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덕 포인트] 2017 연말 빛낸 아이돌 어워즈

[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아이돌 전성시대다. 아니, 아이돌 포화상태다. [10덕 포인트]는 각양각색 매력을 가진 아이돌 바다의 한 가운데서, 어느 그룹에 정착할지 고민 중인 예비 ‘덕후’*들을 위한 ‘입덕’** 안내서를 제공한다. 떠오르는 신인, 그룹 인지도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 멤버, 아이돌이라는 편견 때문에 주목받지 못한 명곡과 퍼포먼스까지, 미처 알아보지 못해 미안한 아이돌의 매력을 나노 단위로 포착한다. [편집자주]

*덕후: 마니아를 뜻하는 말로, 일본어 ‘오타쿠’에서 파생됐다
**입덕: 한 분야의 마니아가 되는 현상

◆ 2017년, 마지막까지 ‘열일’한 아이돌들에게 박수를!

연말이 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지상파 3사 가요 무대다. 해마다 SBS의 ‘가요대전’을 시작으로 KBS의 ‘가요대축제’, MBC의 ‘가요대제전’이 연말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가요 시장에 아이돌 그룹이 득세하면서부터는 이들이 가진 능력과 매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무대들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한다. 과거의 인기곡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리메이크 무대와 다양한 아이돌들의 합동 공연이다.

지난해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 해 동안 ‘열일’한 아이돌들이 마지막까지 힘을 합쳐 연말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시상식이 사라진 지상파 3사 연말 가요 무대를 대신해  [10덕 포인트]가 2017년 연말을 빛내준 아이돌들을 위한 자체 어워드를 개최한다.

 

28 연말 최종

◆ BEST 라이브 :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KBS 가요대축제 방송화면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KBS 가요대축제 방송화면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미국 3대 음악시상식 중 하나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s)’에 퍼포머로 초청받으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퍼포먼스 강자다. 국내 연말 가요 무대에서도 격한 안무에도 흔들림 없는 라이브를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KBS 가요대축제’에서는 무려 다섯 곡을 밴드 라이브로 연달아 불렀다. 방탄소년단의 2017년을 열어준 ‘봄날’부터 보컬 멤버 진·뷔·지민·정국의 유닛곡 ‘Lost’, 래퍼 멤버 RM·슈가·제이홉의 유닛곡 ‘BTS Cypher pt.4’, 한국 그룹 최초로 빌보드 핫100 진입에 성공한 ‘DNA’, 웅장한 안무가 돋보이는 ‘Not Today’까지 방탄소년단의 매력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구성이었다.  특히 ‘봄날’이 끝날 무렵엔 자신들의 히트곡 ‘I NEED U’ ‘RUN’ ‘피 땀 눈물’ 등의 안무를 엮은 댄스 브레이크로 의미를 더했다. 엔딩곡 ‘Not Today’에서는 수십 명의 댄서들과 호흡을 맞춘 군무로 짜릿한 희열을 선사했다.

◆ BEST 퍼포먼스 : 빅스·마마무

빅스 / 사진제공=MBC 가요대제전 방송화면

빅스 / 사진제공=MBC 가요대제전 방송화면

2017년의 마지막 날을 장식한 ‘MBC 가요대제전’에서 관객들은 물론 동료 가수들의 박수 갈채를 받은 퍼포먼스가 있다. 빅스가 준비한 ‘The Wind of Starlight’다.

빅스는 팬클럽 ‘별빛’이 가장 보고 싶어 했다는 동양 풍의 퍼포먼스를 새롭게 구성해 ‘가요대제전’에서 선보였다. 한복의 요소들을 적용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 빅스는 붉은 천을 활용한 군무로 공연의 막을 올렸다. 천을 입에 물거나 휘날리며 움직이는 빅스의 유려한 춤 선이 한 폭의 동양화를 떠오르게 했다. 이어 빅스는 지난해 발표해 활동한 곡 ‘도원경’의 퍼포먼스도 보여줬다. 이 곡에서는 부채를 활용한 안무로 우아함을 뽐냈다. 곡이 끝날 무렵에는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고전무용을 통해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특히 격렬한 안무를 소화하는 와중에 무대를 압도하는 리더 엔의 눈빛과 표정 연기가 감탄을 자아냈다.

마마무 / 사진제공=MBC 가요대제전 방송화면

마마무 / 사진제공=MBC 가요대제전 방송화면

마마무는 히트곡 메들리로 2017년 가요계를 정리했다. ‘믿고 듣고 보는 마마무’를 제대로 증명한 자리였다.

