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IN] 2017년 예능 접수한 男배우, 이서진-이시언

[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이서진-이시언/ 사진=텐아시아DB, 비에스컴퍼니

이서진-이시언/ 사진=텐아시아DB, 비에스컴퍼니

가수, 배우, 모델, 요리사, 스타일리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예능은 기본적으로 ‘웃겨야 한다’는 틀에서 벗어난 지도 오래다. 그보다 ‘트렌드’가 먼저고, 시청자와의 공감과 소통이 우선이다. 최근 배우들의 예능 출연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도 그런 까닭이다. 작품 홍보를 위해 토크쇼, 리얼버라이어티 등에 ‘반짝’ 출연했던 이전과 달리 하나의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해 ‘예능인’으로 거듭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서진이 대표적이다. 이서진은 1999년 SBS 드라마 ‘파도위의 집’으로 데뷔해 ‘다모’ ‘불새’ ‘연인’ ‘ 이산’ 등 여러 작품에서 잘 생긴 외모와 안정적인 연기로 높은 시청률을 이끌었다. 특히 ‘이산’ ‘계백’ 등 사극에서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모습으로 시청자를 만났던 그는 예능을 통해 솔직하고 꾸밈 없는 반전 매력을 선사하며 사랑받고 있다.

2012년 1월 방송된 KBS2 ‘1박2일’ 신년특집 ‘친구야 우리 함께 가자’ 편이 시작이었다. 이승기의 친한 형으로 등장한 이서진은 귀티 나는 분위기를 뒤로 하고 망가짐을 불사하며 이미지를 확 바꿔놨다. 당시 ‘1박2일’을 연출한 나영석PD는 이서진에게 ‘미대형’이라는 별명까지 안기며 그의 분량을 최대로 뽑아냈다.

이서진은 2013년 7월 tvN으로 이적한 나영석 PD와 재회했다. ‘꽃보다 할배’에서 짐꾼으로 활약하며 예능인으로서 본격적인 활약을 시작했다. 이후 ‘삼시세끼’ 시리즈를 통해  ‘예능 대(大)스타’로 거듭났다. 지난해에는 ‘제1회 tvN 10 Awards’ 예능 부문 대상도 받았다.

나PD가 이서진을 선택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마냥 멋있기만한 배우가 농촌에서 감자 깎고, 어촌에서 고기 잡는 모습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여기에 힘든 상황에서 툭툭 내뱉는 불평이나, 살짝 뒤로 빠져 상대적으로 쉬운 일을 하는 모습 등은 ‘밉상’으로 보이기보다 공감이 됐다. 있는 듯 없는 듯 편안하게 게스트를 이끌며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윤식당' '삼시세끼' 포스터/ 사진제공=tvN

‘윤식당’ ‘삼시세끼’ 포스터/ 사진제공=tvN

올해에도 그의 활약은 계속됐다. 지난 봄 방송된 ‘윤식당’ 시즌1에서 윤여정, 정유미와 호흡하며 특유의 점잖고 편안한 이미지로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이서진이 활약한 ‘윤식당’은 최고 시청률 14.1%(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었고, 내년 1월 시즌2 방송을 앞두고 있다.

‘삼시세끼’도 빼 놓을 수 없다. 올 여름 방송된 ‘삼시세끼-바다목장편’에서 이서진은 ‘어촌편’에 이어 신화 에릭, 배우 윤균상과 찰떡호흡을 과시하며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삼시세끼-바다목장편’도 1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만 놓고 봐도 올해 이서진의 활약은 대단했다. 이제 시청자들 사이에서 그가 출연하는 예능은 당연히 보겠다고 할 정도가 돼버렸다. 그러면서도나 PD와 tvN이 아닌 다른 곳에서 그의 활약을 기대하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케이블 방송에 이서진이 있다면 지상파에는 이시언이 있다. 드라마 tvN ‘응답하라 1997’, MBC ‘더블유’, SBS ‘다시 만난 세계’, MBC ‘투깝스’, 영화 ‘깡철이’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등 여러 작품을 통해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가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남다른 예능감을 뽐내고 있다. 그는 배우로서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예능인’으로 활약하며 프로그램의 인기에 단단히 한몫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나 혼자 산다’에 합류한 이시언은 오래돼 누렇게 변한 밥이며, 주방 구석구석에 낀 때,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옷가지 등 ‘자취남’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관심을 받았다. 이어 중고 사이트에서 물건을 사거나 오래된 물건을 수집하는 등 인간미 가득한 일상으로 사랑받았다.

특히 올해는 이른바 ‘부산 얼간이’로 불리는 고향 절친들과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헨리, 기안84와 조금은 모자란 듯한 행동으로 ‘3얼 라인’을 구축하며 프로그램의 인기를 끄는 데 일조했다.

'나 혼자 산다' 세얼간이(이시언, 헨리, 기안84)/ 사진=MBC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나 혼자 산다’ 세얼간이(이시언, 헨리, 기안84)/ 사진=MBC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또 매회 스튜디오에 등장해 전현무, 한혜진, 박나래 등과 찰진 케미를 과시하며 ‘나 혼자 산다’의 팀워크를 다지는 데에도 기여했다.

이시언은 지난 여름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배우 조정석 형이 장난스럽게 내 대표작을 ‘나 혼자 산다’ 라고 하더라” 라고 말했다. 그만큼 예능에서의 활약이 돋보였다는 얘기다. 그는 또 “‘나 혼자 산다’ 현장은 늘 화기애애하고 재미있다. 하지만 예능은 여전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예능인’으로서 아직은 초짜일지 모른다. 하지만 억지로 짜내 보여주는 예능보다 초짜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시청자 입장에서는 편하다. 2018년 그가 또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할지, 더욱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