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보아│닥치고 빙의 되고 싶은 소녀

조보아│닥치고 빙의 되고 싶은 소녀
고단한 현실의 찌꺼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얼굴. tvN 에서 밴드 ‘안구정화’의 전 리더 병희(이민기)의 ‘뮤즈’이자, 지혁(성준)과 승훈(정의철)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수아 역의 조보아는 그런 인상을 지녔다. 특히 도톰한 눈 밑 애교살과 웃을 때마다 동그랗게 올라오는 두 볼은 마음껏 사랑받고 자란 사람의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옥탑방 소녀 가장이 되고, 자신을 향한 애정을 눈치채지 못하는 등 자칫 비현실적으로만 보일 뻔했던 수아의 캐릭터는 조보아로 인해 생기를 얻을 수 있었다. 올해로 스물둘. 허나 그에게서는 여고생 같은 해사함마저 느껴진다. 단지 “아직은 열여덟” 같다는 마음가짐 때문만은 아니다. 그가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얘기에 “진짜 예뻐요!”라며 반색을 하거나, 좋아하는 음식을 못 먹어서 받는 스트레스에 대해 “휴… (먹는걸) 대체할 수 있는 게 없어요”라 답하며 뾰로통해질 때면, 꼭 열여덟 소녀와 수다를 떨고 있는 기분이 든다.

조보아│닥치고 빙의 되고 싶은 소녀
초콜릿 CF와 드라마 한 편. 고작 시작점을 찍은 조보아에게는 모든 것이 배움의 대상이다. TV에서 다른 배우의 인터뷰를 보며 “‘감기 조심하시고요, 제 캐릭터는 이러저러한 거예요, 많이 사랑해주세요’ 같은 인사말”을 연습하고, 걸그룹들의 댄스를 보며 “촬영할 때 포즈가 자연스러워질 것 같”아 배워야 하겠다고 생각한다. 연극영화과로 진학하는 이유 중 하나를 “촬영 현장에서 쓰는 용어를 좀 더 배우고 싶어서”라 꼽은 것에서도 이 세계에 접근하는 그만의 방식이 드러난다. ‘안구정화’의 멤버들에게처럼 조보아에게 연예계는 ‘닥치고’ 달려들어봐야할 흥미진진한 세계이고, 남들처럼 어릴 때부터 꿈꿔온 것도 아니고, 제대로 준비해본 적도 없는 이곳에 적응하기 위해 사소한 부분까지 감각을 열어 놓았다. 앞으로도 그가 배워야 하는 것들은 넘쳐날 것이고, “좋은 배우”라는 목표지점까지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뭐 어떤가. 무엇이든 그릴 수 있는 백지야말로 가장 흥미로운 그림인 법이다.

