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카더가든, ‘아파트먼트’에 들어찬 젊은 꿈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자신의 음악이 누군가의 추억 속에 존재하기를 꿈꾼다는 카더가든 / 사진제공=두루두루amc

자신의 음악이 누군가의 추억과 함께 하기를 꿈꾼다는 카더가든 / 사진제공=두루두루amc

카더가든의 목소리에는 어떤 울림이 있다. 따뜻하기도, 서늘하기도 한 그의 음색은 뮤지션들을 매료시켰다. 그가 최근에 낸 정규 앨범 ‘APARTMENT(이하 ‘아파트먼트’)’는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섬으로 가요’에는 오혁이 피처링과 작사로 참여했고, ‘Lost 2’에서는 선우정아가 카더가든과 하나가 된 듯 매끄러운 호흡으로 노래한다. ‘Beyond’는 오존이 피처링했으며, 장기하가 앨범 소개 글을 썼다. 카더가든에 대한 뮤지션들의 믿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화려한 라인업 외에도 ‘APARTMENT’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몇 가지 더 있다. 카더가든이 메이슨 더 소울에서 활동명을 바꾼 후 발매한 첫 정규 앨범이란 점, 처연한 느낌을 줄 정도로 고독하게 서 있는 앨범 커버의 아파트 모습이다. 카더가든은 처음부터 ‘아파트’라는 이미지를 떠올렸다.

카더가든 정규 1집 앨범 'APARTMENT' 커버 / 사진제공=두루두루amc

카더가든 정규 1집 앨범 ‘APARTMENT’ 커버 / 사진제공=두루두루amc

“커버 이미지는 노상호 작가(혁오의 앨범 ’20’ ’22’ ’23’ 등의 커버를 담당했다)에게 추천을 받은 김경태 작가의 작품이에요. 건물만 주로 찍는 작가인데, 제가 아파트라는 앨범을 만들었다고 하니 스위스에 촬영하러 갔다가 찍어 놓은 사진을 보여주셨어요. 그 사진을 보자마자 ‘이거다’라고 생각했죠.”

카더가든이 지은 ‘아파트먼트’엔 그의 몇 가지 꿈이 담겨 있다. 어떤 꿈은 이뤄졌고, 어떤 꿈은 아직 젊은 채로 남아 있다.

“’갈게’는 스스로 포기하는 듯한 느낌의 가사와 멜로디를 대놓고 써보고 싶어서 상상으로 쓴 곡입니다. 사실 저는 평소에 별로 우울하지 않거든요.(웃음) 이번 앨범을 내고 나서 한계를 깨보고 싶은 꿈도 생겼어요. 한 번만 들어도 어떤 의미와 상황인지 정확하게 그려지는 가사를 써 보는 거죠.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들처럼요. 제게는 가사가 주는 감동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있어요. 얼마 전에 간 혁오의 공연에서도 잘 만든 가사 하나가 편곡을 했을 때 두 배의 감동을 준다는 걸 느꼈어요.”

카더가든은 “오혁은 노래를 만듦에 있어서 저랑 정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 친구”라고 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아름다운 정반합을 낳았다. 타이틀곡으로 낙점된 ‘섬으로 가요’다.

“’섬으로 가요’는 예전에 통기타로만 만들어놓은 데모 버전으로 들려줬을 때부터 혁이가 좋아한 곡이에요. 자기한테 달라면서요.(웃음) 제 정규 앨범에 수록되면서 자기가 가창자로 참여하니까 가사도 써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혁이는 가사에 실제의 제 삶을 녹여내는 걸 가장 원했어요. 전 매일 술을 마시고 매일 취해있거든요, ‘섬’이라는 술집에서. 가사처럼 전 지금도 술집은 ‘섬’으로 가고요.”

카더가든 / 사진제공=두루두루amc

‘아파트먼트’에서 음악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한 카더가든 / 사진제공=두루두루amc

‘아파트먼트’를 한 층 한 층 쌓아 올리면서 카더가든도 성장했다. 메이슨 더 소울일 때도, 카더가든일 때도 한 번도 받아 보지 않았던 드럼 소리를 수록했고 소리가 만들어내는 미세한 차이에 재미를 느꼈다.

“이번 앨범에는 드럼 뿐만 아니라 건반, 기타, 베이스 소리를 다 직접 받았어요. 제가 정말 마음에 드는 스튜디오를 찾았는데 마이크를 그 공간에 어떻게 배치하는지, 그 소리들이 마이크를 타고 들어가 최종적으로는 어떤 소리를 내는지를 파악하는 과정이 재미있더라고요. 이 미묘한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면 그 모든 과정을 비효율적이라고만 생각했을 거에요.”

삶을 살아가는 기준이 즐거움이라는 카더가든은 이번 앨범 작업도 재밌었다고 밝혔다.

“재미있게 하고 나니까 또 재미있고 싶더라고요.(웃음) 이전에는 곡을 발매하고 나서 ‘이렇게 좀 해볼걸’이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아파트먼트’에는 그런 후회가 하나도 없습니다. 록 기반의 음반을 해보고 싶었고, 해낼 수 있을지 고민도 앞섰는데 해냈고 뿌듯해요. 좋은 록 음악을 오래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죠. 저한테는 그것이 즐거운 일이기도 해서 1년에 한 장씩은 음반을 내고 싶어요.(웃음)”

카더가든은 앞서 한 인터뷰에서 특정 시간대가 되면 떠오르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앨범을 내는 시간 동안 카더가든의 마음에는 작은 변화가 일었다. 그는 이제 그의 곡이 누군가의 기억과 함께 하기를 바란다.

“제 노래를 통해 어떤 순간이 떠오를 수 있다면 전 그것만으로 좋아요. 거창한 위로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저도 예전에 고시텔에 살면서 공장에 출퇴근할 때 글렌체크의 ‘Metro’를 많이 들었거든요. 지금도 ‘Metro’를 들으면 파이팅 넘치던 그 시절이 떠올라요.”

카더가든이 가창자로 참여한 015B Anthology Part.4 '그녀의 딸은 세살이에요' 커버 / 사진제공=두루두루amc

카더가든이 가창자로 참여한 015B Anthology Part.4 ‘그녀의 딸은 세살이에요’ 커버 / 사진제공=두루두루amc

카더가든은 ‘아파트먼트’를 낸 이후 지난해 12월 29일 015B의 ‘그녀의 딸은 세살이에요’ 리메이크 곡을 발매했다. 그 다음 계획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전국 투어다.

“지역마다 이벤트를 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려 놓은 ‘그대 나를 일으켜주면’과 같은 곡을 관객이 부르면 선물로 통기타를 주거나 하는 식으로요.(웃음) 그리고 언젠가 해외, 특히 유럽 쪽 록 페스티벌에 가보고 싶어요. 해외 록 페스티벌에 다녀 온 가수들 얘기들 들어보면 유럽에서 열리는 음악축제가 재미있다고 하니 직접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첫 정규 앨범이 ‘아파트먼트’였으니 다음 앨범도 또 다른 건축물일지 궁금해졌다.

“다음 앨범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지금의 제 상황을 다 반영한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몇 가지 키워드는 생각해놓은 상태입니다. 스물 아홉과 서른의 제가 느낀 사랑을 서술한 앨범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물론 더 솔직해져야겠죠. 누구나 알고 있는 사랑 이야기라면 ‘노잼’일 뿐일 테니까요.(웃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