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나우⑪] 다미아노, 하고 싶은 걸 잘해내기까지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래퍼 다미아노 / 사진제공=춘엔터테인먼트

한 장르로만 정의할 수는 없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래퍼 다미아노. / 사진제공=춘엔터테인먼트

다미아노는 다재다능하다. 랩과 프로듀싱은 물론 디제잉, 뮤직비디오 연출, 영상 편집까지 오로지 혼자 해낸다. 다미아노처럼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면서 잘하기까지 하는 아티스트는 드물다. 어떤 분야든 일단 시작하면 멈춤 없이 발전한다. 이처럼 다양한 시도에 대해 다미아노는 “할만 하더라고요”라며 웃었다. 수줍은 미소와 함께 말했지만 그 말에는 순수하고 멋진 열정이 묻어있었다. 그간 보여준 작품에 대해 물어볼 때마다 새로운 답이 돌아왔다.

다미아노의 가장 최근 작업물은 그가 리더를 맡아 이끌고 있는 크루 ‘니온(Neon)’의 우람, 릴바이스와 함께 만든 ‘선비(善非)’다. 착할 선(善)에 아닐 비(非)를 쓴 것은다미아노는 물론 우람, 릴바이스도 의외의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다.

“보통 힙합하는 사람들은 ‘스웨그’가 있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우리에겐 선비 기질이 있어요. 착하지는 않고요.(웃음) 그래서 ‘착하지 않은 선비’라는 뜻을 담았죠.”

다미아노가 우람, 릴바이스와 함께 부른 '선비'의 뮤직비디오 / 사진제공=네이버 뮤지션리그

다미아노가 우람, 릴바이스와 함께 부른 ‘선비’의 뮤직비디오 / 사진제공=네이버 뮤지션리그

그의 말대로 ‘선비’의 뮤직비디오에는 한옥을 배경으로 한량 같은 선비들이 나와 패션 브랜드 ‘슈프림’의 스티커가 붙은 호리병에 든 술을 나눠 마신다. 이 반전은 다미아노가 ‘오멘(Omen)’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준 어두운 면과도 맥락을 같이 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미아노는 우람, 릴바이스와 취하고 즐기다가 마지막에는 신사처럼 인사를 건넨다.

“뮤직비디오를 만들 때 항상 어떤 요소들을 숨겨놓아요. ‘오멘’에서는 성경에서 ‘7대 죄악’으로 불리는 나태, 교만, 식욕 등이 라틴어와 영어 알파벳에 숨겨져서 등장하는 식이죠. 그 모습도 저고, ‘선비’의 모습도 저의 일부에요.”

‘선비’에서 다미아노는 ‘가만히 있으니까 날 선비 취급을 하는구만’이라는 랩을 한다. 누가 가만히 있는데 선비 취급을 했을까. 다미아노는 “예전부터 우리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태도가 불량하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막상 왜 그렇게 얘기하는지 들어보면 별 것도 아닌 얘기들이었다”며 그때 느낀 감상을 표현했다고 답했다.

“새로운 걸 하기를 좋아해요. 클럽 ‘사보타지’에서 디제잉을 하게 된 것도 서너 달 연습하다 보니까 틀 만하더라고요.(웃음) 유튜브를 통해 많이 배웠어요. 나중에 더 성공하면 유튜브에 기부라도 좀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웃음) 뮤직비디오 만드는 게 좋아서 ‘선비’를 찍을 때는 드론을 사서 도입부 촬영에 쓰기도 했죠.”

다이마노의 싱글 앨범 'It's Like Electronic Music' 커버 이미지 / 사진제공=춘엔터테인먼트

다이마노의 싱글 앨범 ‘It’s Like Electronic Music’ 커버 이미지 / 사진제공=춘엔터테인먼트

다미아노가 처음으로 직접 프로듀싱한 앨범은 ‘It’s Like Electronic Music’이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은 여러 모로 흥미롭다. 일단 장문인 데다 ‘It’s Like Electronic Music 그래서 타이틀은 못 되지(feat. 찬휘 Of 세븐스트릿)’인데 타이틀곡이 됐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느꼈던 게 있었어요. 저는 제가 좋아서 만들면 만족스러운데 어떤 사람들은 ‘이건 타이틀곡이네, 아니네’라고 평가한단 말이죠. 그게 너무 웃기는 거에요. 그래서 대놓고 제목에 써보자고 생각했죠.(웃음)”

다미아노는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소울컴퍼니, 디제이 스케줄원, 뉴올 등이 주최한 여러 랩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 받았다. 이후 ‘살 빼지마’’Skyfall(Feat. 민아 Of 걸스데이)’ ‘달다 지금(Feat. 남주 Of 에이핑크)’ 등 여러 믹스테이프를 통해 실력을 입증했지만 공백기도 있었다. 그는 그 때 만났던 한 재봉틀 드로잉 아티스트의 조언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전까지는 미술이나 음악의 연관성, 대중음악이나 순수 예술과의 차이에 대해 별로 깊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 아티스트가 ‘음악은 어떤 예술보다도 대중에 가까운 장르’라고 말하더라고요. 당시 제 고민에 대해 정확한 해결책을 주지는 않았지만 그 말과 당시 제가 받았던 느낌이 인상에 깊게 남았습니다.”

그는 앞으로 “’다미아노의 음악은 이렇다’고 규정될 수 없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 장르로만 정의 내릴 수 없는 것을 만드는 사람이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요. 제가 되고 싶은 아티스트의 방향이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미국 래퍼 포스트 말론은 ‘포스트 말론 스타일’로 불리거든요. 되게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선비’도 원래는 아시안 트랩 풍의 힙합으로 쓰려고 했지만 작업을 해나가면서 여러 장르가 혼합된 곡이 만들어졌어요. 전 좋았고 이 과정을 인정하고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어요. 누군가와 비슷한 길을 가고 싶지도 않거든요. 잘 따라 하는 것도 쉽지 않더라고요.(웃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