마마무는 ‘MBC 가요대제전’에서 ‘2017 보이그룹 히트곡 메들리’를 선보여 K팝 가수들과 팬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냈다. 공식 인사법인 아카펠라로 공연의 시작을 알린 마마무는 지난 한 해 동안 큰 사랑을 받은 워너원의 ‘에너제틱’, 엑소의 ‘Power’, 방탄소년단의 ‘DNA’, 위너의 ‘REALLY REALLY’를 한 곡으로 엮어 불렀다. 각기 다른 장르의 네 곡을 자연스럽게 어우르는 감각과, 곡이 바뀔 때마다 안무를 곁들여 선보이는 재치로 듣고 보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마마무는 이어 자신들의 히트곡 ‘나로 말할 것 같으면’으로 무대를 마무리하며 ‘퍼포먼스 장인’이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면모를 보여줬다.

◆ BEST 팬 사랑: 틴탑·위너·아스트로

틴탑 / 사진제공=MBC 가요대제전 방송화면

틴탑 / 사진제공=MBC 가요대제전 방송화면

틴탑은 ‘MBC 가요대제전’을 통해 팬클럽 엔젤과 입을 맞췄다. 사전에 참가를 신청한 엔젤을 대상으로 ‘엔젤합창단’을 꾸려 니엘이 직접 작사·작곡한 팬송 ‘안녕’을 같이 부른 것. 틴탑과 엔젤은 공연을 앞두고 한데 모여 화음을 맞추고 안무를 익혔다. 틴탑은 팬들이 따라할 수 있도록 쉬운 동작들로 구성한 안무를 직접 가르쳐주며 남다른 팬사랑을 보였다. ‘가요대제전’ 생방송에서 이들은 보라색 옷을 맞춰 입고 ‘안녕’을 불러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위너 / 사진제공=MBC 가요대제전 방송화면

위너 / 사진제공=MBC 가요대제전 방송화면

위너는 ‘MBC 가요대제전’ 무대에서 팬클럽 이너서클을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인서(이너서클의 애칭) 있어 위너 있어’라고 적힌 슬로건을 들며 공연을 시작한 위너는 지난해 자신들의 가수인생 2막을 화려하게 열어준 ‘REALLY REALLY’와 ‘LOVE ME LOVE ME’를 선보였다. 특히 ‘LOVE ME LOVE ME’의 가사 일부를 개사해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이너서클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가사로 대신 전한 것. “내 눈에는 윤아(소녀시대) 누나보다 예뻐” “그 손에 쥔 빛이 우리를 인도하네, 그렇게 위로가 돼, 비로소 Winner(위너)가 돼” “우리 이름은 변치 않아, 너와 함께라면” 등의 진심 어린 가사가 감동을 선사했다.

아스트로 / 사진제공=MBC 가요대제전 방송화면

아스트로 / 사진제공=MBC 가요대제전 방송화면

아스트로는 ‘MBC 가요대제전’ 출연진 중 가장 큰 규모의 공연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전에 녹화된 아스트로의 공연은 ‘가요대제전’ 촬영장이 아니라 한 체육관에서 열렸다. 아스트로는 팬클럽 아로하와 함께 ‘니가 불어와’의 퍼포먼스에 색다른 매력을 더했다. ‘니가 불어와’를 부르며 춤추는 아스트로의 뒤로 아로하들이 카드섹션 이벤트를 선보인 것. 무엇보다 종이 카드가 아니라 맞춰 입은 재킷과 티셔츠를 이용해 ‘아스트로’ ‘YOU’ 등의 문구를 만든 점이 인상적이었다. 아스트로와 아로하의 완벽한 호흡이 돋보이는 공연이었다.

◆ BEST 컬래버레이션 : 선미·비투비

선미와 엄정화 / 사진제공=SBS 가요대전 방송화면

선미와 엄정화 / 사진제공=SBS 가요대전 방송화면

선미는 1990년대 가요계를 대표하는 디바 엄정화와 ‘SBS 가요대전’에서 특별한 무대를 꾸몄다. 1992년생인 선미와 그가 태어난 해에 연예계에 데뷔한 엄정화의 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두 사람은 엄정화의 대표곡인 ‘Poison’을 함께 불렀다. 자타 공인 ‘섹시 디바’ 엄정화의 노련한 무대 매너와 대선배 옆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나타낸 선미의 호흡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선미는 지난해 연말 다양한 무대에서 합동 공연을 선보이며 ‘협업 퀸’으로 자리잡았다. ‘2017 MAMA(엠넷 아시안 뮤직어워드)’에서는 샤이니 태민과, ‘SBS 연예대상’에서는 김완선·브라운아이드걸스의 나르샤와, 또 ‘MBC 가요대제전’에서는 후배 걸그룹 프리스틴과 함께 자신의 히트곡 ‘가시나’를 함께 불렀다. 이는 선미가 현 가요계를 대표하는 여성 솔로 퍼포머로 자리잡았음을 증명한다.

