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어워즈:2017 스타③] 방탄소년단, 겨울을 지나 ‘봄날’의 시작

[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신예의 발견부터 베테랑의 활약까지. 각 분야에서 유독 많은 스타들이 빛난 2017년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주목받은, 주목해야 할 스타들을 텐아시아가 꼽았다. [편집자주]

방탄소년단,유니세프

그룹 방탄소년단/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우리는 겨울을 뚫고 지금 이 자리에 왔습니다.”

방탄소년단 리더 RM이 지난 8~10일 열린 단독 콘서트 ‘2017 방탄소년단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Ⅲ 더 윙스 투어 더 파이널(2017 BTS LIVE TRILOGY EPISODE Ⅲ THE WINGS TOUR THE FINAL)’에서 ‘봄날’의 가사 “여긴 온통 겨울 뿐이야”를 “저긴 온통 겨울 뿐이야”라고 바꿔 부른 이유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RM의 말대로 올해 방탄소년단은 멀고 험했던 겨울의 터널을 지나 누구보다 찬란한 ‘봄날’을 맞았다.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단일앨범으로 142만 장의 판매량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K팝 그룹 최초로 빌보드 뮤직 어워드(2017 BBMAs)와 아메리칸 뮤직어워드(2017 AMAs)에 공식 초청돼 참석했다. 국내 음원차트 정상을 석권한 것은 물론 빌보드의 메인 차트에서 K팝 그룹의 신기록을 세웠다.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나눔으로 보답하고자 유니세프와 손잡고 글로벌 사회 변혁 캠페인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프로젝트도 선보였다. 방탄소년단의 행보 자체가 가요계 역사에 길이 남을 유의미한 이정표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2월 ‘봄날’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윙스 외전: 유 네버 워크 어론(WING 외전: You Never Walk Alone, 이하 윙스 외전)’을 내놓았다. 지난해 발매한 ‘화양연화’ 시리즈와 ‘윙스’에서 방황하는 청춘들의 불안과 갈등을 노래했던 방탄소년단은 ‘윙스 외전’을 통해 희망과 위로의 음악을 선보였다. 전 세계 청춘의 공감을 산 ‘봄날’은 각종 음원사이트 정상을 휩쓸었고 5개월 만에 뮤직비디오 조회수 1억 뷰를 돌파했다.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 중 하나인 ‘빌보드200’에서는 61위에 올랐다. 앨범 판매량은 75만 장을 기록했다. 올해 국내 앨범판매량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방탄소년단이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했다. /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2017 BBMAs’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한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의 ‘봄날’은 계속됐다. 5월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했다. 저스틴 비버의 6년 연속 수상 기록을 깨고 얻은 결과다.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유창한 영어로 소감을 말한 뒤 끝으로 “정말 사랑하고 고맙다. 더 멋진 방탄소년단이 되겠다”는 다짐을 한국어로 외쳐 감동을 자아냈다. 특히 1년 동안 미국 현지의 앨범 및 디지털 음원 판매량, 라디오 방송 횟수, 공연 및 소셜 참여지수에 글로벌 팬 투표를 합산해 수상자를 정하는 부문에서 K팝 그룹인 방탄소년단이 수상의 쾌거를 안았다는 데서 의미가 남달랐다.

‘봄날’의 정점을 찍은 것은 9월 발매한 미니앨범 “러브 유어셀프 承 ‘허’(LOVE YOURSELF 承 ‘Her’)”였다. 이는 방탄소년단의 ‘학교 3부작’ ‘화양연화’ ‘윙스’ 시리즈의 뒤를 잇는 새 시리즈 ‘러브 유어셀프’의 첫 번째 앨범으로 사랑을 통한 화합을 주제로 다뤘다. 타이틀곡 ‘DNA’는 해외 최신 트렌드인 EDM팝을 기반으로 드롭 파트를 과감히 사용해 방탄소년단만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살릴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미국 EDM듀오 체인스모커스를 비롯해 해외 유명 음악인들이 앨범 작업에 골고루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글로벌 조합에 세계가 반응했다. 이 앨범은 방탄소년단이 목표로 삼았던 빌보드 ‘핫100’에 최초로 진입, 4주 연속 자리를 지켰다. ‘빌보드200’에서도 6주 연속 이름을 올렸다.

