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이재균(2) ‘청춘예찬’부터 ‘블라인드’까지…쉼 없이 달린다

[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이재균 인터뷰,당신이 잠든 사이에

배우 이재균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바쁜 한 해였습니다. 되돌아보면 ‘이보다 더 열심히 살 수는 없겠다’ 싶을 정도로요.(웃음) 쉼 없이 작품에 출연하다 보니 몸은 조금 힘들었지만 후회 없는 2017년이었어요. 내년에도 재미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배우 이재균의 말이다. 올해 그의 행보를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열일’이다. 말 그대로 열심히 일했다. “올해 초엔 새해 다짐을 할 겨를도 없었다”는 그는 연극 ‘청춘예찬’(2016년 12월~2017년 2월) 무대에 오르며 2017년을 열었다. 이후 독립영화 ‘박화영’(감독 이환) 촬영에 들어갔다가 tvN ‘명불허전’ ‘아르곤’,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MBC ‘20세기 소년소녀’에 연이어 출연했다. 무대, 스크린, 안방극장을 종횡무진하며 활약한 것. “아무 생각 없이 연기만 하며 살았다”는 그의 말 그대로다.

이재균의 ‘열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일(6일)부터 연극 ‘블라인드’를 통해 다시 무대에 오른다. ‘블라인드’는 동명의 네덜란드 영화를 원작으로, 시각을 잃고 세상과 단절된 청년 루벤과 몸과 마음이 상처로 가득한 여자 마리가 만나 마음으로 서로를 느끼며 교감하는 사랑 이야기다. 정식 라이센스로 국내에서 처음 무대화한다. 이재균은 앞 못 보는 청년 루벤 역을 맡았다.

“섭외 요청을 받고 원작 영화를 봤어요. 너무 좋더라고요. 오세혁 연출가, 각색가와 함께 연극용 대본을 새로 만들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영화의 섬세한 감정들이 무대 위로 옮겨졌을 때를 상상하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아요. 앞을 못 보는 연기요? 어렵죠. 어려운데 노력해야죠. 당분간 ‘블라인드’에만 집중하려고 합니다.”

2011년 뮤지컬 ‘그리스’의 앙상블로 데뷔해 2012년 ‘닥터 지바고’의 얀코 역으로 큰 사랑을 받은 이재균은 공연계에서 승승장구했다. ‘번지점프를 하다’ ‘히스토리 보이즈’ ‘쓰릴 미’ ‘여신님이 보고계셔’ ‘엘리펀트 송’ ‘뉴시즈’ ‘청춘예찬’ 등 업계에서 ‘핫’한 작품들에 연달아 출연하며 ‘대학로 아이돌’이 됐고 이제는 어엿한 주연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재균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4년 KBS2 ‘드라마 스페셜 – 액자가 된 소녀’를 통해 드라마에 데뷔, 다시 신인으로 돌아갔다. 그는 이어 2015년 ‘미세스캅’의 살인범과 2016년 ‘원티드’의 살인 공범을 맡아 각각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여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도 주목받았다.

“공연과 드라마라는 장르를 떠나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은 같아요. 연극에서 주인공을 맡는다고 해서 여유롭지 않거든요. 무대는 매번 ‘라이브’니까 긴장하고 드라마는 아직 작업 환경이 익숙하지 않아서 긴장해요.(웃음) 두 분야에서 모두, 더 열심히 노력하려고 합니다.”

이재균 '블라인드' 프로필 / 사진제공=나인스토리

이재균 ‘블라인드’ 프로필 / 사진제공=나인스토리

최근 공연계에서 유명한 배우 다수가 TV나 영화로 무대를 옮겨 활약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묻자 이재균은 “동료 배우로서 뿌듯하다”고 웃음을 지으면서 곧바로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로 제38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진선규(위성락 역)의 이름을 외쳤다. 표정에서부터 벅차오르는 감동이 느껴졌다.

“선규 형이 ‘청룡영화상’에서 상을 받는 것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어요. 공연계에 속한 사람들에게는 너무 감동적인 일이었거든요! 선규 형과는 2014년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어요.”

현재 SBS ‘의문의 일승’에 출연 중인 전성우(딱지 역)와도 “정말 친한 사이”다. 이재균은 전성우와 ‘쓰릴미’ ‘엘리펀트 송’ 등의 연극을 함께했다.

“‘의문의 일승’에 성우 형이 나온 부분을 봤는데 깜찍하더라고요.(웃음) 각자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자주 만났어요. 술을 마시면서 고민을 나눴죠. 둘 다 공연만 하다가 드라마로 넘어갔다는 공감대가 있거든요. ‘시간에 쫓기는 현장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하고요. 그럼에도 드라마에서 정말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이 많잖아요. ‘그래, 배우라면 저래야지. 우리도 열심히 하자’고 다짐하죠.”

한 해 동안 바쁘게 살아온 그에게 휴가가 생기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묻자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공연이 저에게는 휴가에요. 막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연극 연습을 하러 가면 기분이 너무 좋아져요. ‘블라인드’에 같은 역으로 출연하는 (박)은석이 형도 드라마와 공연을 번갈아 하고 있는데 둘이 함께 연습하다가 이랬어요. 이제야 살 것 같다고.(웃음) TV에 출연하면서도 공연을 병행하는 이유가 그거에요. 공연은 나에게 힘을 주는 존재거든요. 그게 내 시작이었으니까요. 무대에 오르는 순간이 좋고 행복합니다.”

앞으로 함께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를 물었다. “너~무 많다”고 잠시 고민에 빠진 그는 “죽기 전에 꼭 만나고 싶은 배우가 있다”며 헐리우드 배우 에드워드 노튼을 꼽았다. 국내 배우로는 박해일이 롤 모델이라면서 “올해 초 ‘청춘예찬’에 출연할 때 박해일 선배를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청춘예찬’이 박해일 선배의 데뷔작이라 공연을 보러 왔다. 끝나고 뒤풀이 자리를 마련해 술도 사줬다. 선배와 내가 같은 역할을 연기했는데 나에게 ‘어떻게 하라’고 가르치는 대신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를 물어봤다. 또 연기하면서 힘든 건 없는지, 내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했다”며 “자상한 선배”라고 고마워했다.

지금은 충무로의 ‘믿고 보는 배우’ 박해일도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그를 닮고 싶다는 이재균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무대를 마음의 고향으로 삼고 앞으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할 계획이다.

“기회가 닿는 대로 무엇이든 열심히 활동할 겁니다. 우선 지금은 열심히 준비한 ‘블라인드’를 많이들 보러와 주셨으면 좋겠고요.(웃음) 한 작품에 집중해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