비투비와 임지훈 / 사진제공=MBC 가요대제전 방송화면

비투비와 임지훈 / 사진제공=MBC 가요대제전 방송화면

비투비의 합동 무대는 뜻깊었다. 비투비 멤버 임현식의 아버지이자 1980년대 최고의 포크가수 임지훈과 환상의 하모니를 들려줬다. ‘MBC 가요대제전’을 통해서다. 제작진은 공연에 앞서 비투비와 임지훈의 연습실 현장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임지훈은 비투비에게 “너희들의 팬”이라며 “비투비 아들들과 함께 무대에 선다는 것이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한다”며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리더 서은광은 “연습생 시절 현식이와 함께 아버님의 콘서트에 갔던 것이 떠오른다”며 웃음 지었다.

비투비와 임지훈은 무대에 올라 ‘회상’으로 화음을 맞췄다. ‘회상’은 1987년 발표된 임지훈의 1집 수록곡이자 대표곡. 1990년대 이후 태어난 멤버들로 구성된 비투비에게는 낯선 노래일 수 있음에도 세대를 뛰어넘는 아름다운 하모니로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 BEST 리메이크 : 블랙핑크·워너원

블랙핑크 / 사진제공=SBS 가요대전 방송화면

블랙핑크 / 사진제공=SBS 가요대전 방송화면

3세대를 대표하는 걸그룹 블랙핑크는 ‘SBS 가요대전’에서 2세대 대표 걸그룹 원더걸스의 히트곡 ‘So Hot’을 재해석했다. 복고 감성이 짙은 원곡을 블랙핑크만의 세련된 색깔로 리메이크해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원곡이 원더걸스 멤버들의 통통 튀는 매력과 사랑스러움을 강조한 데 비해 블랙핑크 버전의 ‘So Hot’은 몽환적인 느낌의 편곡과 멤버들의 각양각색 보컬, 랩 스타일이 이른바 걸 크러시를 유발했다.

워너원과 젝스키스 / 사진제공=MBC 가요대제전 방송화면

워너원과 젝스키스 / 사진제공=MBC 가요대제전 방송화면

2017년을 뜨겁게 보낸 ‘괴물신인’ 워너원은 1997년 데뷔해 신드롬을 일으킨 ‘원조 아이돌’ 젝스키스와 합동 공연을 선보였다. 멤버 강다니엘·박지훈·윤지성·배진영·황민현 등이 젝스키스와 함께 ‘커플’을 불렀다. 워너원은 특유의 풋풋하고 귀여운 매력으로 ‘커플’을 소화했다.  젝스키스는 원곡을 부른 가수답게 여유롭고 노련한 무대 매너로 후배들을 이끌었다. 각 세대를 대표하는 보이그룹들의 만남은 모든 세대의 아이돌 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 BEST 아이돌 : KBS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 참가자 전원

'더 유닛' 참가자들 / 사진제공=KBS 가요대축제 방송화면

‘더 유닛’ 참가자들 / 사진제공=KBS 가요대축제 방송화면

꿈을 향한 열정과 절실함이 빛났다. 바로 KBS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의 참가자들이다. 이들은 ‘KBS 가요대축제’ 2부의 오프닝을 장식했다. ‘더 유닛’ 참가자들은 재도약을 희망하는 전·현직 아이돌로 이뤄졌다. 데뷔 후에도 연말 무대에 오를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더 유닛’을 통해 꿈에 무대에 서게 된 셈이라 의미가 남달랐다.

이날 공연에서는 ‘더 유닛’의 두 번째 관객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남자팀(한겸·건민·성학·의진·승진·비주·김티모테오·지한솔·호준)과 여자팀(지원·솜이·킴·세미·유민·예슬·윤조·양지원·유나킴)이 각각 ‘STAY+사슬’ ‘어머님이 누구니’를 선보였다. 이후 참가자 전원이 나와 프로그램 주제가인 ‘My Turn’ 퍼포먼스로 무대를 꽉 채웠다.

이 외에 수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지난해 연말 가요 무대에 올라 열과 성을 다했다. 이들 역시 각고의 노력과 열정으로 무대를 꾸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새해 가요계도 풍성하게 채워줄 아이돌 그룹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