세계가 방탄소년단을 주목했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을 퍼포머로 초청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1월 미국 LA에서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무대에 올라 브루노 마스, 린킨 파크, 레이디 가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 현지 3대 지상파 채널의 간판 토크쇼도 모두 출연했다. 촬영장마다 방탄소년단을 보려는 팬들이 몰려 방송사에서 좌석을 추가로 마련하는 장관도 펼쳐졌다.

최근 “러브 유어셀프 承 ‘허’”가 누적 앨범판매량 142만 장을 돌파했다. 단일앨범으로 120만 장을 넘긴 것은 2001년 god의 4집 이후 처음이다. 타이틀곡 ‘DNA’ 뮤직비디오는 17일 유튜브 조회수 2억 뷰를 넘겼다. 공개 3개월 만의 쾌거다. K팝 그룹 최단 기록이자 자체 최고 기록이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2억 뷰 뮤직비디오 네 편, 1억 뷰 뮤직비디오 일곱 편을 보유한 그룹이 됐다. 수록곡 ‘마이크 드롭(MIC Drop)’을 DJ 스티브 아오키, 래퍼 디자이너와 리믹스한 버전은 빌보드 ‘핫100’ 28위, ‘빌보드200’ 7위까지 올랐다. 최근 빌보드가 발표한 연말 결산 차트에서는 방탄소년단이 ‘2017 톱 아티스트’ 부문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2017 MAMA), 멜론 뮤직 어워드(2017 MMA)에서 2년 연속 대상을 차지했다.

방탄소년단이 2017 빌보드 연말 결산 차트에 올랐다 / 사진제공=빌보드 화면

방탄소년단이 2017 빌보드 연말 결산 차트에 올랐다 / 사진제공=빌보드 화면

2013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의 1호 보이그룹으로 데뷔해 4년여 만에 이 같은 성과를 얻게 됐다. 방시혁 빅히트 대표는 “방탄소년단의 성공 비결은 방탄소년단 그 자체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의 성장은 매번 나를 놀라게 했으며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음악들과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국내외 팬들을 사로잡은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영어로 된 앨범을 낼 계획은 없다. 그것은 방탄소년단이 추구하는 바와 다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는 아시아인이 아니라 아시아의 음악을 미국, 더 나아가 세계에 전파하려는 소신에서 비롯된 선택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달 초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방탄소년단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 Ⅲ 더 윙스 투어 더 파이널’을 끝으로 55만여 관객을 동원한 19개국 40개 도시 월드 투어를 성황리에 마쳤다. 마지막 공연에서 방탄소년단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눈물을 쏟았다. ‘중소돌’이라는 이유로 주목받지 못했던 데뷔 초, “아이돌이 힙합을 한다”고 무시당했던 시절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특히 슈가는 “억압과 편견을 막아내고 우리의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포부로 시작했다. 5년여가 지난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감사하다”며 그 공을 팬클럽 아미(AMRY)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앞으로 웃는 날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이 이룬 업적에 자긍심을 갖되 자만하지 않는다. 현재의 기쁨에 취해 과거의 슬픔을 잊지 않는다. 리더 RM은 “팬들에게 편지를 받는다. ‘너희는 이렇게 잘 되는데 나는 아직 제자리’라는 내용이다. 우리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죽기 전에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한 번 공연해볼 수 있을까’ 막연히 바라던 시절 말이다. 그때 우리 다 꼬질꼬질했다. 그런 우리가 해냈다. 우리를 알아봐준 여러분이라면, 여러분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우리는 과거의 우리를 잊지 못했다. 앞으로도 분명 아픔과 시련이 있겠지만 팬들이 있기에 아파도 아프지 않고 슬퍼도 슬프지 않고 두려워도 두렵지 않다. 우리의 음악도 팬들이 꿈으로 향해 나아가는 데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기를 바란다”고 말해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는 방탄소년단의 초심이다. 오늘날의 방탄소년을 만들었고 미래의 방탄소년단을 더 밝게 빛내줄 초심.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윙스 투어 파이널’ 공연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는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의 ‘봄날’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미국의 신년맞이 쇼인 ABC의 ‘딕 클라크스 뉴이어스 로킹 이브(DICK CLARK’S NEW YEAR’S ROCKIN EVE)’ 녹화에 참여했다. 이는 오는 12월 31일 밤 미국 전역에 방송된다. 글로벌 행보로 2018년의 첫 단추를 꿰게 됐다. 여기에 내년까지 전개될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또 어떤 음악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지 기대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