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이’, 여운 남기는 공감 명대사 ‘5’

[텐아시아=최정민 인턴기자]
/ 사진=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 방송화면

/ 사진=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 방송화면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는 대사로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과 위로를 전하고 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 (극본 류보라, 연출 김진원 / 이하 ‘그사이’)는 상처와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왔던 강두(이준호)와 문수(원진아)가 서로를 통해 일상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섬세하고 깊이 있게 그려내 호평을 받고 있다. 상처를 견뎌내는 사람들을 향한 평범하지만 따뜻한 시선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긴 여운을 남기는 ‘그사이’의 대사들을 짚어봤다.

4회. “우는 소리 크다고 더 아픈 거 아니다”

강두는 사고 당시의 기억으로 인해 환영과 환청에 시달리며 힘들 나날들을 보냈지만 문수는 당시의 기억을 잃은 상태였다.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문수에 대한 섭섭한 마음에 “진짜 모르는 거 같은 땐 알려줘야 돼, 냅둬야 돼?”라고 투정을 부렸다.

사고 당시의 참혹함을 기억하지 못하는 문수가 편안하게 보이고 부러웠던 강두의 속마음까지 날카롭게 짚어낸 할멈(나문희)은 “그 속이 편한지 네가 어떻게 알아?”라고 되물었다. 이어 “우는 소리 크다고 더 아픈 거 아니다”라며 연륜에서 묻어나온 따뜻한 조언을 전했다.

누구나 각자의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앓는 소리가 크다고 더 아픈 것도 더 고통스러운 것도 아님을 아는 할멈의 현명한 답이었다. 타인의 상처를 자신의 기준으로 재단하지 않는 것이 사람과의 ‘사이’에 가장 필요한 온기임을 알려준 의미 있는 대사였다.

5회. 남겨진 사람들, 아픔의 무게 “살아서 불행했던 사람들 인생은 어떻게 보상할 건데?”

강두와 문수가 추모비 재건립을 진행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만 해도 관심은 사고로 사망한 희생자들에게만 맞춰졌다. 하지만 그들이 만난 유가족들의 삶에도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남아있었다. 아들의 생사를 알지 못하고 기다리다 외롭게 세상을 떠난 유가족의 죽음과 마주한 강두는 “아들이 죽은지도 모르고 십년 넘게 혼자 기다리신 분은 잊어도 되는 거냐고. 살아서 불행했던 사람들의 인생은 어떻게 보상할건데”라고 울분을 토해냈다.

강두와 문수 역시 불행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남겨진 자들이었다. 사고로 인해 세상을 떠난 사람들뿐만 아니라 남겨져서 고통스러웠을 사람들의 아픔을 이해하며 그들에게 시선을 확장했다. 가슴을 파고드는 강두의 대사는 남겨진 사람들의 아픔의 무게를 고스란히 전달하며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7회. 감정에 유효 기간이 있다면, “감정도 10년이 지나면 다 닳아버려서, 새 걸로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

아픔에는 유효 기한이 없다. 매번 다른 얼굴로 새로운 고통을 불러일으키고 사소한 잘못도 커다란 죄책감으로 삶을 짓누른다. 

연수(한서진)의 돌잡이 때 처음 잡았던 명주실이 성에 안 차 마이크로 바꿔줬다며 후회하는 윤옥(윤유선)의 마음을 문수는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도 10여년이 흘렀지만 동생을 홀로 두고 왔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했기 때문.

인생을 뒤흔든 커다란 사고 이후 여전히 버거운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유가족들의 아픔을 담아낸 문수의 내레이션은 시청자들에게도 공감을 자아냈다.

8회. 현실적이어서 가슴 뭉클한 위로 “슬프고 괴로운 건 노상 우리 곁에 있는 거야. 받아들여야지 어째”

“나는 어렸을 때 좋았던 거 기억 안 나. 나중에 거지같았던 것만 생각나”라고 한탄하는 강두에게 할멈은 섣부른 희망을 강요하지 않았다. 대신 “언젠가 다 잊고 괜찮아지겠지 기다리며 살다가 그런 날은 안 온다는 걸 깨달았다. 억지로 안 되는 건 그냥 둬라. 애쓰지 마. 슬프고 괴로운 건 노상 우리 곁에 있는 거야. 받아들여야지 어째”라며 지난했던 삶을 통해 얻은 쓰라린 교훈을 강두에게 건넸다. 

현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행복을 찾으라는 대사는 인생의 모든 맛을 맛본 할멈이 전한 위로였기에 깊이가 더해졌다. “그 대신 좋은 사람 만나서 더 재미나게 살면 돼. 너는 그렇게 할 수 있어”라는 확신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답을 찾길 바라는 메시지와 함께 가슴 따뜻한 위안을 선사했다.

8회. 평범함이 가장 특별한 그들의 ‘지금’ “오늘이 내일이 되는 별일 없는 지금이 나는 참 좋다”

강두와 문수가 가까워지며 다른 이들에게 평범하지만 두 사람에게는 특별했던 일상을 회복해갔다. 사고 피해자인 아버지와 동생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수 있고 보고 싶을 때 불쑥 찾아갈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 쉽게 드러내지 못하고 참기만 하던 숱한 감정들도 서로를 통해 표현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더 함께 있고 싶어 버스를 몇 대나 보낸 강두와 문수가 막차에 올라탄 순간 자정을 알리는 라디오의 멘트가 흘러나왔다.

문수는 오늘과 내일의 경계에 마음을 나눈 사람과 함께할 수 있다는 가장 평범하지만 가슴 벅찬 일상을 누리게 된 것에 감사했다. 아무것도 아닌 일로 다투던 가족을 바라보며 이제 자신의 가족에게 평범한 일상이 없음을 사무치게 아파하던 문수였기에 여운도 길었다. 누구보다 강두와 문수의 소소한 행복을 바랬을 시청자에게도 일상의 소중함을 전하는 대사였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최정민 인턴기자 mmm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