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영화] 불편한 감정을 건드린 ‘굿타임’, 깊은 몰입감에 빠진다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거대한 제작비 투입,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모으는 톱스타들의 출연만이 영화의 전부는 아니다. [영화]는 작지만 다양한 별의별 영화를 소개한다. 마음 속 별이 될 작품을 지금 여기에서 만날지도 모른다. [편집자주]

영화 '굿타임' 스틸

영화 ‘굿타임’ 스틸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사람을 보면 동정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들을 위로하기도 하고, 그들로 인해 위안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사연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진 않는다. 영화 ‘굿타임’은 관객들을 최악의 하루를 보낸 한 청춘의 삶 한 가운데로 데려간다.

‘굿타임’은 뉴욕에서 함께 은행을 털다 붙잡힌 지적장애 동생 닉(베니 사프디)을 구하기 위해 형 코니(로버트 패틴슨)가 광란의 하루를 보내는 내용을 담은 범죄 스릴러다.

코니는 닉과 뉴욕을 벗어나 농장을 가꾸며 살고자 한다. 돈이 필요했던 형제는 은행에서 돈을 훔치지만 닉이 경찰에 잡힌다. 가까스로 경찰의 눈을 피한 코니는 보석금을 구해 닉을 빼내려 분투하지만 상황은 점점 꼬여간다.

‘청춘의 흔들리는 삶’이라고 포장하기에 코니의 발악은 처절하고 처량하다. 극적인 연출을 위한 장치는 없지만 해결하고자 할수록 꼬여만 가는 상황 자체가 거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흔들리다 못해 나락으로 떨어져버리는 코니의 모습은 보는 이들마저 불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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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멀리서만 보고 싶은 삶이다. 하지만 감독은 관객들의 동정을 거부한다. 관객들을 직접 코니의 삶에 데려다놓는다. 불편함을 배가하는 의도적인 연출을 활용해서다. 인물을 포함해 모든 피사체가 카메라 가까이에서 움직인다. 관객들은 코니의 하루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다.

배경음악 또한 보는 이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다. 보통 영화의 배경음악이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관객의 감정을 끌어올리는 데 비해 ‘굿타임’은 귀를 찌르는 듯한 전자음악을 영화 전반에 삽입한다. 코니가 느끼는 예민하고 불안한 감정처럼 느껴진다.

이 모든 불편한 요소들을 더해 좋은 시간이라는 의미인 ’굿타임’을 제목을 내세운다. 영화는 뉴욕 퀸즈를 배경으로 한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태어난 지역이자 극단적인 민족주의가 팽배한 곳이며 ‘비참한 지역’이라는 별명을 가진 곳이다. 좋은 시간은 없을 것처럼 보이는 코니와 닉 형제는 퀸즈의 소외된 이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듯 보여 안타까움을 더한다.

영화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힘 있게 끌고 가는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 변신은 놀랍다. 뱀파이어 로맨스를 그린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성공시키며 국내에서 로맨틱한 뱀파이어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그가 극도의 불안을 겪는 한 남자의 하루를 섬세하게, 그러나 폭발적으로 연기한다.

뜻하지 않게 망가지고 무너지는 청춘의 삶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게 한다. 옳다, 그르다 판단조차 할 수 없게 만든다. 결국엔 멍해진다. 영화의 주인공 코니가 느끼는 감정처럼 느껴진다. 2018년 1월 4일 개봉. 15세 관람가.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