조보아│닥치고 빙의 되고 싶은 소녀
My name is 조보아. 원래 특별히 불리던 별명은 없었는데, 에 출연하면서 ‘닥빙녀(닥치고 빙의 되고 싶은 여자)’라는 애칭을 지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1991년 8월 22일에 태어났다. 4살 아래지만 철이 일찍 들어서 나보다 더 언니 같은 여동생이 한 명 있다. 성준 오빠를 특히 좋아해서 싸인을 받아달라고 하거나, 내가 광고했던 초콜릿을 보내달라고 한다.
오는 3월에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에 입학한다. 남들이 얘기하는 엠티나 캠퍼스의 낭만 뭐 이런 거엔 솔직히 별로 큰 관심이 없다. 나이도 이미 다른 신입생들보다 두 살이나 많고. 하하. 연기에 대해서 많은 걸 배우고 싶다. 부전공으로 연출 쪽도 같이 들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집에서도 틈틈이 요가를 하지만, 딱히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하는 건 아니다. 몸매 관리 차원에서 의무적으로 하는 정도? 하핫.
고구마를 굉장히 좋아해서 고구마 튀김, 스틱, 쿠키 같은 걸 자주 해먹는다. 쿠키는 그냥 고구마를 삶거나 쪄서 으깨고, 토핑을 올린 다음 오븐에 그대로 구우면 된다. 맛있고 살도 안 찐다.
초콜릿 CF를 찍을 때는 한 입만 베어 물고 새 것을 꺼냈기 때문에, 버려진 초콜릿이 너무 많아서 아까웠다. 물론 많이 받기도 했는데, 다이어트 때문에 못 먹는 상황이라 친구들이랑 가족들, 드라마 스태프 분들께 나눠 드렸다. 관리를 안 하면 카메라 앞에 당당하게 설 수가 없으니까. 으흑.
촬영하다가 배고플 때는 초콜릿이나 브라우니, 케이크 같은 게 막 생각난다. 원래 단 걸 좀 좋아하는 편이다. 햄버거, 스테이크, 치킨, 피자 이런 것도 좋다. 나중에 할머니 돼서 죽기 전에, 이런 음식들을 잔뜩 사다놓고 다~ 먹을 거다.
옥탑방에는 촬영 때문에 이번에 처음 가봤는데 은근히 좋은 것 같다. 서울이 다 보여서 경치도 진~짜 좋고.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좁아서 되게 아늑한 느낌이 있다. 옆에 잘 생긴 지혁이까지 있으니 뭐……. 헤헤.
아직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진 못한다. 하지만 지난주엔 동생이랑 길을 가고 있는데, 남학생들이 오더니 싸인해 달라고 말했다. 신기하고 얼떨떨했다.
친구들이랑 볼링을 자주 친다. 엄청 못 치지만 즐기면서 같이 놀 수 있는 분위기가 좋다. 스코어는…….. 부끄럽지만 100점도 채 안 나온다. 보통 잘 치는 사람은 글쎄, 200점 정도 나오는 건가? 그래도 공이 옆으로 빠지진 않는다.
중고등학생 때는 외국어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외교통상부 장관까지 하고 싶었는데, 요즘은 바쁘다보니 공부에 좀 소홀해진 것 같다. 학교에 들어가면 다시 열심히 할 생각이다. 참, 중국어도 배워보고 싶다.
춤을 배워보고 싶긴 한데, 발레는 좀…… 잘 모르겠다. 사실 어릴 때 했었는데, 선생님이 ‘넌 몸이 너무 뻣뻣해서 안 되겠다’고 말씀 하셨던 기억이 있다.
뷰티 분야에 관심이 있다. 최근에는 촬영하는 동안 스타일리스트 언니가 워낙 예쁜 옷을 입혀주시고 헤어 메이크업도 잘 해주시니까 만날 트레이닝복에 썬크림, 모자로 버틴다. 변했어!
긴 머리를 좋아한다. 중학교 때 단발머리를 했던 것 이후로는 계속 기른 것 같다. 엄청 긴 머리에 웨이브 펌 하는 거랑, 클레오파트라 스타일에 도전해보고 싶다. 일자 앞머리에 긴 생머리. 이번 작품이 끝나면 한번 시도해볼까 생각중이다.
책이든 영화든, 범죄스릴러물을 좋아한다. 특히 < CSI >나 시리즈 등 미국 드라마가 내 취향이랑 잘 맞는 편이다.
드라마 모니터링을 해주는 친구들이 몇 명 있다. 진~짜 현실적으로 와 닿게, 무서운 말을 많이 해 주는 편이다. 방송이 끝나면 바로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이런 건 고쳤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한다.
10회에서 표주(김현준)한테 공격당하는 장면을 찍을 때, 감독님이 처음으로 칭찬해주셨다. 여태껏 네가 했던 연기 중에서 제일 낫다고, 잘 했다고. 스스로도 몰입이 굉장히 잘 됐다는 느낌이었다. 어쨌든 연기에 대한 칭찬을 들을 때마다 기분 좋은 걸 보니, 연기자가 맞나 보다. 히힛.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사진. 채기원 ten@
편집. 이지혜 sev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