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 종현 추모] “나는 아직 꿈을 찾고 있어요”

[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샤이니 종현 솔로 콘서트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샤이니 종현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남들이 보기에 꿈을 이루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는 사람 같겠지만 나는 아직 꿈을 찾고 있는 중이에요.”

그룹 샤이니의 종현이 올해 6월 열린 자신의 소극장 콘서트 ‘유리병 편지’에서 한 말이다. 그가 영원한 꿈을 찾으러 우리 곁을 떠났다. 향년 28세.

종현은 지난 18일 오후 6시 10분께 서울 청담동의 한 레지던스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종현 친누나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119 구조대와 함께 그를 서울 건국대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샤이니 멤버들을 비롯해 SM 동료 아티스트, 임직원 모두 큰 충격과 슬픔 속에 그를 애도하고 있다. 장례식은 유가족의 뜻에 따라 조용히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종현은 중학교 밴드부에서 베이스를 연주하다 소속사에 캐스팅됐다. 3년 간의 연습생 생활을 거친 뒤 2008년 샤이니로 데뷔했다. 메인보컬을 맡아 샤이니의 음악을 이끌었다. 당시 종현은 음악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한 그때를 그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불렀다. 꿈을 향해 가는 길에 후회는 없었다.

종현은 같은 시기에 활동한 아이돌 중 단연 두각을 나타낸 보컬리스트였다. 탁월한 성량과 발성, 저음과 고음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폭넓은 음역, 곡의 분위기에 따라 목소리의 색깔을 바꿀 줄 아는 재능과 감정 표현력을 고루 갖췄다. 특히 샤이니 1집에 수록된 그의 솔로곡 ‘혜야(Y Si Fuera Ella)’는 19살이 불렀다고는 믿기 힘든 감정과 기교로 평단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샤이니로서 국내외를 오가며 활동하는 글로벌 아이돌로 자리매김한 종현은 새로운 꿈을 찾았다. 2015년, 데뷔 8년 만에 솔로 앨범을 내놨다. 첫 번째 앨범 ‘BASE’로 샤이니와는 또 다른 색깔의 종현을 보여줬다. 이후 그는 싱어송라이터로 성장했다. 소품집 ‘이야기 Op.1’과 ‘이야기 Op.2’, 정규 1집 ‘좋아’를 통해 특유의 감성을 담은 음악들로 역량을 뽐냈다. 자신의 곡뿐만 아니라 이하이의 ‘한숨’, 태민의 ‘벌써’, 아이유의 ‘우울시계’ 등을 만들며 업계에서 인정받는 창작자로 거듭났다.

그의 창작 활동은 음악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솔로 데뷔와 함께 발표한 소설책 ‘산하엽: 흘러간, 놓아준 것들’을 통해 작가로도 변신했다. 예민하고 섬세한 감성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내 호평을 이끌어냈다.

종현은 ‘유리병편지’ 공연에서 “위로를 잘하는 편은 아니다”라면서 “그런데 저의 업 중 하나가 라디오 DJ인 터라 고민 상담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파이팅’ 말만 하는 게 위로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위로를 잘하는 편이 아니라고 했지만 종현은 그 자체로 위로가 되어주는 존재였다. 싱어송라이터로서 특유의 감성이 담긴 음악들로 청중을 위로했다. 2014년부터 DJ를 맡은 MBC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푸른밤, 종현입니다(이하 푸른밤)’를 통해서는 청취자들과 기쁨과 슬픔, 행복과 고독을 나눴다. 또 유명인으로서는 소수자를 지지하고 세월호 희생자와 유족들을 추모하는 등 사회의 굵직한 이슈에도 꾸준히 제 목소리를 내며 세상과 소통했다.

19살 소년이 28살 청년이 되기까지 이룬 꿈들이 세상을 위로했고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이 더욱 믿기지 앟는 이유다. 그러나 그가 유서를 통해 바란 대로 그를 탓하진 않는다. 대신 하늘에서만큼은 다른 누구보다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만들 꿈을 찾기를, 그리고 이루기를 바란다.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정말 수고했어요”  (종현이 작사·작곡한 이하이의 ‘한숨’ 가사 中)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