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연준석(2) 열아홉, 소년이 남자로 거듭나는 시간

연준석

배우 연준석. KBS2 월화드라마 <상어>에 김남길이 맡은 한이수의 아역으로 출연했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이 담긴 깊이 있는 눈빛과 낮지만 울림 있는 목소리로 배역을 소화해내며 이목을 끌었다. 갑자기 등장한 신인 배우인가 싶겠지만, 알고 보면 10년째 연기생활을 이어온 아역 배우 출신이다. 시간만 채워온 것은 아니다. 다수의 작품에서 조연과 단역을 두루 경험했고, 그 나이 때 소화하기 힘든 배역들을 연기하며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왔다. 2009년 SBS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선 지체장애 3급 고은우 역으로 실감나는 연기를 펼쳐 화제를 모았고, 작년에는 KBS1 일일드라마 <힘내요, 미스터 김!>의 탈북청년 리철룡 역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리고 2013년, 스무 살을 1년 앞둔 시점에 <상어>에 출연해 부쩍 자란 외모만큼이나 성숙해진 연기를 펼쳐 보여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다.

“<상어>는 제게 정말 의미 깊은 작품이에요. 터닝 포인트가 됐죠. 성인연기자로서 다음 작품을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연기에 대한 자신감도 되찾은 것 같아요. 그리고 <상어>를 계기로 무엇보다 현장 제작진과의 조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나름대로 오랜 시간동안 배우로서의 삶에 대한 고민을 거듭해온 탓인지, <상어>로 높은 관심을 받게 된 것에도 초연한 모습이었다.

연준석

“제게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 기쁘지만, 가슴 한편엔 불편한 감정이 남아 있어요. 항상 연기가 불안정하다고 느껴서 스스로 자신이 없는 편이에요. 그래서인지 반응이 좋으면 ‘이게 맞나?’하고 스스로 되묻게 돼요. 다른 배우들도 이런 생각하는지 궁금할 때가 많아요. 물론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상어>를 통해서 어느 정도 저의 모습을 보여드리는데 성공했다는 생각은 있어요. 하지만 이게 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뻔하기에 아직 연기력으로 칭찬받는 것은 조금 이르다고 생각해요.”

막연히 연기했던 어린 시절을 넘어 진지하게 연기에 임한 지는 4,5년쯤 되었다고 수줍게 고백한 연준석은 이제야 어느 정도 본인 연기의 장단점을 파악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저는 멋진 역할을 소화하기엔 아직 부족한 것 같아요. <힘내요, 미스터 김!>처럼 친근한 역할은 마음이 편해져서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지만, <상어>를 촬영할 때는 한이수 캐릭터가 멋진 역할이라는 것을 의식한 탓인지 몸이 경직될 때가 많았어요. 해우를 끌고 가는 장면이나 걸어갈 때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부자연스럽게 보일 때가 많았죠. 그런 부분은 제가 앞으로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장점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제가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도 알게 됐어요. 전 항상 연기를 할 때 상대방의 호흡을 느끼려고 해요. 예전엔 잘 못했던 것들인데 상대방의 대사나 표정에 따라 대응해나가는 게 익숙해지더라고요. 물론 상대방의 호흡이 엉망이면 저도 엉망이 될 가능성도 있죠. 때로는 혼란스러울 때도 있지만, 앞으로 경험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겠죠.”

연준석

10년간의 아역배우 생활. 사춘기 소년이 견뎌야 할 질풍노도의 시기처럼 빠르게 스쳐간 그 시간은 어느덧 성인배우를 꿈꾸는 연준석에게 징검다리로 자리하고 있었다. “어릴 적에는 배우보다는 스타가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생각만큼 크게 주목받지 못하면서 그런 허황된 생각을 비교적 빨리 버릴 수 있었어요. 스타가 아닌 배우를 꿈꾸며 연기에 집중하고 고민하다보니까 결과적으로 오늘까지 오게 된 것 같네요”라는 연준석.

그는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스타라는 칭호는 연기를 열심히 하다보면 따라오는 것 같아요. 이십대 중후반이 되면 마음이 급해질 수도 있겠지만 길게 보고 꾸준히, 계속해서 연기를 하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부쩍 자란 외모 속엔 나이테처럼 성장통의 흔적이 여실히 남아있어, 소년이 아닌 남자로 거듭날 그의 모습이 더 궁금해진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