강화될 수 밖에 없다. 쉬는 날 작업 분량을 작업일에 몰아서 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둘째, 이른바 ‘일당’형태로 임금을 지급받는 스태프들의 임금은 저하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현장을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협력업체 및 스태프 노동자들과 노동시간 및 휴식시간의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협의체의 구성을 제안했어야 했다. 그 어떤 대책이라도 ‘갑’의 지위에 있는 사업자가 내놓은 안은 일방의 요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먼저, 정부가 제정한 방송스태프 표준근로계약서를 모든 스태프들에게 전면 적용해야 한다. 적정 인력을 확보해 1일 노동시간을 법정 8시간에 맞추고, 주휴일을 준수하고, 주당 최대 연장근로시간을 제한함과 동시에 발생한 연장 근로에 대해서는 수당을 지급하는 구조, 한 마디로 현행 근로기준법을 지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여기서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은 당연히 제작비에 재산정, 포함돼야 한다. 논란의 ‘적정 제작비’는 바로 스태프들의 안전과 노동권을 보장하는 비용을 최우선으로 해 책정돼야 한다. 하지만 오늘 발표에서 PD인력과 CG업체만 보강했지, 제작 스태프를 충원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CJ E&M은 지난 해 <tvN‘혼술남녀’신입조연출사망사건대책위>에 ‘방송 제작 인력 처우 개선을 위해 적정 근로 및 휴식 시간 등 포괄적 원칙 수립, 외주사와 스탭간 계약시 표준계약서 마련, 근무 환경에 대한 부당한 처우와 고충 처리를 위한 창구 마련’을 약속했다. 이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화유기’ 현장 추락 사고가 일어났다. 이번에 내놓은 개선조치가 또 다시 공염불에 그치지 않으려면 앞서 지적한 것처럼 ‘법 준수’, ‘인력 충원을 포함한 구체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편성 재개 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 사고와 노동 인권 침해를 근절하기 위한 근본적인 재발 방치 대책의 수립이다. 그래야만 CJ E&M이 밝힌 ‘국내 드라마 제작구조 개선’이 실현될 수 있다. 사건을 일단락 하는데 그치지 말고 근로기준법 준수와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발표하고 실행해 나가기를 다시 한 번 강력히 요구한다.

끝으로 정부에 촉구한다. ‘방송 제작 환경 개선’을 사업자의 의지에만 맡기지 말고 감독기관, 규제기관으로서 자기 책임을 다해주길 바란다. 유료방송, 종편, 지상파 전반의 위법한 제작 관행을 뜯어 고칠 수 있도록 모든 드라마 제작현장에 대한 긴급 점검과 실태조사를 당장 실시하라.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